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이노-E&S 합병 '승부수']SK그룹, KKR 설득 핵심 될 'SK온 IPO'KKR 보유 'SK E&S RCPS' 조건 변경 필수…"IPO 수익 추가시 협상 수월할 것"
남준우 기자공개 2024-06-26 08:00:43
이 기사는 2024년 06월 25일 11시06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SK이노베이션과 SK E&S 등 계열사 간 대형 합병을 추진 중인 SK그룹이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와의 협상을 놓고 고심 중이다. KKR은 현재 SK E&S가 발행한 3조원 가량의 전환상환우선주(RCPS)를 보유하고 있는 최대 투자자다.KKR이 이번 합병에 반대표를 던지면 SK그룹 입장도 난처해진다. 이에 업계에서는 'SK온 IPO' 카드를 꺼내는 것을 제시했다. RCPS 조건 변경 과정에서 KKR에게 SK온 IPO에 따른 기대 수익을 추가해준다면 KKR도 굳이 합병을 반대할 명분은 없다는 분석이다.
◇SK그룹, 경영전략회의서 SK이노-E&S 합병 추진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SK그룹은 오는 28~29일 그룹 경영진과 주요 계열사 최고경영자(CEO) 등이 참석하는 경영전략회의를 개최한다. 이 자리에서 SK그룹은 SK이노베이션과 SK E&S의 합병 계획을 논의할 예정이다. 에너지 전문기업의 대형화라는 시너지 효과를 누리기 위함이다.
SK이노베이션과 SK E&S는 양사의 자회사 간 합병도 추진할 계획이다. SK이노베이션의 전기차 배터리 전문 자회사인 SK온에 SK E&S의 발전 자회사와 LNG 판매사업을 붙이는 방식 등이 유력하다. SK온 지원 성격이 강하다.
SK그룹은 2021년 10월 1일을 기일로 SK이노베이션의 배터리 부문을 물적분할해 SK온을 설립했다. 다만 이후 행보는 만족스럽지 못했다. SK온은 작년 연간 적자 7481억원을 기록한 데 이어 올 1분기에도 4732억원의 적자를 냈다.
그 동안 SK이노베이션은 제3자배정 유상증자 등을 통해 2조원에 달하는 자금을 수혈해줬다. 하지만 올해도 SK온이 설비투자에 7조원 이상이 필요한 점 등을 고려했을 때 알짜기업인 SK E&S의 자금도 필요해졌다는 분석이다.
문제는 KKR과의 RCPS 계약이다. KKR은 현재 SK E&S 자기자본의 약 절반에 해당하는 3조1350억원 상당의 RCPS를 보유하고 있다. 주요 FI인 만큼 합병에 대한 동의권을 보유하고 있을 확률이 높다.
해당 RCPS의 기초자산은 부산도시가스와 코원에너지서비스 등 도시가스사업 관련 자회사 일곱 곳으로 알려졌다. 만약 KKR이 합병에 반대 의사를 표시하며 중도 상환을 요구할 경우 SK E&S 입장에서는 당장 현금 마련이 힘들다. 이 경우 SK E&S는 알짜 사업인 도시가스사업 관련 자회사를 활용해 현물 상환하는 방법이 유일하다.
◇'꽃놀이패' 쥔 KKR, 협상 우위 예상
반대의 경우도 문제다. 만약 KKR이 합병에 찬성한다고 하더라도 배당 스텝업(Step-Up) 조항이 발동된다. 세 차례에 걸쳐 KKR이 매입한 RCPS의 현재 우선배당률은 3.99%다.
합병처럼 기업가치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이벤트가 발생하면 5~5.5%의 가산 배당률이 붙게 된다. 이 경우 합병이 되더라도, SK그룹은 매년 3000억원 가량의 배당을 KKR에 지급해야한다.
업계에서는 KKR이 사실상 '꽃놀이패'를 쥐고 있는 만큼 협상에서 우위를 차지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SK그룹 입장에서는 KKR과 RCPS 조건 변경을 위한 협상 과정에서 더 좋은 선택지를 제공해줘야 한다.
IB 업계에서는 'SK온 IPO'가 가장 좋은 카드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SK온은 아직 비상장사인 만큼, 투자자 입장에서는 향후 충분한 업사이드를 기대할 수 있는 기업이다. 실제로 SK그룹은 물적분할을 실행했던 시점에 SK온의 IPO 시기를 2026년으로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2026년은 KKR이 보유하고 있는 SK E&S RCPS의 전환청구기간이 시작되는 해이기도 하다. KKR 입장에서도 RCPS 조건을 변경해 SK온 IPO에 따른 수익률을 추가할 수 있다면 합병에 굳이 반대할 이유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한 IB 업계 관계자는 "보통 IPO나 M&A 등 기업가치에 큰 변화를 줄만한 이벤트가 있을 때 RCPS 조건을 변경한다"며 "이번 경우도 SK이노베이션이 KKR에게 SK온 IPO로 인한 충분한 기대 수익을 추가로 제시할 수 있다면 협상이 훨씬 더 편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관련기사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전체기사
-
- 한화큐셀 박승덕 사장, 복귀 4년만에 대표 내정
- E&F PE, 코엔텍 매각 개시…차주 티저레터 배포
- [i-point]신테카바이오, 중기부 ‘산학연 Collabo R&D’ 사업 선정
- 디지털 자격증명, 일상 속으로…전환 초읽기
- [Monthly Review/인사이드 헤지펀드]KB증권 선두 고수 지속…NH증권과 경쟁 가열
- LG가 맏사위 윤관, 1심 패소 후 세무조사 또 받는다
- [Monthly Review/인사이드 헤지펀드]연초 후 지속적인 성장세…대체투자 전략 선전
- '사금고 의혹' 포커스운용 "내부통제 재정비, 재발 없다"
- 신한운용 과기펀드, '정책성과·수익성' 균형 설계
- [Monthly Review/인사이드 헤지펀드]펀딩 경색 분위기, 1조 밑돈 신규 유입액
남준우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
- [thebell interview]허장 행공 CIO "이자 지급성 자산 확대, 사모신용 주목"
- [PE 포트폴리오 엿보기]한앤코, '안정권 진입' 라한호텔 회수 속도 높인다
- 도미누스, 건화 회수 절차 실시 검토
- [LP&Earning]'8.2% 수익률' 행정공제회, 환헤지 축소 전략 빛났다
- 태권보이의 PE 도전기
- [경찰공제회는 지금]역대 최대 순익냈지만, 투자 성적표 신뢰도 '글쎄'
- [경찰공제회는 지금]'공석 1년 이상' 주요 임원직, 선임 최대 변수 '경찰청'
- 'SK스페셜티 인센' 본 SK실트론, 한앤코 인수 반길까
- [경찰공제회는 지금]'이사회 역할' 운영위원회, 조직 개편 나선다
- [영상]실트론까지 인수할까…리밸런싱 나선 SK와 한앤컴퍼니 밀월관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