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 시총 200조]신사업 자회사 상장 혹은 우회 상장 가능성은⑥포스코 제외하면 상장 원칙상 가능…포스코인터처럼 합병 추진할 수도
조은아 기자공개 2024-07-18 07:40:48
[편집자주]
장인화 포스코그룹 회장이 2030년까지 계열사 시가총액 합계를 200조원으로 만들겠다고 공언했다. 자신감의 표현일까. 주식과 관련한 많은 격언이 알려주듯 주가는 예측 불가능의 영역이다. 그러나 장인화 회장 역시 그냥 던진 얘기는 아닐 터. 더벨이 장 회장이 목표를 제시한 근거와 달성 가능성 등을 짚어봤다.
이 기사는 2024년 07월 15일 16:2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포스코그룹의 시가총액을 큰 폭으로 늘릴 수 있는 방안이 없지는 않다. 새로운 회사를 상장하면 된다. 예컨대 LG그룹의 경우 2022년 LG에너지솔루션을 상장하면서 SK그룹을 제치고 시총 2위에 올랐다.포스코그룹은 어떨까. 일단 가장 규모가 큰 포스코의 경우 사실상 상장이 불가능하다. 포스코그룹은 2022년 초 지주사 체제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포스코 상장이 어렵도록 정관을 변경했다. 당시 중복상장에 따른 기업가치 하락 문제가 제기됐기 때문이다. 포스코가 상장하려면 최대주주 포스코홀딩스의 주주총회 특별결의에 의한 승인을 얻어야 한다.
특별결의는 주주 의결권 3분의 2 이상의 출석과 발행 주식 총수의 3분의 1 이상 찬성을 확보해야 한다. 통과 조건이 그만큼 까다롭다. 수치를 떠나 포스코홀딩스가 단독주주인만큼 마음만 먹으면 가능하지만 지금으로선 몇 년 만에 주주와의 약속을 깨진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반면 다른 자회사들의 경우 상장이 가능하다. 당시 포스코를 제외한 다른 자회사들은 관련 정관을 바꾸지 않았다. 포스코는 국내외에 여러 자회사를 통해 이차전지 소재에 들어가는 원료 사업을 하고 있다. 리튬을 생산하는 포스코아르헨티나(100%), 포스코필바라리튬솔루션(82%), 포스코리튬솔루션(100%) 그리고 폐배터리 재활용 사업을 하는 포스코GS에코머티리얼즈(51%) 등이 대표적이다.
대부분 규모가 그리 크지 않은 데다 이제 막 상업화에 접어든 단계로 상장을 논하기엔 이르지만 아예 불가능한 것만은 아니다. 마음먹기에 따라 사업 전망이나 자금 조달의 필요성에 따라 상장을 추진할 수도 있다.
다만 이들 회사 역시 당분간은 상장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포스코홀딩스는 2022년 지주사 체제 전환 이후 열린 1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자회사 중복상장이 기업가치를 저하시킨다는 지적에 대해 "포스코는 비상장을 유지하고, 향후 신사업도 비상장을 유지한다는 원칙을 지키겠다"고 대답했다.
시총을 늘릴 수 있는 다른 방법으로는 상장사와 비상장사의 합병이 있다. 앞서 상장사인 포스코인터내셔널이 비상장사인 포스코에너지를 흡수합병한 바 있다. 이를 통해 회사의 외형이 커진 건 물론 그간 상사라는 이미지에 갇혀 있던 포스코인터내셔널 주가가 큰 폭으로 상승하는 효과 역시 거뒀다. 포스코에너지가 창출하는 현금을 투자에 널리 활용할 수 있게 됐다는 점도 이점으로 꼽힌다.
선택지도 많은 편이다. 포스코홀딩스 종속회사는 모두 191곳인데 이 가운데 상장사가 6곳밖에 없다. 주요 비상장 종속회사만 추려도 80곳이 넘는다. 사업영역도 큰 틀에서 철강(금속), 에너지, 자원 등으로 어느 정도 비슷해 다양한 조합이 가능하다.
마지막으로 고려 가능한 방안은 신사업 진출이다. 이차전지 사업이 지난해 포스코그룹의 시총을 큰 폭으로 늘렸듯 새롭게 사업에 진출하면 주가가 상승동력을 얻을 수 있다.
다만 이 역시 말처럼 간단하지만은 않다. 포스코그룹의 이차전지 사업은 하루이틀 만에 이뤄진 사업이 아니다. 포스코가 염수에서 리튬을 추출하는 기술을 처음 개발한 게 2012년으로 12년 전의 일이다. 내화물 사업을 주력으로 삼았던 포스코켐텍이 음극재 생산 계획을 밝힌 것도 2010년이다. 당시만 해도 절대 '기대주'는 아니었다.
특히 포스코그룹이 이차전지 소재 사업에서 빠르게 자리를 잡았던 원인으로 금속을 국내에서 가장 잘 알고, 또 가장 잘 다룰 수 있다는 점을 빼놓을 수 없다. 광물과 동떨어져있는 완전한 신사업에 진출할 여지는 높지 않다는 의미다.
사실상 장인화 회장이 세운 시총 200조원 목표는 현실화가 쉽지 않아 보인다는 게 업계의 관측이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장 회장 체제 출범을 전후로 주가가 워낙 많이 떨어지고 또 이차전지 사업의 연속성 등을 놓고 우려도 꾸준히 나오면서 장 회장이 주가 부양 의지를 다소 과격하게 전달한 것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포스코그룹은 최근 제3회 이차전지 소재 사업 밸류데이를 열고 시총 목표 200조원을 위한 구체적 방안들을 공개했다. 포스코홀딩스가 미국과 인도에 철강 사업 투자를 추진하고, 저수익 자산 정리를 통해 2026년까지 약 2조6000억원의 현금을 마련하는 게 골자다. 또 2조원 규모의 자사주를 2026년까지 전량 소각한다는 계획까지 제시했지만 주가는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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