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사업구조 재편]밥캣 넘기는 두산에너빌리티, 득실은부채 및 이자비용 감소 등 재무구조 개선효과
조은아 기자공개 2024-07-12 13:27:11
이 기사는 2024년 07월 12일 08시12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두산에너빌리티는 이번 사업구조 재편으로 두산밥캣을 두산로보틱스에 넘기게 된다. 그간 두둑한 배당금을 지급하며 어려웠던 시기 두산에너빌리티를 지원해왔던 알짜 자회사였던 만큼 아쉬움이 있을 수밖에 없다. 배경에는 실적에 대한 자신감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손해만 있을까. 두산에너빌리티는 본업과 큰 상관 없는 사업을 넘겨 주력 사업에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에너지 사업과 미래 성장동력인 원자력, SMR(소형모듈원전), 가스·수소터빈 등 고부가가치 사업에 한층 집중할 수 있게 댔다.
사업적 이득 외에 재무적으로 이점이 많다. 특히 차입금이 줄어들고 이자비용 역시 줄일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순차입금 1.2조 감소…이자보상배율 2.1배→3.1배
12일 두산그룹 등에 따르면 두산에너빌리티가 사업법인과 투자법인으로 분할하면서 투자법인에 두산밥캣 관련 차입금 7177억원, 미지급비용 66억원을 더해 모두 7243억원의 부채가 넘어갈 예정이다. 구체적으로는 유동성장기부채 2491억원, 사채 3896억원, 장기차입금 700억원 등이다. 이 투자법인은 최종적으로 두산로보틱스에 넘어간다.
두산에너빌리티는 또 법인 분할을 결정하면서 직접적 시너지가 부족한 두산큐벡스, D20 캐피털 등의 법인 역시 계열사에 매각하기로 했다. 이를 통해 4813억원의 현금을 확보하게 된다.
차입금은 줄고 현금은 늘면서 전체적으로 순차입금이 1조2000억원가량 감소하는 효과를 누리게 됐다. 올해 기준 순차입금도 기존 2조8000억원에서 1조6000억원으로 42% 줄 예정이다.
순차입금이 줄면서 연간 660억원가량의 금융비용을 절감하는 효과도 있을 것으로 계산됐다. 두산에너빌리티는 매년 1500억원 안팎을 이자로 쓰고 있다. 지난해는 1651억원, 그 전년에는 1417억원을 이자로 지급했다.
이자비용이 줄면 이자보상배율(EBITDA/금융비용) 역시 큰 폭으로 개선된다. 별도기준 기존 2.1배에서 3.1배로 높아질 예정이다. 이자보상배율은 기업의 채무 상환 능력을 나타내는 지표다.
두산에너빌리티는 두산밥캣 처분이익으로 순이익 개선 효과 역시 누릴 것으로 보인다. 두산밥캣의 주가가 상승하면서 두산에너빌리티가 보유한 두산밥캣 지분가치는 2조1980억원에서 2조4473억원으로 높아졌다. 모두 2493억원의 처분이익이 발생하면서 순이익에 그만큼 반영된다.

◇배당수익 없어도 된다…본업의 완벽한 부활
두산밥캣은 두산그룹의 숨은 효자다. 2014년 4월 설립된 이후 단 한 번도 연간 순손실을 기록한 적이 없다. 최근엔 2년 연속 최대 실적을 기록하며 대규모 현금이 유입됐다.
두산밥캣이 벌어들인 현금은 모회사이자 두산그룹의 핵심인 두산에너빌리티로도 흘러가고 있다. 두산밥캣은 2021년 두산인프라코어 매각과 함께 두산에너빌리티 자회사로 편입됐다. 기존 지분율은 51.06%였으나 지난해 두산에너빌리티가 지분 5%를 블록딜로 처분하면서 현재는 46.06%를 보유 중이다.
2022년과 2023년 두산밥캣은 각각 1800억원, 1550억원을 전체 배당금으로 지급했는데 이 가운데 920억원, 715억원이 두산에너빌리티로 흘러들어왔다. 지금의 두산에너빌리티에겐 큰 돈이 아닐 수 있지만 2022년까지만 해도 두산에너빌리티의 개별기준 영업이익이 853억원에 그쳤다는 점을 볼 때 결코 적지 않은 수준이다.
그간 역할이 컸던 두산밥캣을 두산로보틱스에 넘기는 배경으론 두산에너빌리티의 완전한 정상화를 꼽을 수 있다. 그만큼 자신감이 붙었다는 의미다. 두산에너빌리티는 지난해 별도기준 매출 6조6519억원, 영업이익 4549억원을 거뒀다. 매출은 전년 대비 25.9%, 영업이익은 무려 433.3% 증가했다. 매출이 6조원을 넘긴 건 2013년 이후 10년 만이었다.
올해도 지난해와 비슷한 분위기를 이어가는 중이다. 체코 원전 수주에 대한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다. 한국수력원자력과 두산에너빌리티, 한전기술 등으로 구성된 '팀코리아'와 프랑스 전력공사(EDF)가 경쟁하고 있는데 이달 중순 우선협상대상자가 발표될 것으로 전해진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관련기사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전체기사
-
- 교보생명, 보장성 비중 축소 속 실적·CSM 동시 감소
- BC카드, 신사업 선전에도 본업 매출 축소
- 푸본현대생명, 환율 변동성에 투자부문 적자
- 코리안리, 보험계약마진 증가… 킥스비율도 우상향
- [저축은행 서민금융 리포트]정책자금대출 경쟁 붙은 지주계, 앞서가는 하나저축
- 현대캐피탈, 본업 경쟁력으로 손익 방어…사옥 매각익 반영
- [금융사 임베디드 동맹 분석]신한금융, 더존비즈온과 'ERP 뱅킹' 야심찬 청사진
- [저축은행 위험 관리 점검]페퍼저축, 2년간 대출채권 1조 매각…올해 건전성 회복 기대
- 보험업 신뢰지킨 주인공
- [카드사 글로벌전략 점검]KB국민카드, 인니에 역량 집중…실속은 태국에서
조은아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
- [Peer Match Up/KB VS 신한]KB금융, 자산건전성 우위 지켰다
- [Peer Match Up/KB VS 신한]반대 흐름 뚜렷한 수익성 지표
- [Peer Match Up/KB VS 신한]무엇이 '리딩금융' 갈랐나
- 서수동 메리츠화재 부사장, 1년 만에 윤리경영실장으로 복귀
- [은행권 알뜰폰 사업 점검]토스모바일 3년차, 성적표는
- [우리금융 동양생명 M&A]금융지주 계열 생보사, 중위권 싸움 불붙는다
- [우리금융 동양생명 M&A]숙원 풀었다, 종합 금융그룹으로 도약 발판 마련
- [우리금융 동양생명 M&A]자세 낮춘 우리금융, "긴장의 끈 놓을 수 없다"
- [우리금융 동양생명 M&A]금융위 조건부 인수 승인, 조건 살펴보니
- [이사회 분석]하나금융 BSM 공개, 경영 전문가 1명 줄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