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두산밥캣 품으로…모트롤이 얻는 이점과 과제 현금 배분 적었지만 든든한 뒷배 확보…중국법인 손실 만회는 양사의 과제
이호준 기자공개 2024-06-13 08:13:40
이 기사는 2024년 06월 12일 17시47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모트롤이 3년 만에 두산밥캣 품에 다시 안겼다. 시장에서는 두산밥캣의 자금력 덕분에 모트롤이 순손실을 만회하고 필요한 투자를 이어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다만 '중국' 시장에서의 부활은 양사가 함께 해결해야 할 과제로 남아 있다. 두 회사는 상호 시너지를 통해 어려운 시장 상황을 극복할 전략을 세울 것으로 전망된다.◇현금 배분 적었지만…두산밥캣 자금력으로 '만회'
두산밥캣이 인수하는 건 유압기기를 생산하는 모트롤이다. 모트롤은 지난해 12월 1일 인적분할을 통해 방산 부문(MNC솔루션)과 유압기기 부문으로 분할됐으며 유압기기 부문은 모트롤이라는 이름을 그대로 사용하여 신설법인으로 설립됐다.
당시 인적분할은 MNC솔루션이 현금을 더 많이 가져가는 방식으로 이루어졌다. 모트롤은 분할비율을 존속법인 17.68%, 신설법인 82.32%로 정했으나 MNC솔루션에 분할비율보다 훨씬 큰 비중으로 보유 현금성 자산(단기금융상품 포함)을 넘겼다.
이로 인해 지난해 말 연결 기준 모트롤의 현금성 자산은 약 488억원으로 MNC솔루션(854억원)의 절반 정도다. 모트롤이 지난해 12월 영업손실(-6억원)을 기록한 만큼 수익성이 악화되는 추세였음을 감안하면 다소 불리할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
다만 두산밥캣 품에 안기면서 돈 걱정은 덜게 됐다. 두산밥캣은 지난해 말 보유 현금이 1조4000억원 수준인 데 반해 부채비율은 75%에 불과하다. 재정적으로 안정적인 두산밥캣의 지원을 받게 되면 모트롤은 순손실을 만회할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된다.
특히 모트롤은 완전 전동화 시대에 대비해 전기적으로 장비를 구동하고 제어하는 'E-드라이브' 기술 개발에 힘을 쏟고 있다. 이에 업계에선 자금력이 풍부한 두산밥캣의 지원으로 모트롤이 앞으로 얻을 재무적 효과가 적지 않을 것이란 평가가 나온다.
◇양사 모두 순손실…중국 시장 '시너지'로 뚫나
물론 양사가 함께 풀어나가야 할 숙제도 있다. 바로 '중국' 시장에서의 부활이다. 모트롤의 경우 중국 유압부품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지난 2011년 장쑤성에 현지 법인(Jiangyin)과 생산 기지를 지은 바 있다. 그리고 재작년에는 제2공장을 설립하기도 했다.
그러나 현재 중국 시장은 그리 좋지 못하다. 로컬 굴삭기 업체들의 급격한 성장으로 경쟁이 한층 치열해진 데다 현지 부동산 경기 침체와 판가 하락 등이 겹쳐 있기 때문이다. 모트롤의 중국법인 역시 지난해 -18억원의 순손실을 내며 적자 전환했다.

장사가 불안정한 것은 두산밥캣도 마찬가지다. 건설 경기 침체로 중국 내 사업 환경이 어려워진 건 동일하기 때문에 두산밥캣의 중국법인(Doosan Bobcat China) 역시 최근 2년 연속(2022년 -96억원, 2023년 -12억원) 순손실을 기록한 상황이다.
업계는 일단 주택 구매에 관한 규제를 해제하며 건설 경기 활성화를 도모하는 중국 당국에 기대를 걸고 있다. 또 두산밥캣의 영업망과 모트롤의 핵심 기술이 합쳐 시너지를 내는 식으로도 양사가 중국 시장에서의 입지를 강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 중이다.
두산밥캣 관계자는 "세계적인 수준의 제품과 기술을 갖춘 두산밥캣과 모트롤이 수직적 결합으로 시너지를 창출할 것"이라며 "공정거래위원회의 기업결합심사를 거쳐 오는 9월 모트롤 인수를 마무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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