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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d & Blue]제룡산업, 업황 부진에도 '52주 최고가' 달성전력 테마주 동반상승, 외국인 주도했던 투심 '개인으로'

서하나 기자공개 2024-07-01 08:50:59

[편집자주]

"10월은 주식에 투자하기 유난히 위험한 달이죠. 그밖에도 7월, 1월, 9월, 4월, 11월, 5월, 3월, 6월, 12월, 8월, 그리고 2월이 있겠군요." 마크 트웨인의 저서 '푸든헤드 윌슨(Puddnhead Wilson)'에 이런 농담이 나온다. 여기에는 예측하기 어렵고 변덕스러우며 때론 의심쩍은 법칙에 따라 움직이는 주가의 특성이 그대로 담겨있다. 상승 또는 하락. 단편적으로만 바라보면 주식시장은 50%의 비교적 단순한 확률게임이다. 하지만 주가는 기업의 호재와 악재, 재무적 사정, 지배구조, 거시경제, 시장의 수급이 모두 반영된 데이터의 총합체다. 주식의 흐름에 담긴 배경, 그 암호를 더벨이 풀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6월 26일 08:24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How It Is Now

코스닥 상장사 제룡산업에 베팅한 투자자들의 얼굴에 웃음꽃이 피었습니다. 주가는 석 달 전부터 가파른 상승 곡선을 그렸는데 이날(25일)에도 여전히 멈출 줄 모르고 오르는 모습입니다. 제룡산업에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는 걸까요.

제룡산업 주가는 석 달만에 3배 이상 뛰었습니다. 지난 3월 25일 3655원이었던 주가는 직전 거래일 1만670원으로 52주 최고가를 썼는데 이날 오전 중 한 때 1만1090원에 거래되며 다시 한번 최고가를 갈아치웠습니다. 이 과정에서 약 600억원대였던 시총 역시 단숨에 2076억원까지 불어났습니다.

투자자별 매매 동향을 살펴보면 초반에 외국인 투자자들이 집중 매수세를 보이며 주가를 견인했는데 이후 외국인 투자자들이 빠져나간 자리를 개인 투자자들이 채우는 모습입니다. 지난 3월 25일 외국인 보유율은 약 2.54%였다가 이달 5일 4.34%로 정점을 찍었고 이후 서서히 줄었습니다. 직전 거래일 기준 외국인 보유율은 0.24%까지 감소했습니다.


◇Industry & Event

제룡산업은 2011년 11월 제룡전기로부터 인적분할해 2012년 2월 코스닥에 상장한 전력산업 금구류 제조 전문기업입니다. 생산한 제품은 주료 전력 계통이나 철도, 통신 분야에 사용되며 대부분 주문을 받아 다품종 소량 생산 방식으로 제조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금속 제품 부문 매출이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약 78.7%였고 나머지 약 21.3%는 합성수지제품이 차지했습니다.

주요 고객사는 한국전력공사를 비롯한 국내 주요 공공기관 등입니다. 이들 고객사에 대한 직접 판매 비중이 약 41%를 이뤘고, 대리점과 민수 등에 대한 간접판매 비중은 나머지 59%를 차지했습니다. 본사는 서울시 광진구에 있고 충청북도 옥천군과 대전시 유성구 대덕연구단지 등에 기업부설연구소를 두고 있습니다.

제룡산업이 속한 전력 산업은 전반적인 수요 둔화로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전력 산업은 장기적으로 정부 정책, 시장 환경 등에 영향을 받는 인프라 산업인데 기초 수요가 꾸준하고 안정적으로 발생하지만 최근엔 한국전력공사의 지속적인 적자 상황과 건설 경기 악화 등에 전력 인프라 구축의 지연이 발생하고 있습니다.

어찌보면 수요 둔화에 따른 산업 어려움 속에서 주가가 3배 이상 뛰는 기이한 상황이 펼쳐진 것입니다. 결론적으로 말해 제룡산업 주가의 흐름은 전력 산업에 대한 장기적인 기대감이 주효했던 것으로 파악됩니다.

