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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보 못하는' 사모펀드 [thebell note]

김지효 기자공개 2024-07-01 08:17:26

이 기사는 2024년 06월 28일 07:0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사모펀드가 대주주라고 하니 좀 걱정된다. 짤릴까봐.”

한 사모투자펀드(PEF) 운용사가 인수한 기업으로 이직했다는 한 지인이 대뜸 이런 얘기를 했다. 사모펀드를 잘 모른다면서도 그는 불안하다고 했다.

사모펀드 제도가 국내에 도입된 지 20년 지났다. 그 사이 관련 제도는 몇 차례 변화를 맞았고 사모펀드 운용사들도 역할을 찾았다. 긴 세월이 흘렀지만 여전히 국민들의 인식에 사모펀드는 ‘악(惡)’인 듯하다. 2000년대 초반 벌어졌던 론스타의 외환은행 ‘먹튀’ 사건의 트라우마인걸까. 사모펀드가 버스회사를 인수했다는 소식에는 매번 ‘공공성 훼손 우려’라는 이야기가 뒤따른다. 국정감사 시즌만 되면 사모펀드가 들고 있는 가맹점들은 도마 위에 오른다.

하지만 사모펀드는 그저 악일까. 사모펀드가 기업을 찾기도 하지만 이제 많은 기업들이 먼저 사모펀드를 찾는다. 승계 문제나 CEO 리스크, 자금조달 등 사모펀드를 찾는 이유는 많다.

사모펀드가 그간 해낸 역할도 적지 않다. 최근 국내의 새로운 먹거리가 된 반도체, 2차전지 등이 커나가는 데도 사모펀드들이 함께했다. 내수시장이 텃밭이었던 F&B 기업을 사들여 해외로 뻗어나가게 한 주체도 사모펀드다. 국민들의 신뢰를 잃고 불매운동의 중심에 놓인 기업을 사들여 이미지를 쇄신하고 다시 성장시키는 역할을 맡기로 한 것도 사모펀드다.

무엇보다 사모펀드 운용사의 이익은 곧 국민들의 이익이다. 사모펀드의 출자자들은 대부분 국민연금과 같은 공적 연기금, 공제회들이다. 사모펀드 운용사가 좋은 수익을 낼수록 국민들의 노후 자금이 풍족해진다는 얘기다. 일부 공제회들의 포트폴리오는 대체투자 비중이 그 여느 투자보다 압도적으로 높다. 수익률도 우수하다.

그렇다면 사모펀드가 선(善)인가. 물론 그것도 아니다. 사모펀드는 다른 여느 기업들처럼 이익을 쫓는 기업이다. 이익을 쫓는 과정에서 때로는 잔인한 칼을 휘두르기도 하고 때로는 사회의 긍정적 효과를 주기도 하는 여느 기업과 다르지 않다. 나쁜 기업만 있는 게 아니듯 나쁜 사모펀드만 있는 것도 아니다.

한 PE 대표에게 사모펀드 이미지 개선에 대한 적극적 홍보가 필요하지 않냐는 질문을 던지자 그는 ‘주어진 역할’에만 충실하면 되는 것 아니겠냐는 대답을 했다. 투자를 하고 이익을 내서 출자자들에게 돌려주는 것. 하지만 대표님, 이제는 홍보도 필요하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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