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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시간만에 끝난 HLB FDA 미팅, 'OS 업데이트'에 담긴 의미 22.1개월→23.8개월로 확대, '표준치료 5번 주자' 늦어진 타임라인 만회 전략

최은수 기자공개 2024-07-04 08:25:41

이 기사는 2024년 07월 03일 17:2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우호적인 분위기에서 1시간도 채 안 걸려 끝이 났다. 전체생존기간(OS)도 변경한다. 이제 남은 건 마케팅이다."

HLB 고위 관계자가 더벨에 밝힌 리보세라닙+캄렐리주맙 품목허가(BLA)와 관련한 FDA 타입A(Type-A) 미팅 소감은 결국 '긍정'에 쏠려있다. 잠시 미뤄뒀던 마케팅을 다시 언급할만큼 사안에 기민하게 대응하고 있다는 점을 피력했다.

첫 도전 당시보다 늘어난 OS 데이터를 제출하겠다는 계획도 자신감의 표현이다. FDA의 미팅에서도 유효성과 약효에 대해 이견이 없었지만 '개선된 OS' 데이터를 앞세웠다는 점이 주목된다.

◇FDA 지적사항 소명 끝, 'BLA 재도전' 앞두고 OS 카드

HLB는 2일(미국 동부 현지시간) FDA와의 미팅을 마무리한 직후 별도 공고문을 내고 "FDA에서 BLA 재신청 서류를 제출할 것을 강력히 권고한다는 의견을 공식문서(PAL)에 기재해 제시했다"고 밝혔다.

화학·제조·품질관리(CMC)에 대한 추가 지적사항은 없었다. 기존 사항에 대해서도 항서제약이 제출한 답변이 충분해 추가로 보완할 자료 또한 없었다. 이에 따라 HLB는 절차에 필요한 서류를 갖춰 언제든 제출하겠다는 입장을 내놨다. 시장에선 FDA 미팅 결과가 긍정적이라고 해석했고 3일 HLB는 상한가로 장을 마감했다.


FDA의 인허가 절차를 고려할 때 HLB는 '재제출'을 위해 움직이는 시간을 최대한 효율적으로 단축한다는 계산이다. 인허가 제출이 늦어지는 게 단지 인허가 검토 시간이 늘어지는 것만으로 끝나지 않기 때문이다.

HLB가 산정한 리보세라닙 매출 정점은 2029년이고 예상 매출액은 3조1000억원이다. 다만 특허 기간은 최장 2034년으로 약 10년이다. CRL 대응이 늦어져 결정적 순간을 허비하면 기회비용으로 수천억원을 잃게 된다.

더욱이 리보세라닙+캄렐리주맙으로 글로벌 간암 1차 치료제에서 경쟁하게 되는 가운데 이미 4개의 약물이 시장에 안착했다. 유효성에서 의미있는 차이를 보이긴 하나 신약 지위에선 엄연히 후발주자다. 글로벌 혁신신약 경쟁에선 단지 출시가 몇 개월 늦어지면 시장 점유율 경쟁에서 또 하나의 열위를 감내해야 한다.

◇빠른 속도 필요한데 OS 업데이트, '블록버스터 후발주자' 견제 목표

이런 상황에서 HLB는 FDA 최종 대응 및 재도전 기간을 줄여야 한다. 수익성과 시장 점유율을 높이기 위한 방편은 인허가 속도를 높이는 데 있다.

인원 감축에 들어갔던 미국 현지 마케팅 인력 역시 조만간 확충할 태세다. 그런데 이에 앞서 OS 데이터를 최종분석결과(PE)로 업데이트하는 '도전'을 시사했다. 속도전이 무엇보다 중요한 걸 고려하면 의아한 선택이다.


이를 이해하려면 기존 간암 1차 치료제 기존 출시 주자가 아닌 차기 도전자의 '스펙'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앞서 출시된 총 4개의 표준치료제(넥사바·렌비바·아바스틴+티쎈트릭·임핀지+임주도)는 모두 핵심 지표인 OS가 리보세라닙+캄렐리주맙에 미치지 못한다.

그러나 임상 3상을 마친 브리스톨마이어스큅(BMS)의 PD-1 타깃 면역항암제인 옵디보+여보이의 OS가 23.7개월을 가리키는 점이 문제다. PE 데이터를 확보한 HLB의 리보세라닙+캄렐리주맙(23.8개월)과도 큰 차이가 나진 않는다. 더불어 앞서 두 가지 약물이 블록버스터급 의약품 지위를 갖는 점을 고려하면 상당한 위협으로 다가온다.

이 상황에서 HLB가 기존의 OS인 22.1개월을 고수해 인허가에 나서면 앞서 옵디보+여보이와의 간접 비교에서 상당한 열위에 선다. 기존 주자로부터 시장을 뺏어올 시간을 할애해서라도 데이터를 갖춰야 비록 후발주자이지만 블록버스터(옵디보+여보이)와의 마케팅 경쟁에서 버틸 수 있다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물론 옵디보와 여보이는 이제 3상이 마무리됐다. FDA 인허가를 위해 NDA를 제출하기까지 아직 시간이 필요하다. 그러나 이미 두 개의 약물은 각각 FDA BLA 문턱을 넘었고 출시 10년 간 처방되며 유효성과 안전성을 입증했다.

반면 리보세라닙과 캄렐리주맙은 모두 FDA 품목허가 첫 도전이다. 옵디보가 여보이가 리얼월드 데이터를 쌓은 블록버스터인 점을 이를 고려하면 개발 격차가 어느 정도인지 단언하기란 쉽지 않아 보인다.

HLB 관계자는 "리보세라닙과 캄렐리주맙 제조사인 항서제약 역시 보완자료를 충분히 제출했다는 의견을 받은만큼 요청서류를 이른 시일 내 꾸려 재도전할 계획"이라며 "경쟁약으로 지목된 옵디보+여보이는 아직 품목허가 절차를 밟으려면 시일이 많이 필요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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