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4년 07월 08일 07시18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자본시장을 취재하는 기자로서 가끔 당위성 늪에 빠질 때가 있다. 선과 악, 정의와 불의가 분명한 사회적 이슈와는 다르게 자본시장이나 기업취재는 그 경계가 모호한 경우가 많다.이 기사가 왜 누구에게 어떻게 얼마나 쓰임이 있을지를 따져묻고 균형을 잡을 필요가 있다. 그래서 찾은 답은 주주, 투자자 그리고 시장의 건전한 발전이다. 오너경영이 대리인 경영으로, 독단적 의사결정이 이사회 중심으로 변화하는 진화 그 한가운데서 감시와 견제라는 역할은 그 자체로 당위성이 된다.
비슷한 맥락으로 제약바이오 업계를 출입하면서 더 많은 고민을 한다. 기업이라는 본질에서 벗어난 일들이 '신약개발'이라는 명분 하에 너그러이 이해되고 있기 때문이다. 10년이상 걸리는 신약이라는 지향점이 기업의 '재무도, 비용도, 성과도, 이사회도 묻지 말라'는 얼토당토 않는 논리의 그럴듯한 포장지가 된다.
그러다보니 자본시장 기자로서의 존재이유가 신약이라는 거대명분 앞에 무기력해지기도 한다. 눈에 보이지 않는 무형의 자산을 취재해야 하는 상황에서 더 많은 질문을 해야 하지만 업을 잘 몰라 하는 무례함 정도로 치부된다. 신약은 무조건 지지받아야 한다는 이 시장을 둘러싼 단단한 '카르텔'이 질문하는 이를 무안하게도 한다.
조달, 더 정확하게는 상장이 어려워진 최근 바이오 시장 분위기에서 기자의 질문에 더 날선 비난이 뒤따른다. 감시 견제하는 이들을 적으로 돌려 몰아세우는 의기투합도 엿보인다. 그만큼 더 방어적이고도 폐쇄적으로 움츠러들고 있다. 어려울수록 똘똘뭉쳐 그 어떠한 자극도 막아내겠다는 의도는 이해할 법도 하다.
상장 문턱에 선 기술력으로 중무장한 어느 신약개발 바이오텍에 파이프라인, 매출기반, 이사회에 대해 묻는 질문에 '도대체 왜'라는 뾰족한 반응이 뒤따르는 현실은 오랫동안 자본시장을 경험한 입장에서 참 많은 생각거리를 준다. 그 반응이 옳아서가 아니다. 시장에 대한 몰이해라는 현실의 엄중함 때문이다.
내부자들의 말마따나 기업의 일거수일투족을 모두 다 보도자료나 언론, 공시를 통해 알릴 필요는 없다. 그래서도 안 되는 일들도 있다. 다만 시장의 문을 두드리는 경우 혹은 주주가 있는 기업이라면 무엇을 어떻게 왜 해야 하는지에 대한 의문에 답은 할 필요가 있다.
물론 언론에 답을 줄 필요는 없다. 그러나 그렇다고 언론에 질문할 권리까지 나무라면 안된다는 얘기를 하고 싶다. 언론의 본질은 원래 질문하는데서 모든 게 시작된다.
K-신약개발은 끊임없는 고민과 논의, 설전 그리고 치열한 경쟁 속에서 더 단단해져 갈 수 있다는 점을 우리 모두가 잘 알고 있다. 그러므로 언론은 끊임없이 물어야 한다. 질문해야 한다. 그래야 생각을 하고 고민을 하고 답을 찾는다.
역사는 그렇게 천천히 조금씩 변화하고 진화한다. 신약개발이라는 명분이 성역이 돼서는 안된다. 더 단단해질 K-바이오를 응원하는 마음은 업계나 언론이나 다 매한가지 똑같다. 그저 업의 본질이 다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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