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엔터, 연이은 장기CP 발행…'사각지대' 조달 단기등급으로 장기물 발행'…만기 사모채 대응 목적
백승룡 기자공개 2024-07-16 07:58:47
이 기사는 2024년 07월 12일 09:5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가 올해만 두 차례에 걸쳐 장기 기업어음(CP)을 발행했다. 장기 CP는 단기신용등급으로 장기물을 조달하는 구조로 ‘자본시장의 사각지대’로 불린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는 지난 2022년 사모채 초도 발행에 나서면서 채권시장에 데뷔, 자본시장의 기대를 모았지만 만기 대응 자금을 ‘사각지대’에서 조달하면서 아쉬운 평판을 남기게 됐다.11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카카오엔터테인먼트는 이달 초 200억원 규모 CP를 발행했다. 만기는 2년이다. 금리는 거래 당사자 외엔 공개되지 않았다.
CP는 발행액에서 이자를 선제적으로 차감해 조달하는 할인채 방식이다. 할인업무는 한국투자증권이 맡았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는 지난 5월 말에도 2년 만기 CP를 650억원어치 발행했다. 이번 발행액을 포함하면 올해 총 850억원 규모다.
CP는 통상 만기 1년 이내의 단기자금 조달 수단으로, 이례적으로 1년 이상의 만기일 때 ‘장기 CP’로 분류된다. 장기성 자금이지만 CP 특성상 신용등급은 단기 등급이 적용된다. 카카오도 장기 신용등급은 보유하고 있지 않다. 단기 신용등급만 A2+ 등급을 유지하고 있다.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이나 시가평가도 이뤄지지 않아 금리의 신뢰도도 떨어진다. 장기 CP가 자본시장의 사각지대로 불리는 이유다.
나이스신용평가는 "통상적으로 장기 신용등급을 받아 공모채를 발행하는 구조에서는 신용평가사로부터 장기 상환가능성을 평가받고, 유가증권신고서 제출과 수요예측 등 시장의 엄정한 감시절차를 거쳐야 한다"며 “장기 CP는 수년간에 걸쳐 구축한 채권시장의 보호 장치가 제대로 작동되지 않는 상황에서 발행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가 올해 두 차례에 걸쳐 850억어치 장기 CP를 발행한 것은 이달 만기가 돌아온 사모채(1000억원)를 상환하기 위한 목적이다. 나머지 150억원은 보유 현금으로 상환한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말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카카오엔터테인먼트의 현금성 자산은 6442억원 규모에 달했다. 다만 올해 만기도래 차입금은 △사모채 1000억원 △단기·장기 차입금 8891억원 △리스부채 1301억원 등 1조1192억원 수준으로, 보유 현금으로 대응하기는 빠듯한 상황이다. 상당 부분 차환이 불가피한 셈이었다.
다만 차환 방식은 좀 더 고민이 필요했을 것으로 보인다. 카카오그룹은 ‘쪼개기 상장’ 논란이 불거질 만큼 주식시장을 적극적으로 활용했지만, 기관투자가 중심인 채권시장에서는 거의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사모채 발행 이후 공모채 발행으로 이어졌다면 시장과 좀 더 접점을 쌓을 수 있었을 것”이라며 “장기 CP를 택하면서 거래 정보가 드러나지 않는 걸 선호하는 모습을 보여준 셈인데, 카카오엔터가 기업공개(IPO)를 준비하고 있는 것을 고려하면 역설적인 조달 행보”라고 지적했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는 카카오그룹 내 콘텐츠부문 핵심 계열사다. 지난 2010년 설립돼 2015년 카카오그룹으로 편입됐다. 카카오가 지분 66.03%를 보유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모회사 카카오와 공동투자 방식으로 SM 지분을 인수했다. 다만 하이브와 공개매수 경쟁을 펼치는 과정에서 시세조종 의혹이 불거져 검찰 조사를 받고 있다.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액은 1조8735억원으로 전년(1조8648억원) 대비 유사한 흐름을 보였다. 영업이익은 같은기간 -138억원에서 692억원으로 흑자 전환을 달성했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 관계자는 “장기CP는 많은 기업들이 자금조달을 목적으로 빈번하게 발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법률상 요구되는 보호예수 조치 의무를 통해 전매제한 조치를 모두 이행하고 장기CP를 발행했다”고 설명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관련기사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전체기사
-
- 수은 공급망 펀드 출자사업 'IMM·한투·코스톤·파라투스' 선정
- 마크 로완 아폴로 회장 "제조업 르네상스 도래, 사모 크레딧 성장 지속"
- [IR Briefing]벡트, 2030년 5000억 매출 목표
- [i-point]'기술 드라이브' 신성이엔지, 올해 특허 취득 11건
- "최고가 거래 싹쓸이, 트로피에셋 자문 역량 '압도적'"
- KCGI대체운용, 투자운용4본부 신설…사세 확장
- 이지스운용, 상장리츠 투자 '그린ON1호' 조성
- 아이온운용, 부동산팀 구성…다각화 나선다
- 메리츠대체운용, 시흥2지구 개발 PF 펀드 '속전속결'
- 삼성SDS 급반등 두각…피어그룹 부담 완화
백승룡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
- [영풍-고려아연 경영권 분쟁]유증 계획 9월에 미리 세웠나...1년만기 사모채 '6개월 콜옵션'
- [LG CNS IPO]10조까지 치솟은 장외 시총…관건은 '실적 변동성'
- CJ대한통운 신종자본증권 발행조건 확정…증권사 7곳 참여
- [thebell note]WGBI와 '월클의 무게'
- [Company & IB]SK·LG 이은 '빅 이슈어' 한화, KB증권으로 파트너십 '이동'
- 'ROE·ROA 1위' 키움증권, 3개 분기 연속 2000억대 순익
- 메리츠증권, 비대면 고객 자산 1조 돌파…리테일 박차
- [IPO 모니터]SK엔무브, 6년전 상장 밸류 넘어설까
- 대한항공, 연간 1조 회사채 '빅이슈어' 등극했다
- SK그룹 분리 앞둔 SK렌터카, 채권상환 대비 ‘4000억’ 채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