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이노-E&S 합병 '승부수']'SK온 살리기' 나선 SK그룹그룹 미래 책임질 이차전지 포기 안한다...1조 넘는 SK E&S 현금창출력 주목
정명섭 기자공개 2024-06-24 13:29:19
이 기사는 2024년 06월 20일 14:0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SK그룹의 미래는 SK온에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에너지-텔레콤-반도체에 이어 그룹의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이차전지 사업을 선정하고 최근 수년래 전사적인 자원을 쏟아붓고 있다. 치열한 경쟁 환경 속에서 막대한 자금을 쏟아붓고 있지만 결과는 신통치 못하다. 홀로서기에는 주변 환경이 너무 가혹하다는 평이다. 대규모 투자 지출로 인해 모회사인 SK이노베이션의 재무체력도 덩달아 저하되고 있다.SK그룹은 SK온 지원을 위해 SK엔무브-SK온 합병, SK아이이테크놀로지(SKIET) 매각 외에도 SK이노베이션과 SK E&S를 합병하는 방안까지 검토하기 시작했다. SK E&S는 LNG 발전 사업을 기반으로 연간 1조원을 상회하는 현금을 창출하고 있어 SK이노베이션의 재무부담 완화뿐 아니라 SK온 실적 개선을 앞당길 수 있는 가장 현실적인 카드라는 평가다.
◇SK온 재무부담, SK이노 지원만으로 해소 역부족
SK이노베이션은 20일 SK E&S 합병에 대해 "사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합병 등 다양한 전략적 방안을 검토 중이나 구체적으로 결정된 바 없다"고 공시했다. SK이노베이션이 조회 공시에서 '합병'이라는 단어를 언급하고 이를 검토하고 있다는 사실을 공식 인정한 건 이례적이다.
지난 4월 SK엔무브와 SK온 합병설이 처음 제기됐을 당시에는 "다양한 전략적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만 공시했다.
SK이노베이션이 SK E&S 합병을 검토하는 배경에는 SK온의 재무건전성 악화가 있다. SK온은 아직 홀로서기를 할 수 있을 정도로 현금창출력이 올라오지 않아 2021년 10월 출범 이래로 적자 상태다. SK온은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 12조8972억원, 영업손실 5818억원을 기록했다. 올 1분기 영업손실은 3315억원이었다.
동시에 설비 투자 등에 막대한 자금이 투입되면서 출범 당시 4조5000억원이던 총차입금이 19조원까지 치솟았다. 부채비율은 160%에서 188%로, 차입금의존도는 40%에서 53%까지 올랐다. 올해도 약 7조5000억원의 자본적지출(CAPEX)이 예고됐다.
이는 SK이노베이션에도 부담이 됐다. SK이노베이션은 작년 말 연결기준 총차입금은 역대 가장 높은 30조5350억원이었다. 1년 전보다 3조3668억원 증가한 수치다.
SK이노베이션은 지난해 정유와 윤활유 사업 호조로 상각전영업이익(EBITDA) 3조9338억원을 거뒀다. 2022년 이익 규모와 비교하면 결코 적지 않은 수준이다. 그러나 배터리 부문의 CAPEX 부담으로 잉여현금흐름이 수년째 마이너스(-) 상태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SK E&S 합병 카드를 꺼내든 건 더 이상 SK이노베이션의 지원만으로 SK온을 살릴 수 없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SK E&S 현금창출력 연간 1조원 상회...SK㈜가 지분 90% 보유
SK그룹은 연초부터 SK온의 실적 개선과 투자금 확보뿐 아니라 IPO까지 염두에 두고 SK온-SK엔무브 합병, SKIET 지분을 매각하는 방안 등을 검토해왔다. SK온이 FI들에 약속한 상장 시기는 2026년이다.
SK온-SK엔무브 합병은 SK이노베이션이 SK엔무브의 재무적 투자자(FI) 지분 40%를 사들인 후 SK온과 결합해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하는 시나리오였다. 그러나 FI들이 예상보다 높은 몸값을 요구해 추진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SK엔무브의 이익이 더해진다고 해도 SK온의 적자를 상쇄하기에는 역부족이라는 관측도 있었다.
SKIET 지분 매각의 경우 지난달 SK그룹이 글로벌 IB를 통해 인수 후보 접촉에 나선 사실이 알려졌지만 아직 구체화하지 않았다. SK이노베이션이 보유한 SKIET 지분은 61%다. 그러나 글로벌 전기차 시장의 침체로 SKIET 지분 가치가 2021년 상장 이후 가장 낮은 수준에 머물러있어 현시점에서 매각이 쉽지 않다는 전망이 나온다.
SK E&S는 비상장사인 데다 SK㈜가 지분 90%를 보유하고 있어 이해관계 문제가 상대적으로 덜 복잡하다. 연간 EBITDA가 1조원을 훌쩍 넘는 안정적인 현금창출력은 SK이노베이션과 SK온의 자금 흐름 관점에서 매력적이다. SK E&S 산하 LNG 발전 자회사와 LNG 판매 자회사를 SK온과 합병시켜 SK온의 실적 개선 시기를 앞당길 것이란 구체적인 시나리오까지 거론된다.
다만 양사 합병은 이사회와 임시 주주총회 등을 거쳐야 하는 사안이다. SK이노베이션 주주들이 반대할 경우 계획이 무산될 가능성이 있다. 재계 일각에서는 SK이노베이션 주가가 저평가돼 있어 합병 비율 산정 과정에서 SK이노베이션 주주들이 불리할 수도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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