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야크그룹은 지금]나란히 사장 승진한 장남·장녀, 경영능력 '시험대'③강주연 사장 수익성 개선 성과, 후계구도 단언 어렵다는 평가도
변세영 기자공개 2024-07-15 10:47:12
[편집자주]
1973년 출범한 블랙야크그룹은 국내 토종 아웃도어 브랜드 블랙야크를 전개하는 패션기업이다. 2010년대 중반 ‘아웃도어 붐’ 속에서 전성기를 누렸지만 유행이 꺾이면서 실적도 내리막길을 걸었다. 이러한 위기 속 오너2세인 강준석·강주연 남매는 경영에 활발하게 참여하며 업황 반등을 주도하는 상황이다. 더벨은 블랙야크그룹의 현주소와 승계 작업, 향후 과제 등을 면밀히 들여다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7월 04일 15:3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블랙야크그룹 창업주 강태선 회장은 슬하에 1남 2녀를 둔다. 장남은 1981년생 강준석 사장, 장녀는 1976년생 강주연 사장이다. 차녀 영순 씨는 경영에 참여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진다.오너 2세인 강준석·강주연 남매는 올해 초 나란히 '사장'으로 승진하며 본격적으로 2세 경영 닻을 올린 상태다. 향후 강준석 사장이 덩치 큰 비와이엔블랙야크, 강주연 사장이 동진레저를 맡는 방식으로 역할 분담이 이뤄질 것이라는 시각이 짙다.
다만 일각에서는 강주연 사장이 뚜렷한 성과를 거두고 있는 만큼 승계 구도를 단언할 수 없다는 해석도 있다. 결과적으로 향후 두 남매가 어떤 결과물을 내는지가 후계구도를 결정하는 데 있어서 중요해질 것으로 분석된다.
◇강준석 사장 넥스트 총수 평가 지배적, 경영전략본부 리딩
업계에 따르면 올해 초 강준석 부사장과 강주연 부사장이 나란히 사장으로 승진했다. 블랙야크그룹은 계열사별로 인사를 단행한다. 비와이엔블랙야크가 인사를 단행한 후 동진레저도 정기 인사를 진행하면서 균형이 맞춰졌다.
장녀 강주연 사장은 2002년 일찌감치 동진레저(옛 비와이엔블랙야크) 무역팀에 입사해 경영수업을 받았다. 2010년 법인이 인적분할을 단행하면서 비와이엔블랙야크와 동진레저 두 개로 쪼개지자 그때부터 동진레저를 맡기 시작한 것으로 관측된다. 이후 강주연 사장은 2020년에는 동진레저 대표이사까지 오르며 경영에 활발하게 나섰다. 다만 현재는 대표이사직에서 내려와 등기임원으로만 활동하는 상태다.
장남 강준석 사장은 1981년생으로 고려대학교 MBA를 마치고 2009년 회사에 들어왔다. 강 사장은 입사와 함께 그룹 대표 브랜드인 ‘블랙야크’를 맡기 시작했다. 인적분할 이후 비와이엔블랙야크 상품기획부, 소싱팀 등을 거쳐 현재는 경영전략본부장을 맡고 있다.
이미 패션업계에서는 블랙야크그룹 후계자는 강준석 사장이라는 인식이 지배적이다. 그룹에서 핵심 사업법인인 비와이엔블랙야크를 담당하기 때문이다. 물론 지분 승계가 아직 이뤄지지 않았기에 단언은 이르다는 평가도 만만치 않다. 2023년 비와이엔블랙야크 최대 주주는 강 회장(78.94%), 부인 김희월 씨는 5.83%를 갖는다. 동진레저의 경우 강 회장의 지분율이 100%다.
◇강주연 사장 성과 뚜렷, 강준석 사장 글로벌 확장 과제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두 남매의 경영 성과에 따라 후계구도가 뒤바뀔 가능성도 배제할 순 없다고 보기도 한다. 특히 강주연 사장 주도로 동진레저가 효율화를 단행하면서 수익성이 개선되고 있다는 점이 관전 포인트다.
동진레저는 ‘마운티아’를 전개하는 법인이다. 최근 매출액을 추이를 보면 2018년 418억원, 2020년 300억원, 2021년 371억원, 2022년 494억원, 2023년 432억원을 각각 기록하며 다소 들쑥날쑥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다만 수익성만큼은 꾸준히 반등하고 있다. 2018년 영업손실만 61억원에 달했지만 이듬해(2019년)부터 한 해도 빼놓지 않고 전년대비 개선세를 이어가고 있다. 수익성이 낮은 브랜드 카리모어를 접고 선택과 집중을 꾀하면서 효율화에 초점을 맞췄다. 2023년에는 매출액은 다소 줄었지만 영업이익은 전년대비 80%나 증가했다. 영업이익률이 6%에 도달했다.
반면 비와이엔블랙야크는 2023년 매출과 영업이익이 동시에 꺾였다. 2023년 매출액은 3769억원, 영업이익은 76억원으로 전년대비 11%, 85%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 2020년 코로나19 팬데믹을 만나 매출이 바닥을 찍은 후 3년 연속 반등세를 이어왔지만 다시 암초를 만난 상황이다.
이러한 위기 속에서 강준석 사장은 또 한번 경영능력을 입증해야 하는 관문 앞에 놓여있다. 이번엔 ‘글로벌’이다. 올해 초 비와이엔블랙야크는 브랜드본부와 경영전략본부로 조직을 이원화하며 전문성을 강화했다. 강준석 사장은 경영전략본부장을 맡아 중장기적 전략 방향을 수립하고 동시에 해외사업을 총괄적으로 책임지게 됐다. 강준석 사장은 경영능력을 입증해 승계 당위성을 확보하고, 그룹 내에서 입지를 키우는 작업이 무엇보다 중요해 졌다는 평가다.
비와이엔블랙야크 관계자는 “올해 처음으로 경영전략본부와 브랜드사업본부 투트랙으로 나누어 전문성을 제고하고 있다”면서 “경영전략본부는 기획이나 인사, 회계, 무역 등 내부 지원업무 전반을 다루는 조직으로 전개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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