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PO 모니터]11번가 노리는 오아시스, FI들 눈높이 맞추나흑자 신선식품 플랫폼의 오픈마켓 '도전장'…성급한 IPO 대신 지속가능 성장, 불신 해소 '집중'
윤진현 기자공개 2024-07-09 07:34:04
이 기사는 2024년 07월 05일 07:2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IPO(기업공개) 계획을 철회한 후 여러 선택지를 고심하던 오아시스가 11번가를 인수하는 결단을 내렸다. 그간 오아시스가 적극적으로 IPO 재개안을 모색했던 만큼 전략 선회가 다소 이례적으로 여겨진다.IB 업계에서는 오아시스가 신선배송 플랫폼의 한계를 극복하고자 오픈마켓을 인수하는 전략을 택했다고 보고 있다. 앞서 치른 공모 과정에서 투자자들은 오아시스의 성장성 의문을 제기한 바 있다. 이는 대부분의 플랫폼 IPO 기업들이 마주하는 과제에 속한다.
오아시스는 IPO를 성급히 재개하는 대신, 이커머스 확장을 통한 지속 가능한 성장에 집중하는 목표를 세웠다. IB 업계에서도 이번 행보가 투자자들의 불신을 해소하는 '신의 한 수'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인수 의향서 제출, 구체적 방식 '미정'…플랫폼 IPO 불신 해소 전략
4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오아시스가 최근 11번가 인수 의향서를 제출했다. 11번가 매각을 주도하고 있는 재무적 투자자(FI)인 나일홀딩스컨소시엄을 통해 접촉했다.
다만 오아시스 측은 인수 방식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양사 간 의견 조율 과정에서 지분 교환 방식이 언급되기도 했다. 그럼에도 현재 인수 의향서를 제출한 단계인 만큼 세부 교환 방식은 미정이라고 밝혔다.
오아시스 관계자는 "오아시스가 11번가 인수를 위해 인수 의향서를 제출한 게 맞다"면서도 "아직 나일홀딩스컨소시엄 측에서 회신을 받지 못했으며, 초기 단계에 불과해 인수 방식은 미정이다"라고 말했다.
그간 오아시스가 적극적으로 IPO 재개안을 모색했던 만큼 전략 선회가 다소 이례적으로 여겨진다. 오아시스는 스팩(기업인수목적회사)을 비롯한 다양한 선택지를 열어두고 고심해왔다. 이에 IB 업계에선 단기적인 IPO 보다는 장기적인 성장이 중요하다고 보고 전략을 선회했다고 바라봤다.
IB 업계 관계자는 "단순히 두 기업의 기업가치를 더해 상장 밸류에이션을 매기는 구조가 아니기에 현 시점에서 IPO를 논하는 건 성급하다고 본다"면서도 "그럼에도 오아시스가 단기적인 IPO 대신 장기적인 성장에 집중하고 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라고 밝혔다.
◇흑자 플랫폼의 오픈마켓 '인수'…다시 열린 '엑시트' 가능성
IB 업계에서는 오아시스와 11번가, 양측에 신의 한 수가 될 수 있을지가 관건이라고 짚었다. 오아시스의 경우 신선식품 배송 플랫폼을 넘어, 오픈마켓과의 결합으로 새로운 기회를 모색하는 전략을 택한 탓이다.
오아시스는 그간 버티컬 플랫폼의 한계를 마주한 바 있다. 앞서 치른 공모 과정에서 투자자들은 신선식품 배송 플랫폼의 성장성 의문을 제기했다. 이는 대부분의 플랫폼 기업들이 마주하는 과제에 속한다.
결국 오아시스는 증권신고서상 성장 전략으로 △파트너십 활용 △퀵커머스 사업진출 △물류테크 확장△배송 지역 확장 △오픈마켓 확대 △전자지급결제업(PG업) 진출 등을 밝히기도 했다. 그럼에도 수요예측에서 기대보다 저조한 성적을 받았다.
참여 기관 다수가 공모가 밴드(3만500~3만9500원) 하단 미만인 2만원대의 가격에 주문을 넣었다. 재무적 투자자(FI)들과 의견 조율을 마치지 못해 철회 절차를 밟았다. 오픈마켓 인수를 통한 커버리지 확장이 이뤄지면 투자자들의 눈높이 역시 높일 수 있단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게다가 인수 대상을 물색하던 11번가의 입장에서도 긍정적인 신호다. SK스퀘어가 콜옵션 행사를 포기하면서 그간 FI들의 주도로 매각 작업이 이뤄졌다. 국내외서 매각 대상을 찾던 도중 오아시스가 인수 의향을 밝히며 분위기는 다시 반전됐다. 엑시트 기회가 다시금 열린 셈이다.
업계 관계자는 "흑자 이커머스 기업 오아시스가 오픈마켓인 11번가와 결합해 견조한 실적을 유지할 경우 자연스럽게 기업가치도 상승할 것"이라며 "네이버, 쿠팡은 물론 중국 이커머스 기업의 한국 진출로 좁혀진 경쟁 구도 속에서 위치를 유지하는지가 관건"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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