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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돈의 ETF 3위 경쟁]조직 효율화 vs 본부 협업 강화…승자 누가될까②KB 사업본부로 통합, 한투는 팀워크로 승부

황원지 기자공개 2024-06-27 08:08:37

[편집자주]

ETF(상장지수펀드) 시장 3위 자리를 놓고 KB자산운용과 한국투자신탁운용의 치열한 경쟁이 점입가경이다. 삼성운용과 미래에셋운용이 양강체제를 구축한 시장에서 확고한 '넘버쓰리'는 누가 될 것인지 그야말로 흥미진진하다. 지켜야하는 자와 빼앗아야하는 자의 간절하고도 치열한 싸움을 총 세 편에 걸쳐 자세히 들여다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6월 21일 10:5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ETF 브랜드 경쟁력의 핵심은 조직이다. 고객이 원하는 상품을 적절한 시기에 만들어내는 기획팀과, 수익률로 뒷받침해주는 운용팀, 그리고 만들어진 ETF를 개인과 기관에 판매하는 마케팅팀까지 삼박자가 맞아야 한다. 이들 간의 합이 결국 점유율로 연결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한국투자신탁운용과 KB자산운용 모두 후발주자인 만큼 ETF 관련 조직을 한데 모으는 데 힘썼다. 산재한 인력들을 한 데 합쳐 의사결정 속도를 높이기 위해서다. 두 운용사 중에서는 KB자산운용이 마케팅과 운용을 완전히 합쳐 조직 효율화에 방점을 뒀다. 반대로 한국투자신탁운용에서는 각 본부간 협업을 강화해 성과를 내고 있다.

◇ETF운용-마케팅, 통합이 맞나 분리가 맞나

ETF가 지금과 같은 대세가 되기 전에는 운용사에 부수적인 상품이었다. 자연스레 기존 운용조직, 마케팅조직에 ETF 관련 팀을 추가로 붙이는 형식으로 조직을 운영해왔다. 운용은 기존 패시브펀드 운용팀이, 기관 마케팅은 마케팅본부에서, 브랜딩은 디지털마케팅팀에서 진행하는 식이다. 실제로 업계 최상위 운용사들은 지금도 ETF 관련 조직을 분산해 운영하고 있다.

하지만 후발주자의 전략은 다르다. 선점효과가 없는 만큼 시장 변화에 더 기민하게 반응해야 하기 때문이다. 새로운 ETF를 무엇을 낼지, 시장 반응은 어떤지 등을 빠르게 파악하고 전략을 결정해야 한다. 따라서 마케팅과 기획, 운용팀의 소통과 호흡이 더욱 중요하다. 한국투자신탁운용과 KB자산운용 모두 후발주자인 만큼 ETF 조직을 한 데 모으는 데 집중했다.

두 운용사 중 조직 효율화를 더 강조한 건 KB자산운용이다. KB자산운용은 올해 4월 운용과 마케팅을 하나로 통합한 ETF사업본부를 출범했다. 올 초까지만 해도 ETF마케팅본부와 ETF운용본부를 따로 두는 한국투자신탁운용과 비슷한 조직구조를 유지해왔다. 하지만 한국투자신탁운용에서 김찬영 본부장을 영입하면서 조직개편을 진행했다.

ETF 관련 의사결정을 기민하게 내릴 수 있도록 힘을 실어준 모습이다. ETF 기획 능력도 강화했다. 과거 ETF마케팅본부 산하에 있었던 상품팀을 상품기획실로 격상시켰다. 한국투자신탁운용의 상품전략부와 비슷한 역할을 맡고 있다. 이외에 본부 산하에 ETF운용실, ETF마케팅실을 두고 있다. 팀 구조 자체는 한국투자신탁운용과 비슷하지만, 수장이 둘이 아닌 하나라는 점에서 보다 빠른 대응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투자신탁운용은 배재규 대표가 부임 후 ETF 조직 개편을 진행했다. 부임 직후 마케팅본부에서 ETF와 관련한 업무를 떼어내 디지털ETF마케팅본부로 독립시켰다. 또한 지난해 초에는 운용조직 산하에 있던 ETF 부서를 본부로 격상했다. ETF운용부와 ETF상품전략부를 한 데 모아 ETF운용본부 산하로 정리했다. 여기저기 산재돼 있던 ETF 운용과 마케팅 리소스를 모아 독립된 부서를 만든 셈이다.

