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4년 07월 01일 07시03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SK그룹이 격동의 시기를 맞고 있다. 대대적으로 그룹의 사업재편을 내세운만큼 국내 증권사 IB들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그간 SK그룹 계열사 대부분 자본시장을 잘 이용해왔다. 특히 10년간 일반 회사채 조달 1위를 해온 곳인만큼 증권사 커버리지 파트와 접점이 많을 수 밖에 없었다.회사채 뿐이었을까. 단순 조달 뿐 아니라 전방위적으로 사업을 확장하면서 외부 재무적투자자(FI)를 끌어들였고 다양한 방법으로 자금을 유치했다. 외부에서 돈을 끌어온만큼 적당한 시기에 기업공개(IPO)를 진행하는 것이 지상최대의 과제였다. 그게 불가능하면 매각도 적극적으로 진행했다.
SK그룹은 계열사를 막론하고 부채자본시장(DCM)과 주식자본시장(ECM)을 넘나들었고 인수합병(M&A)도 활발하게 진행했던만큼 자본시장을 능수능란하게 이용했다. 조달 니즈가 없어서 자본시장을 찾지 않았던 삼성그룹이나 보수적인 재무정책을 가져가는 LG그룹에 비해 끈끈한 사이다.
이런 상황에서 SK그룹의 변화는 당연히 증권사 IB 파트에도 중요하다. 당장 회사채를 담당하는 커버리지 파트에서는 SK그룹의 변화가 달갑지 않을 수 있지만 또 다른 딜로 이어질 수 있기에 관심의 끈을 놓을 수 없다. 물론 자체적으로 체질 개선을 해야 하는 부분도 많은 터라 제시할 방법이 많지 않다는 점도 고민거리다.
그 중에서 가장 우려하는 일은 주요 딜에서의 배제다. 또한 어려운 요구를 해오더라도 눈 밖에 나지 않으려면 성의 표시라도 해야 한다. 그럼에도 IB들은 "오랜기간 일하다 보면 안다. 발행사가 어려울 때 도와주면 언젠가는 돌아온다"고 얘기한다.
최근 SK온의 신종자본증권 발행도 그랬다. 5000억원으로 규모도 상당했고 증권사 자기자본투자(PI)가 필요한 터라 결정이 쉽지 않았지만 SK그룹 회사채 주관사 대부분이 인수단에 합류했다. 한국·NH·신한투자증권, KB·삼성·SK증권이 참여했고 미래에셋·키움증권은 명단에 없었다. 각 하우스 사정에 따라 인수규모나 방법이 달랐지만 최선을 다했다.
아마도 SK그룹 입장에선 어려울 때 도와주는 하우스가 어디인지, 진정한 친구가 누구인지 가려내는 시기가 될 수 있다. 취재를 하다보면 '고객이 우선'이라는 말을 하는 IB들을 많이 만난다. 단순한 미사여구가 아니라 실제 이렇게 해야만 오랜 기간 관계가 유지될 수 있다는 것을 아는 노련한 IB들의 생존법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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