최근 전 세계적으로 인공지능(AI) 혁명과 데이터 센터 급증 등을 계기로 전력 수요가 크게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고 있습니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2026년 전 세계 데이터센터의 전력 수요는 2022년의 2배 수준인 1000TWh(테라와트시)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벤 포크 미국 아메리칸 일렉트릭 파워의 임시 최고경영자(CEO)는 지난달 21일 상원 에너지 및 천연자원위원회에서 열린 청문회에서 "3년 안에 데이터를 처리하는 데 요구되는 미국 내 전력 수요가 2배로 급증할 것"이라며 "가령 오픈AI의 챗GPT는 하나의 요청을 처리하기 위해 구글 검색보다 10배 많은 전력을 쓰고 있다"고 이야기하기도 했습니다.

◇Market View

제룡산업과 관련한 리포트는 아주 최근인 이달 20일 한국IR협의회에서 발간됐습니다. 이 보고서를 쓴 김준호 연구원은 다품종 소량 생산에 속하는 전력 산업에서 제룡산업의 제품별 특징, 경쟁사 분석, 연구개발 역량 등에 대해 집중적으로 다뤘습니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제룡산업은 가공선로용 진동방지 댐퍼, 가공지선 내장장치 및 현수장치, 애자장치, 철탑용 추락 방지 장치, 항공 장애 표시구, 154kV 송전선로용 갭형 피뢰기, 회전 스페이서(Spacer), 고정형 폴리머 점퍼 지지 애자 설치 금구 등 다양한 제품을 생산하고 있습니다. 또한 지지물, 지선, 장주 등에 부착하는 볼트, 밴드, 클램프(Clamp), 쇄클(Shackle), 슬리브(Sleeve), 절연커버 등 다양한 배전자재 제품도 생산합니다.

김준호 연구원이 특히 주의 깊게 분석한 부분은 연구개발 성과입니다. 김 연구원은 "제룡산업은 기업부설연구소를 운영하며 한국전력공사를 비롯한 국내 연구기관과 지속적으로 연구협력을 진행하고 있다"며 "또한 고부가가치 전력기자재 제품 개발과 전방산업의 기술 및 인프라 설비 동향에 대응하면서 기술 고도화를 수행중"이라고 파악했습니다.

제룡산업은 최근 간접활선 자재, 500kV HVDC용 금구류, 안전강화형 인입용 강관전주, 가공 절연케이블 클램프 및 부속장치 개선 등의 연구과제를 수행하면서 신제품 양산과 기존 제품의 성능을 향상시켰습니다. 또한, 연구개발 실적으로 금구류 등 주요 제품에 적용되는 특허 55건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Keyman & Comments

더벨에서 제룡산업의 공시상 책임자인 김상철 경영지원팀장 이사에 연락을 시도했고 즉각 통화를 할 수 있었습니다. 제룡산업의 등기임원은 박종태 대표이사 사장을 비롯해 박인준 경영총괄 부사장, 김상철 경영지원팀장 이사, 김현순 감사, 금의연 기술연구소장(전무), 권영목 사업본부장(상무), 서운영 공장장(상무), 김형성 구매팀장(이사) 등 9인으로 꾸려졌습니다.

김상철 이사는 최근 제룡산업 주가 급등 국면에 대해 "개별적으로 특별한 이슈가 없지만 전력 테마에 묶여 주가가 오르는 상황으로 내부에선 파악 중"이라며 "최근 인공지능(AI) 등 이슈로 전력에 대한 수요가 급증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관련 주가가 함께 오르는 상황"이라고 말했습니다.

김 이사는 또 "제룡산업은 한국전력공사라는 주요 고객사의 업황에 따라 실적이 좌우되는 구조"라며 "공시된 내용 외 특별한 신사업이나 사업 다각화, 신규 투자 등 이슈는 없다"고 덧붙였습니다.

제룡산업은 2011년 제룡전기로부터 업종 전문화를 위해 인적분할해 설립됐습니다. 당시 배경에 대해 김 이사는 "애초에 중전기, 금속, 합성소재 등을 모두 했는데 이를 업종별로 나눠서 하면 좀 더 전문성을 갖출 수 있지 않을까 판단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제룡산업은 지난해 매출 약 409억원, 영업이익 약 56억원, 당기순이익 약 73억원을 기록했습니다. 이는 직전연도인 2022년과 비교하면 매출은 약 31% 줄고 영업이익은 약 42% 감소한 수치입니다. 당기순이익의 경우 약 20% 감소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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