현재 ETF 운용과 마케팅 조직을 따로 두고 협력에 중점을 두는 체제를 구축했다. 디지털ETF마케팅본부는 김찬영 본부장이 올해 퇴사하면서 본부에서 담당으로 조직을 개편했다. 맡은 역할은 비슷하다. 산하에 ETF마케팅부와 콘텐츠마케팅부를 두고, ETF마케팅부에서는 개인고객과 기관고객을 나누어 영업을 진행한다. 콘텐츠마케팅부에서는 SNS 등 디지털 마케팅을 맡고 있다.

ETF운용본부에서는 운용과 기획을 담당한다. ETF 상품전략부가 일종의 기획팀 역할이다. 15% 프리미엄배당 시리즈와 같은 패시브 ETF는 ETF 상품전략부가 직접 만든다. 액티브 ETF는 주식운용본부, 글로벌주식운용본부 등 각 운용본부에서 아이디어를 내면 이를 상품전략부에서 검토한다. ETF운용부에서는 패시브 ETF의 운용을 맡고 있다.

부서간 협업이 도드라지는 게 특징이다. 배재규 대표는 부임 후 매달 모든 운용부서가 참여하는 ETF 아이디어 회의를 만들었다. 이 자리에서 각 운용부서들이 직접 고안한 액티브 ETF를 소개하고 ETF상품전략부에서 출시여부를 결정한다. 모든 부서 간 협업을 통해 후발주자로서 언제 어떤 상품을 낼지에 대한 최선의 결정을 내리고 있다.

◇KB운용, 삼성운용 출신으로 북적…한투운용은 인재풀 '다양'

KB자산운용은 삼성자산운용 출신이 많다. 삼성자산운용은 ETF 시장을 처음 연 만큼 시장 확대와 함께 인력 유출이 잦았다. 점유율을 키우고 싶은 후발주자 입장에서도 노하우를 가진 삼성자산운용 출신 인력 영입을 선호해왔다.

KB자산운용의 ETF 전략을 이끄는 건 김찬영 본부장이다. 김 본부장은 삼성자산운용에서 ETF마케팅을 맡았던 인물이다. 씨티은행 마케팅팀에서 시작해 미래에셋자산운용, 피델리티자산운용 등을 거쳐 기관 마케팅 커리어를 쌓았다. 삼성자산운용 시절 함께 합을 맞췄던 배재규 한국투자신탁운용 대표가 인재영입 1호로 데려왔다. 올초 KB자산운용으로 이직해 3개월 째 조직을 이끌고 있다.

운용을 맡은 노아름 ETF운용실장도 삼성자산운용에서 가장 오래 근무했다. 노 실장은 2007년부터 2021년까지 14년 넘게 삼성자산운용에서 인덱스 및 ETF 운용을 맡아온 ETF 전문가다. 키움투자자산운용에서 3년간 ETF운용을 맡았다.

ETF마케팅실과 ETF상품기획실은 각각 육동휘, 이수진 실장이 맡고 있다. 육 실장은 2011년 ETF 초기 시절부터 미래에셋자산운용과 삼성자산운용을 거치며 ETF마케팅을 전문적으로 해온 인물이다. KBSTAR의 전략 기획을 맡은 상품기획실의 이 실장은 하나증권 리서치 출신이다. 이후 SK증권에서 자산관리솔루션을 맡았다가 재작년 KB증권으로 적을 옮겼다. 두 실장 모두 김 본부장 부임 전 합류했다.

한국투자신탁운용은 상대적으로 삼성운용 출신 인사가 드물다. 한국투자신탁운용의 ETF운용본부를 이끄는 남용수 본부장은 한화자산운용에서 가장 오래 커리어를 쌓았다. 미국 블랙십 캐피탈 매니지먼트에서 퀀트 트레이더로 커리어를 시작한 퀀트 전문가다. 2009년부터 2015년까지 한화자산운용에서 펀드매니저로 일했다. 잠시 독립계 운용사를 차렸다가 2019년 한화자산운용으로 복귀해 ETF운용본부를 이끌며 ETF 경험을 쌓았다.

한국투자신탁운용의 마케팅을 이끌고 있는 인물은 김승현 ETF컨설팅담당이다. 김 담당은 2008년 미래에셋증권에서 커리어를 시작했다. 이후 2018년 미래에셋자산운용으로 옮겨 ETF마케팅을 시작했다. 2022년 한국투자신탁운용으로 이직했고 김찬영 본부장 퇴직 후 담당으로 승진해 ETF 마케팅 조직을 이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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