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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이노-E&S 합병 '승부수']반바퀴 돈 리밸런싱, 다른 중간지주사 상황은자산 1조 줄어든 SK스퀘어, SK네트웍스와 합병 가능성 대두

박완준 기자공개 2024-06-24 13:30:36

이 기사는 2024년 06월 21일 16:3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SK그룹은 지난해 말 대규모 인적쇄신 이후 계열사 사업을 재점검하고 경영 전략을 새로 수립하는 고강도 '리밸런싱' 작업에 한창이다. 특히 오너일가인 최창원 SK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과 최재원 SK이노베이션 수석부회장이 직접 리밸런싱의 키를 잡아 그룹의 위기의식을 대변하고 있다.

최근 SK이노베이션과 SK E&S 합병을 검토 중이라는 사실이 알려지며 '중복 사업 정리와 SK온 살리기'로 리밸런싱 윤곽이 드러났다. 이를 위한 SK스퀘어, SKC 등 중간지주사의 개편 방향성에도 이목이 집중된다.

◇자산 1조 감소한 SK스퀘어, 포트폴리오 수술대에

SK그룹이 최근 SK스퀘어의 박성하 사장을 경질한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초 연임된 지 3개월 만에 자리에서 내려오게 됐다. 최근 투자 실패와 구조조정 성과 부진에 따른 책임론이 불거진 탓이다. 후임에는 SK텔레콤 최고전략책임자(CSO) 출신인 한명진 SK스퀘어 투자지원센터장이 유력하다.

대표이사를 교체한 SK스퀘어는 가장 먼저 계열사 포트폴리오를 수술대에 올릴 것으로 전망된다. SK스퀘어는 지난해 말 자산 규모가 전년 대비 1조원가량 감소해 SK 수뇌부가 지적한 무분별한 투자의 진원지 중 한 곳으로 꼽힌다.

SK스퀘어는 유망한 기업의 지분을 사들인 다음 경영 활동을 통해 가치를 높여 되파는 방식으로 계열사를 관리해 왔다. 실제 지난해 말 기준 SK스퀘어가 출자한 법인은 SK하이닉스와 티맵모빌리티, 콘텐츠웨이브, 11번가 등 25곳으로 집계됐다. 대부분 SK스퀘어가 적극적으로 경영에 참여하고 있다.

하지만 SK스퀘어가 출자한 법인 중 당기순이익을 기록한 기업은 5곳에 불과했다. SK하이닉스를 제외하고 1000억원 이상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한 업체는 11번가와 콘텐츠웨이브 등 2곳이다. 이에 SK스퀘어가 보유한 지분의 장부상 가치 총액은 6조3270억원으로 1년 전 7조2417억원에서 약 12% 감소했다.

SK스퀘어는 올 하반기부터 SK하이닉스를 제외한 모든 자산을 매각하는 전략을 내부적으로 구축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SK스퀘어가 보유한 대부분의 기업들이 적자를 기록 중이기 때문에 가치 평가시 더 큰 손실을 볼 것으로 예상된다.

IB업계 관계자는 "SK스퀘어가 지분 30% 이상을 보유한 가상자산 거래소 코빗과 가상인간 제작사 온마인드는 가치 평가시 장부상 가치보다 10~20% 더 낮아질 수 있다"며 "지속된 적자에 성장 가능성을 다시 책정해야 하며, 그 결과는 지금보다 낮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환골탈태' SKC, 새롭게 떠오른 SK네트웍스

SK그룹은 지주사 SK㈜ 아래 SK이노베이션, SK스퀘어, SKC, SK디스커버리 등 4개 중간지주사를 통해 계열사를 거느리고 있다. 그중 SKC는 비주력 사업 매각을 통해 마련한 자금으로 사업 재편을 위한 투자를 가장 먼저 단행해 그룹의 리밸런싱 작업의 선두주자로 꼽힌다.

SKC는 모태사업인 필름과 반도체 기초 소재, 화학의 세 가지 사업 중심축에서 이차전지 소재와 고부가 반도체 소재, 친환경 소재로 사업 영역을 재편하고 있다. 2027년 11조4000억원의 매출을 올리겠다는 목표다. 세부적으로 이차전지 매출 7조원, 반도체 소재 매출 3조원, 친환경 소재 매출 1조원을 달성한다는 계획이다.

반도체 솔루션 기업 ISC를 인수하며 발을 넓혔다. ISC는 반도체 칩세트의 전기적 특성 검사에 사용하는 테스트용 소켓을 주력 제품이다. 또 영국 실리콘 음극재 기술기업 넥세온, 미국 스마트 윈도 기술기업 할리오, 미국 반도체 패키징 스타트업 칩플렛에 지분투자를 단행했다.

SK그룹의 리밸런싱에 따라 SK네트웍스도 중간지주사 체제 구축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달 초 SK네트웍스가 스피드메이트 사업부와 트레이딩 사업부를 물적분할해 자회사로 두는 중간지주 방식의 사업구조로 변화하면서다.

SK네트웍스는 AI 중심의 사업형 투자 회사로 전환을 목표한 만큼 본사 차원에서 AI 기반 사업 혁신을 지휘하며 인수와 투자, 자회사 관리 등에 초점을 맞출 것으로 보인다. 특히 그룹 내 투자회사로 자리 잡은 SK스퀘어와 시너지도 기대할 수 있다.

IB업계 관계자는 "SK그룹이 리밸런싱을 통해 투자 회사로 중복되는 SK네트웍스와 SK스퀘어를 합병할 가능성도 거론된다"며 "SK㈜가 SK네트웍스 지분 42%, SK스퀘어 지분 30%를 보유해 합병이 불가능한 상황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SK그룹은 이달 28~29일 경기 이천시 SKMS연구소에서 경영전략회의를 열어 계열사별 사업 재편 방향을 점검하고, 그룹 고유의 경영철학인 'SKMS'(경영관리체계) 정신 회복을 논의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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