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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B 풍향계]메가존클라우드 IPO 주관경쟁, 진짜 승자 '삼성증권'공동 대표 한국증권, 기존 대표주관사…삼성증권 출격한 조단위 딜, 모두 따내 '이례적'

양정우 기자공개 2024-07-10 07:12:55

[편집자주]

증권사 IB(investment banker)는 기업의 자금조달 파트너로 부채자본시장(DCM)과 주식자본시장(ECM)을 이끌어가고 있다. 더불어 인수합병(M&A)에 이르기까지 기업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의 해결사 역할을 자처하고 있다. 워낙 비밀리에 딜들이 진행되기에 그들만의 리그로 치부되기도 한다. 더벨은 전문가 집단인 IB들의 주 관심사와 현안, 그리고 고민 등 그들의 생생한 이야기를 전달해 보고자 한다.

이 기사는 2024년 07월 09일 07:5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메가존클라우드가 기업공개(IPO)에 나서기 위한 상장 주관사단을 확정했다. 국내 증권사 중에서는 한국투자증권과 삼성증권을 대표주관사로 낙점하는 결정을 내렸다.

IB업계에서는 한국증권이 기존 대표주관사였던 터라 사실상 최종 승자로 삼성증권을 꼽고 있다. 이 증권사는 올들어 주관사 입찰제안요청서를 수령한 조단위 딜에서 모두 주관 지위를 확보하면서 가장 '핫'한 하우스로 부상하고 있다.

◇메가존, 대규모 상장 주관사단 확정…새로운 국내 대표주관사 '삼성'

9일 IB업계에 따르면 메가존클라우드는 IPO 대표주관사로 한국투자증권, 삼성증권, JP모간을 선정했다. 공동주관사로는 KB증권, 뱅크오브아메리카(BofA), 씨티그룹글로벌마켓코리아증권이 낙점을 받았다.

그간 증권사 IPO 파트에서는 메가존클라우드의 주관사 자리를 놓고 치열한 경합을 벌여왔다. 상장 후 예상 기업가치가 조단위로 여겨지는 빅딜이기 때문이다. 이미 시리즈 C 투자 라운드에서 2조4000억원의 밸류를 인정받은 데다 2년 연속 1조원 대 매출액을 달성했다.

IB업계가 고대해 온 상장 주관사단의 면면이 드러나면서 사실상 최종 승자는 삼성증권이라는 평가가 이어지고 있다. 무엇보다 공동 대표주관사로 확정된 한국증권의 경우 본래 대표 주관 하우스였으나 이제 오히려 다른 증권사와 주관실적을 나눠야 하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상장예비기업의 몸집이 훌쩍 커진 만큼 당연한 수순일 수 있으나 오랜 기간 재원을 투입해왔던 입장에서 서운할 수 있는 대목이다.

한국증권은 그간 메가존클라우드에 전담 인력을 배치해 회사 측의 니즈를 소화해왔다. 당장 상장에 나설 수 있는 면모를 갖추는 데 기여해온 셈이다. 증권사마다 인력 풀(pool)의 한계 탓에 주관 계약만 맺은 뒤 소홀하게 관리하는 업체도 있으나 메가존클라우드는 대형 딜로 분류해 밀착 마크에 나서왔다.

결과적으로 이번 주관사 콘테스트에서 새롭게 대표 주관 지위를 수임한 국내 증권사는 삼성증권뿐이다. 이 증권사는 올해 IPO 시장에서 조명을 받은 딜마다 주관사 자리를 연달아 확보하면서 이목을 끌고 있다. 이미 한 해 기준 주관 경쟁에서 최대 결실을 낸 건 물론 메가존클라우드 딜에서도 승전보를 전했다.

한 증권사 IPO 본부장은 "삼성증권이 이례적 성과를 이어가면서 이 하우스의 입찰제안서를 확보해 분석하려는 메이저 증권사도 나오고 있다"며 "IPO 파트가 활용할 수 있는 북(book)도 대형사보다 작은 여건으로 파악되는 데 의아하다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이기덕 본부장 이끄는 CM 본부, 화려한 실적…제안서 제출 조단위 딜, 100% 승리

올들어 이기덕 삼성증권 CM(Capital Market) 본부장(사진)이 이끄는 IPO 파트의 실적은 화려하다. 조단위 밸류가 예상되는 딜의 최종 주관사 명단엔 늘상 삼성증권이 이름을 올린 것으로 집계됐다.

메가존클라우드, DN솔루션즈, 포인투테크놀로지, CTR, 세미파이브, 서울로보틱스 등에서 대표주관사로 낙점했고 비바리퍼블리카(토스)의 경우 공동주관사 자리를 부여했다.

퓨리오사AI의 주관사 콘테스트에서도 공동 주관을 수임했지만 스스로 반납을 결정했고 케이뱅크 딜의 경우 토스 주관사를 확보한 탓에 이해 상충 이슈를 차단하고자 자발적으로 제안서를 제출하지 않았다. 엄밀하게 따지면 올 한 해 삼성증권이 입찰제안요청서(RFP)를 수령해 도전장을 내민 조단위 딜에서 모두 승자로 자리매김하는 성적을 냈다.

본래 삼성증권 IPO 파트는 기존 수장 격 인사가 이탈하면서 난관에 부딪힐 것이라는 시각이 적지 않았다. 하지만 이 본부장을 필두로 조직된 CM 본부는 오히려 십수년 간 하우스가 이루지 못했던 성과를 내고 있다. 외부에서는 맨파워와 조직력을 갖춘 건 물론 IPO 시장의 주축이 테크 섹터로 이동하는 국면에서 기회를 잡은 것으로 분석한다. 삼성전자가 그룹 계열인 삼성증권은 테크 영역에서 경쟁 우위를 갖춘 하우스로 꼽힌다.

IB업계 관계자는 "내년을 기점으로 근래 주관 계약을 맺은 IPO가 성사되기 시작하면 삼성증권의 주관순위가 최상위권으로 도약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앞으로도 국내외 증시에서 랜드마크 딜의 주류는 테크 기업일 것"이라며 "삼성증권의 선전이 이어질 것으로 보이는 이유"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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