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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오텍 상장 재도전기]'200일의 고민' 엔솔바이오, 파트너 신뢰로 역량 재입증①유한양행→스파인바이오파마 삼각동맹서 직접 기술이전, 재무 과제 극복

최은수 기자공개 2024-07-12 09:45:40

[편집자주]

국내 바이오텍의 코스닥 입성 허들이 높아졌다. 유망기업으로 꼽힌 '루키 바이오텍'도 급변한 금융당국과 시장의 눈높이를 맞추기 쉽지 않은 실정이다. M&A가 활성화되지 않은 국내 시장에서 비상장 바이오텍이 원활한 자금조달을 할 수 있는 창구는 상장밖에 없다. 당국의 문턱을 넘지 못하고 재도전에 나선 바이오텍을 더벨이 들여다 봤다.

이 기사는 2024년 07월 11일 08:3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엔솔바이오사이언스가 코스닥 이전상장을 위한 기업공개(IPO)를 일단락하기까지 소요한 기간은 198영업일. 국내 바이오텍 중 가장 오랫동안 예비심사 과정을 거쳤지만 한국거래소의 '눈높이'를 맞추지 못했다. 이전상장이 무산되자 투자자들은 흔들렸고 자금난도 시작됐다.

절체절명의 상황에서 기술에 대한 파트너사의 '신뢰'가 기사회생의 기반이 됐다. 퇴행성디스크 치료제 3상을 위한 삼각동맹으로 만난 스파인바이오파마와의 인연이 적응증 확장을 위한 라이선싱으로 이어졌다. 기술료로 자금도 확보하며 전열을 가다듬어 다시 '이전상장'을 겨냥할 체력도 쌓고있다.

◇비상경영에도 흔들린 투자자, 결국 '기술'이 부활 트리거

엔솔바이오가 200일 가까이 되는 기간동안 한국거래소 상장 문턱을 넘니 못했던 건 결국 기술력이었다. 한국에서 진행한 2b상이 성공하지 못한 점이 발목을 잡았다. 비록 유한양행에서 스파인바이오파마를 거쳐 미국 3상을 진행 중이지만 이 역시 결과를 더 지켜봐야 한다는 게 거래소 입장이었다.

자진 상장 철회 후 엔솔바이오가 직면한 첫 번째 과제는 기술력을 보완하거나 제고하는 게 아니었다. 당장 흔들리는 투자자와 주주들을 다잡는 게 순서였다.

창업주인 김해진 대표가 직접 나서 비상경영계획을 알렸지만 상황은 여의치 않았다. 올해 6월엔 2022년 발행한 약 30억원 규모의 전환사채도 풋옵션이 들어왔다.


작년 말 엔솔바이오의 현금성자산이 약 40억원이었던 걸 고려하면 녹록지 않은 대응 규모였다. 엔솔바이오 입장에선 상장에 재도전하기 위해 당장 닥친 재무 이슈를 해소해야 했다.

여전히 퇴행성 디스크 치료를 위한 기대주는 P2K뿐이다. 그러나 장밋빛 미래를 이야기하기엔 당장 불안한 현실이 투심을 잠식했다. 회사 차원에서 이탈을 앞둔 투자자를 대체할 SI, 구조조정, 사업화 성과 창출 세가지를 꺼냈다. 물론 이 것만으론 변곡점을 만들어내기 쉽지 않았다.

외부인은 미국 3상 임상 중에 있는 퇴행성디스크 치료제 P2K의 향방을 예단할 순 없었지만 물질을 사 간 당사자 스파인바이오파마의 판단은 달랐다. 3상을 진행하며 누적된 데이터가 긍정적이고 더 나아가 기술을 바탕으로 적응증 확장 가능성도 있다고 판단했다. 계약금 500만달러 총 마일스톤 1억5000만달러의 기술이전이 성사된 배경이다.

업프론트를 한화로 환산하면 약 70억원이다. 당초 이전 상장으로 엔솔바이오가 조달하려던 공모 자금 100억원을 완전히 대체할 수준은 아니다. 그럼에도 R&D를 이어가기 위한 당장의 재무적 갈증은 해소할 수 있었다.

엔솔바이오가 앞서 예비심사 좌절을 포함해 수년에 걸쳐 IPO 부침을 겪는 사이에도 퇴행성디스크 치료제 시장이 진척되지 않았던 건 그나마 다행스러운 일이었다. 가장 앞서 개발 중이었던 호주 메조블라스트사의 MPC-06-ID는 임상 3상에서 유의미한 결과를 얻지 못했다.

엔솔바이오사이언스 관계자는 "앞서 업프론트는 두 차례에 걸쳐 1차 선급금 100만달러는 계약 발효 후 45일 이내에 2차 선급금 400만달러는 현재 진행 중인 P2K의 미국 3상 결과보고서(CSR) 완료 후 지급된다"며 "미국 시장에서 P2K 기반 적응증 확대 제품의 시판 후 순매출액에 따라 10년간 별도의 로열티도 추가로 지급받게 된다"고 말했다.

◇마일스톤은 '계속기업' 마중물… 이전상장 위한 '파이프라인 정비'는

위기를 극복할 극적인 딜이 나왔지만 이전상장을 위해선 여전히 몇가지 과제가 남아 있다. 가장 먼저 P2K를 제외한 엔솔바이오의 자체 파이프라인 확충이 꼽힌다.

P2K는 앞서 기술이전도 이끌어냈고 2026년 FDA 신약허가승인(NDA) 제출도 기대된다. 다만 이미 거래가 진행된 물질인만큼 엔솔바이오사이언스의 '계속기업'을 지탱할 마중물의 성격에 가깝다.


물론 근본치료제가 없는 퇴행성디스크 치료제 원개발사라는 타이틀은 상당한 메리트다. 이 것만으론 내실을 완전히 다지긴 어렵다는 뜻이다.

P2K의 상용화까지 단계적으로 스파인바이오파마로부터 받기로 한 마일스톤은 2억1800만달러(약 3000억원)다. 이를 유한양행과 원개발사인 엔솔바이오가 안분하며 실익을 한 번 더 나누는 구조다.

앞서 원개발사의 타이틀 대비 수익성이 충분치 않은 점을 보완할 넥스트는 골관절염 치료제로 꼽은 E1K다. 앞서 퇴행성디스크와 마찬가지로 골관절염를 치료할 수 있는 근본치료제가 없다. 통증을 낮춰주는 비스테로이드성 소염진통제 계통 약물이 널리 쓰이는 수준이다.

이밖에 M1K 등으로 알츠하이머 치료와 관련한 전임상에서 데이터를 축적하고 있다. 면역·화학 병용요법 항암제 'C1K'도 파이프라인으로 확립하면서 상장 이후 사업 전략에 항암제 개발도 탑재할 계획이다.

김해진 엔솔바이오사이언스 대표는 "여러 어려움이 있었지만 회사는 계획대로 대응하고 있으며 퇴행성디스크, 골관절염 등 치료적 대안이 없는 영역에서 상업화 성과를 내 기업 가치를 입증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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