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d & Blue]'인공지능 PC시장 선점' 아나패스, 고객사 인증 '순풍'인텔·엔비디아 호환성 통과, 게이밍 노트북 등 탑재 확대 전망
이우찬 기자공개 2024-07-17 08:55:31
[편집자주]
"10월은 주식에 투자하기 유난히 위험한 달이죠. 그밖에도 7월, 1월, 9월, 4월, 11월, 5월, 3월, 6월, 12월, 8월, 그리고 2월이 있겠군요." 마크 트웨인의 저서 '푸든헤드 윌슨(Puddnhead Wilson)'에 이런 농담이 나온다. 여기에는 예측하기 어렵고 변덕스러우며 때론 의심쩍은 법칙에 따라 움직이는 주가의 특성이 그대로 담겨있다. 상승 또는 하락. 단편적으로만 바라보면 주식시장은 50%의 비교적 단순한 확률게임이다. 하지만 주가는 기업의 호재와 악재, 재무적 사정, 지배구조, 거시경제, 시장의 수급이 모두 반영된 데이터의 총합체다. 주식의 흐름에 담긴 배경, 그 암호를 더벨이 풀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7월 15일 14:36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How It Is Now코스닥 상장사 아나패스 주가가 순풍을 타고 있습니다. 인공지능(AI) PC 시장이 커질 것으로 관측되면서 주요 고객사 확보에 나선 아나패스도 긍정적인 영향을 받는 것으로 분석됩니다.
아나패스 주가는 최근 1개월 상승률이 6.74%에 달하고, 3개월 상승률은 25%에 육박했습니다. 아나패스가 AI PC 관련 주요 GPU 업체 호환성 인증을 통과했다는 뉴스에 주가가 반응했습니다.
52주 최고가는 3만5050원인데요. 지난달 24일 기록했습니다. 이날 아나패스가 엔비디아의 최신 기술인 어드밴스드 옵티머스 컴플라이언스(Advanced Optimus Compliance) 테스트를 통과했다는 뉴스가 있었는데요. 거래량이 387만8784주였어요. 전 거래일보다 10배가 넘는 거래량이었습니다.
시간 범위를 확대해도 주가는 선전했습니다. 지난해 7월11일 종가는 2만1500원이었습니다. 2년 전인 2022년 7월13일 종가는 2만2150원이었습니다. 30%가량 상승한 셈인데요. 시가총액은 2년 전 2500억원에서 최근 3300억원대로 나아가고 있습니다.
◇Industry & Event
아나패스는 2002년 11월 설립돼 2010년 11월 코스닥에 상장했습니다. 디스플레이 패널 내 핵심 컨트롤러 반도체를 주력 제품으로 하는 팹리스 기업인데요. T-Con은 주로 중형·대형 OLED에 탑재되는데요. DDI(Display Driver IC)에 전송되는 데이터 양을 조절해 화질을 개선하는 디스플레이용 반도체입니다. TED는 스마트폰용 OLED 패널에 탑재되는 시스템 반도체고요.
지난 2023년 매출 715억원, 영업이익 45억원을 기록했습니다. 매출은 전년보다 65% 증가했죠. 마이너스(-) 70억원에서 영업 흑자로 전환하며 턴어라운드를 달성했습니다. 올해 1분기 매출은 369억원, 영업이익은 17억원을 기록했는데요. 지난해 동기(매출 139억원, 영업이익 16억원)보다 매출이 165% 증가했습니다. 반도체 업황 개선 덕분이죠.
최근에는 AI PC를 키워드로 묶이며 다시한번 주목받고 있습니다. AI PC는 고성능의 생성형 인공지능 기술이 탑재된 PC로 이해할 수 있습니다. 인터넷 통신이 연결되지 않는 환경에서도 간단한 통역 기능을 AI 칩셋을 기반으로 제공하는 방식입니다. 시장 태동기로 평가되고 있습니다.
아나패스 주가가 순풍을 타는 것은 인텔, 엔비디아, 퀄컴, AMD 등 글로벌 주요 GPU 업체 4곳에서 AI PC 호환성 인증을 받은 덕분입니다. 상반기 인텔의 AI PC IHV(Intel Hardware Vendor) 파트너로 공식 인증을 얻었는데요. 엄격한 하드웨어 공급 기준을 통과한 업체에게만 부여되는 인텔의 'AI PC IHV 파트너'는 일종의 라이선스입니다.
인텔 쪽에 최신 기술과 하드웨어를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고 있다는 의미죠. 세계 최대 PC용 마이크로프로세서 공급 업체인 인텔은 내년까지 전 세계 1억대의 AI PC용 칩을 공급한다는 목표를 발표하기도 했습니다.
