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PO 모니터]'스팩 합병' 검토하던 오아시스, '없던 일로'상반기 실적 전년 대비 증가…기업가치 높여 내년 직상장 재도전 전망
안준호 기자공개 2023-09-05 07:23:03
이 기사는 2023년 09월 04일 10:4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스팩 합병을 검토하던 이커머스 기업 오아시스가 계획을 접었다. 연내 우회 상장을 추진하기 보다는 실적 증가를 눈으로 확인하며 신중하게 증시 입성을 타진할 계획이다. 상반기에도 매출액 성장 이어간 만큼 빠른 상장이 필요한 시점은 아니다.공모주 시장 투심이 아직 완전히 회복되지 않았던 것도 결정에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조단위 몸값을 조준했던 팹리스 기업 파두는 지난달 수요예측 결과 공모가 하단에 상장했다. 두산로보틱스와 서울보증보험 등 남은 '빅딜'도 흥행을 장담할 수만은 없는 상황이다.
◇'스팩 합병' 선택지 제외…재도전 시점 내년 유력
4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오아시스는 최근 스팩 합병을 통한 상장 계획을 취소했다. IB 업계 관계자는 "NH투자증권 스팩과 합병을 통한 우회 상장을 논의하던 오아시스가 최근 계획을 취소했다"고 전했다. 연초 IPO 수요예측 후 공모 일정을 철회한 오아시스는 스팩 합병 가능성을 검토해 왔다. 주된 대상으로 시장에서 지목한 것은 19호 스팩이었다.
스팩 합병은 직상장 여건이 무르익지 않았을 때 주로 등장한다. 한 차례 고배를 마셨던 오아시스 입장에선 나쁜 선택지라고 볼 순 없다. NH스팩19호의 공모액이 큰 만큼 1조원 수준 기업가치도 실현할 수 있다. 증권업계에서는 스팩 합병에 나설 경우 오히려 첫 도전 당시보다 더 큰 몸값을 제시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왔었다.
다만 오아시스 측은 ‘연내 상장’을 굳이 고집하지 않겠다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전해졌다. 주관사는 물론 재무적 투자자(FI)까지 이해 관계자가 다양한 만큼 성급하게 증시 입성을 추진하지는 않겠다는 입장으로 풀이된다. 여전히 흑자 기조를 유지하고 있는 만큼 타 플랫폼 기업처럼 공모를 통한 자금 조달이 절실한 입장도 아니다.
최근 공모주 시장 상황도 연내 상장에는 우호적이지 않다. 지난 7월 공모 일정을 소화했던 팹리스 기업 파두는 수요예측 결과 밴드 하단에 공모가를 확정했다. 일반청약에서는 79.75대 1로 두 자릿수 경쟁률을 보였다. 상장 이후 오히려 4만원 안팎의 주가로 상승세를 기록 중이다. 아직까진 ‘빅딜’에 대한 공모주 투자자들의 우려가 큰 것으로 풀이된다.
상반기 기준 지정 감사를 진행하는 등 증시 입성을 위한 사전 준비는 이어가고 있다. 다만 최근 상황을 고려하면 오히려 내년 상장을 계획할 가능성이 더 크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하반기 공모를 추진하는 것이 목표라면 이미 반기 감사보고서가 나왔어야 한다”며 “오아시스 측에서도 연내 상장은 계획하지 않는 상황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NH20호, 합병 계획 공시…'절반의 성공' 거둔 메가스팩 전략
오아시스가 스팩 합병 검토를 멈추며 NH투자증권의 ‘메가 스팩’ 시도는 절반의 성공으로 그칠 전망이다. NH투자증권은 지난 2021년 연달아 공모금액 400억원 이상의 대형 스팩을 선보이며 시장의 주목을 받았다. 특히 이번 오아시스와의 합병 대상으로 거론됐던 NH스팩19호는 11년만에 등장한 유가증권시장 상장 스팩으로 주목을 받았다.
NH스팩19호의 공모 금액은 960억원. 설립 당시부터 조단위 비상장 기업과 합병을 계획했다. 다만 대어급 기업은 대부분 직상장을 고려하기 때문에 그간 적절한 대상을 찾지 못했다. 2021년 상장 뒤 2년이 흐르며 청산 시점이 머지 않았다. 합병 기일까지 걸리는 시간을 고려하면 마지노선은 오는 11월로, 현재로선 청산이 유력하다.
19호에 이어 등장했던 NH스팩20호는 골프 시뮬레이터 기업 크리에이츠와 합병을 추진 중이다. 모션 추적 기술 기반으로 시뮬레이터와 소프트웨어를 개발하는 기업이다. 미국의 트랙맨(TrackMan) 등 글로벌 기업과 경쟁 구도를 형성하고 있다. 북미 현지 법인을 일찌감치 설립한 것은 물론 올해 4월 퍼터 제조사인 ‘이븐롤(EVNROLL)’도 인수한 상태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모션 추적 기술을 통해 적절한 장비와 제품까지 추천해주는 종합 솔루션을 준비하는 기업"이라며 "최근 제조사도 인수하는 등 굉장히 큰 그림을 그리고 있기 때문에 상장 이후 성장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관련기사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전체기사
-
- [클라우드 키플레이어 MSP 점검] '신생' 안랩클라우드메이트, 최우선 과제 '포트폴리오 강화'
- [저축은행 예보한도 상향 여파]예보료율 인상 따른 비용 부담 확대 '우려'
- [JB금융 김기홍 체제 3기]후계자 준비 본격화…계열사 CEO 인선 촉각
- [저축은행 예보한도 상향 여파]'머니무브 효과' 수월해진 자금 유치…조달 개선 기대
- 나우어데이즈 신곡 '렛츠기릿', 주요 음원차트 진입
- [JB금융 김기홍 체제 3기]임추위 마음 사로잡은 '성장스토리 시즌2' 프리젠테이션
- 유연성·독립성 갖춘 코웨이 코디, 시공간 제약 없어 'N잡' 가능 눈길
- [SGI서울보증 IPO 돋보기]기한 내에서 최대한 신중히...예보도 팔 걷었다
- [JB금융 김기홍 체제 3기]'속전속결' CEO 승계 완료, 대체불가 리더십 입증
- [thebell note]카카오뱅크와 시중은행의 엇갈린 선택
안준호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
- [토스 IPO]'가파른' 플랫폼 성장, 분기 '역대 최대' 실적 기여
- [IB 풍향계]'해프닝' 롯데 위기설..."리밸런싱 고민 계기 삼아야"
- [2024 이사회 평가]ESG 앞세운 애경케미칼, 평가·참여 '고득점'
- [2024 이사회 평가] 리가켐바이오, 경영성과 못 미치는 '이사진 구성'
- [2024 이사회 평가]다우기술, 이사회 다양성 '아쉽네'
- [IPO 모니터]'재도전' 발해인프라, 달라진 시장 상황에 '자신감'
- [토스 IPO]미국행 선택했지만...상장까지 변수 '산적'
- [IB 풍향계]한국증권 IPO본부, PI투자전략 변화…타 본부로 '이관'
- [Market Watch]'상장일 강세' 무너진 시장…공모주 투심 '불안'
- [토스 IPO]외국계 로펌 물색…ADR 상장 유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