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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큐리티 컴퍼니 리포트]파수, 탄탄한 사업에 가린 불안한 지배력④조규곤 대표 특수관계자 포함 지분 22%, 경영권 위협 장기간 노출

이상원 기자공개 2024-07-18 09:09:41

[편집자주]

해킹의 고도화로 개인정보를 비롯해 기업, 정부의 기밀 유출 위협이 커진 시절이다. 특히 이들 정보는 개인뿐 아니라 우리 경제, 안보와 직결된다. 사이버보안에 대한 관심도 덩달아 커지고 있다. 다만 국내 보안시장의 성장은 여전히 더디다. 과거 벤처 열풍을 타고 탄생한 보안기업 경우 실적이 주춤하거나 주가가 저평가된 곳들이 대부분이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저마다의 기술력 강화뿐만 아니라 신사업에도 적극 나서는 모양새다. 국내 주요 보안기업들의 현실과 미래를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7월 15일 09:2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조규곤 파수 대표는 국내 보안업계에서 입지전적인 인물로 통한다. 창업 초기 숱한 위기 속에서 과감한 결단을 통해 회사를 지금의 모습으로 키운 장본인이다. 국내 보안산업 성장 기여를 인정받아 일찌감치 지식정보보안산업협회(KISIA) 회장으로 선출되는 등 업계를 대표하는 인물이다.

다만 그의 입지가 파수의 지배구조 측면에서만 보면 탄탄하지 않다. 조 대표의 지배력이 기업공개(IPO) 후 10년여간 이어진 전환사채(CB) 주식 전환권 행사로 줄곧 감소한 탓이다. 회사 측은 안정권에 접어든 지 오래라는 입장이지만 조 대표의 10%대에 그치는 지분율로 인해 경영권 위험은 여전하다는 평가가 많다.

◇'삼성 출신' 전기공학도, 신속한 사업전환이 '성공의 발판'

조 대표는 1959년 강릉에서 태어났다. 서울대 전기공학과를 나와 동 대학원에서 석사학위를 취득했다. 1983년 첫 직장인 삼성전자에 입사해 컴퓨터 소프트웨어를 연구하다 1987년 미국으로 건너가 럿거스대학교에서 컴퓨터공학 박사학위를 땄다. 1992년 삼성SDS로 돌아와 기술연구소 오픈솔루션센터장을 역임했다.

1999년 6월 팀원 7명과 파수의 전신인 사내벤처 '뉴트러스트'를 설립하고 직접 사장을 맡았다. 현재 파수의 최고재무책임자(CFO)를 맡고 있는 이지수 전무도 1992년부터 2000년까지 삼성SDS에 몸담으며 조 대표와 함께 파수를 창업한 멤버 중 하나다. 재무관리총괄 강용권 상무 역시 이들을 따라 일찌감치 파수에 합류했다.

지금의 탄탄한 모습과 달리 창업 초기에는 수많은 우여곡절을 겪었다. 파수의 대표 기술인 디지털 콘텐츠 저작권은 이제 익숙한 분야이지만 회사 창업 당시만 하더라도 생소한 개념이었다. 영화, 방송 등 콘텐츠에 DRM을 적용해 유통 플랫폼을 선보였지만 실질적인 수익으로 이어지지 않았다. 4년간 적자가 계속되며 자본금은 바닥을 보일 위기에 놓였다.

신속하게 결단을 내린 조 대표는 2003년 기업용 문서보안 솔루션을 사업 모델을 전환했다. 2007년에는 애플리케이션 보안 솔루션 스패로우로 사업 확장을 시도했다. 다만 성공적인 보안 분야와 달리 전자출판 플랫폼, 인공지능(AI) 기반 메모 앱 디지털페이지 등에서는 아직 뚜렷한 성과는 없는 상태다.


◇잇따라 발행한 전환사채, 조 대표 지분율 19%까지 감소

조 대표는 핵심 사업모델로 DRM을 확립시켰지만 회사에 대한 지배력은 여전히 불안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1분기 말 기준 조 대표의 지분율은 19.31%에 불과하다. 225만3152주다. 특수관계인 지분을 모두 더해도 21.99% 수준이다. 통상적으로 안정권인 30%에는 한참 못 미친다. IPO 이후부터 거론된 약점에서 아직도 자유롭지 못한 셈이다.

파수는 2013년 코스닥 상장 과정에서 신주 상장으로 조 대표의 지분이 희석됐다. 33.6%에 달하던 지분은 26.25%로 줄었다. 친인척과 임원 등 특수관계자 지분을 합치면 당초 43.54%에 달했지만 34.58% 수준으로 감소했다. 이외에 산은캐피탈이 10.53% 지분율로 주요주주에 올랐지만 상장 후 매도 절차에 돌입하며 지분을 처분했다.

이후 조 대표는 전환사채권과 장내매수 등으로 주식수를 245만3152주로 늘렸다. 하지만 전체 발행 주식수가 늘어난 데다 전환사채에 조 대표의 우선매수청구권이 포함된 것으로 전해지지만 일부 행사하지 않아 지분율은 줄어갔다. 그동안 5번에 걸쳐 적게는 20억원 많게는 70억원 규모의 전환사채를 발행했다. 제5회차가 2020년 전환된 가운데 이후로는 추가 발행되지 않았다.

코스닥 상장 당시 파수의 총 발행 주식수는 792만9695주였다. 하지만 10년간 전환사채와 신주인수권부사채(BW) 등 행사로 작년 말 기준 발행 주식수는 총 1145만6922주로 늘었다. 조 대표를 제외한 임원들에게 신주발행을 통한 주식매수선택권까지 부여하며 조 대표의 지분율은 줄며 2021년에는 20%대가 무너졌다.

지분 5% 이상 보유 주주는 조 대표가 유일하다. 여기에 한때 60%를 넘어섰던 소액주주 비율은 57.1%에 달하며 IPO 초반 40.29%에서 10%가량 증가했다. 우리사주조합 역시 0.44% 수준이다. 일각에서는 5% 미만의 우호지분 존재 가능성도 거론되지만 불안한 상태가 지속되고 있다. 주주총회 특별결의를 막을 힘도 없다. 주총 특별결의는 출석주주 3분의 2, 총 주주 3분의 1 이상 찬성하면 승인 가능하다.

이에 대해 회사 관계자는 "과거 전환사채 발행으로 지분율이 감소한 것처럼 보이지만 지배력이 안정화된 지 오래됐다"며 "전환사채를 추가로 발행하지 않아 지금의 안정화된 상태를 잘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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