아나패스는 AMD가 만드는 GPU의 최신 기술인 프리싱크 프리미엄 프로(FreeSync Premium Pro) 기능이 포함된 호환성 테스트도 통과했는데요. AMD의 프리싱크 기능은 AI PC, 게이밍 디스플레이의 품질을 획기적으로 향상시키는 기술로 알려져 있습니다.
아나패스는 그동안 FHD, WQX, WQU, 6K, 8K 등 다양한 해상도의 TCON 제품을 개발해왔는데요. 향후 주요 GPU 제조사의 칩셋 제품과 함께 아나패스의 TCON 제품은 다양한 AI PC, 게이밍 노트북에 탑재될 전망입니다.
◇Market View
가장 최근 리포트는 메리츠증권에서 지난달 21일 나왔습니다. AI PC 시장 확대에 주목해야 한다는 의견입니다.
양승수 연구원은 "올해부터 생성형 AI 기능이 탑재된 AI PC 제품 출시와 함께 저전력에서 강점이 있는 OLED 패널의 IT OLED 시장 침투율 확대가 본격화 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소비전력이 높은 AI PC 특성상 소비전력과 반응속도에서 OLED가 LCD 대비 강점이 뚜렷하기 때문이다"고 분석했습니다.
양 연구원은 "다수 AI PC 신제품 출시와 윈도우 10 지원 종료에 따른 교체수요 등이 맞물려 다수 시장조사기관에서는 AI PC의 가파른 침투율 상승을 예상하고 있다"며 "AI PC로 인한 OLED의 침투율 상승과 함께 아나패스의 IT OLED향 T-CON 매출의 의미 있는 성장을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그는 아나패스의 올해 매출로 1478억원을 제시했고 내년에는 2760억원까지 갈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지난해(715억원)대비 올해 107% 성장한다는 얘기입니다.
양 연구원은 아나패스의 관계사로 있는 GCT세미컨덕터의 지분 가치에도 주목해야 한다고 덧붙였습니다. 지난 2월 한양증권 리포트도 GCT세미컨덕터를 언급한 바 있습니다.
GCT세미컨덕터는 지난 3월 미국 뉴욕증시 스팩 상장에 성공했는데요. 시가총액은 약 3300억원 수준입니다. 아나패스가 지난해 말 기준 약 26%의 지분을 보유한 최대주주였는데요. 지금은 상장에 따른 지분 희석으로 약 16%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GCTS는 미국 1위 통신 사업자인 버라이즌의 통신칩 인증을 받은 전 세계 4개 업체(퀄컴, 삼성 LSI, 미디어텍, GCTS) 중 한곳입니다. 올해 4분기 버라이즌향 5G 통신칩 공급을 시작할 예정입니다.
◇Keyman & Comments
창업자인 이경호 대표가 아나패스의 키맨입니다. 1969년생의 이 대표는 서울대 전자공학 학·석·박사 출신인데요.
이 대표는 미국에 있는 디스플레이 반도체 회사인 실리콘이미지(Silicon Image)에서 프로젝트 리더(최고기술 발명자)로 근무한 이력이 있습니다. 실리콘이미지 근무 당시 전 세계 표준으로 채택된 패널링크(PanelLInk) 평면 패널 디스플레이 기술을 개발해 특허 취득 과정에서 주도적 역할을 했습니다.
그는 실리콘이미지를 떠나 미국에서 무선통신용 반도체 개발사인 GCT를 설립한데 이어 2002년 국내에 아나패스 전신 아나칩스를 설립했습니다. 이후 유우성 대표, 조성대 대표 등 전문경영인과 오너 경영을 번갈아 도입하다 2013년부터 이 대표가 경영을 이끌고 있습니다.
더벨은 이 대표에게 최근 주가 흐름에 관한 문의하기 위해 아나패스 쪽에 연락을 취했는데요. 주가에 관한 경영진의 언급이 시장에 미칠 파급력이 걱정된다며 직접 인터뷰는 정중히 사양해왔습니다. IR 담당자를 통해 대신 경영 상황을 들어볼 수 있었는데요.
IR 관계자는 "노트북, PC를 비롯한 전통 IT 기기 시장은 LCD가 지배해왔는데 AI PC를 기반으로 향후에는 OLED가 시장 점유율을 크게 높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며 "OLED향 반도체에서 강점을 지닌 아나패스가 주목받는 상황이다"고 말했습니다.
이 관계자는 "고객사 소형 모바일향 OLED 매출도 올해 1분기부터 본격적으로 늘어나는 구간으로 보고 있다"며 "외형 증가를 기대하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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