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4년 07월 16일 06:5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더에셋' 매각은 올해 상업용 부동산 시장 랜드마크 딜로 꼽힌다. 삼성물산 서초사옥으로 알려진 이 빌딩은 연면적만 2만4500평이 넘는다. 평당가를 4500만원으로 추정하면 자산가는 1조1000억원에 달한다.코어(Core)자산을 뛰어넘는 트로피에셋(Trophy Asset)의 등장에 마케팅 전부터 업계의 관심이 집중됐다. 자문사 선정도 치열했다. 몸값 1조의 자산 거래를 성사시키면 한 해 농사를 거의 다 지은 거나 다름없기 때문이다.
외국계 기업, 로컬 회사를 막론하고 내로라하는 곳들이 도전장을 내민 것으로 알려졌다. 최종적으로는 쿠시먼앤드웨이크필드코리아-세빌스코리아가 매각 주관사로 선정됐다. 이 과정에서 자문업계의 현 주소를 가늠할 수 있는 작은(?) 사건이 발생하기도 했다.
중소형 빌딩 거래를 전문으로 해오던 한 서비스 회사가 자문 성사 수수료로 수억원대를 제시했다는 후문이다. 더에셋 거래가를 1조로 가정하면 0.1% 수수료만 받아도 10억원은 돼야 한다. 나라에서 거래 금액에 따라 정해 놓은 상한요율 0.4~0.7%에도 한참 못 미치는 수준이다.
회사 입장에서 보면 대형 자산 매입매각 자문으로 보폭을 넓히고자 하는 전략으로 읽힌다. 일단 주관사로 선정되면 최종 거래 성사 여부와 무관하게 단기적으로는 시장에 이름을 알리는 게 가능하다. 물론 최종 딜 클로징에 자신이 있었을 수도 있다.
하지만 장기적으로는 제 살 깎아먹기에 불과하다. 판매자가 한번 상품 가격을 떨어뜨려 놓으면 다시 올리기가 쉽지 않다. 서비스도 마찬가지다. 업계에서 나눠 먹어야 할 파이의 사이즈를 줄이는 것과 같다.
물론 턱없이 낮은 수준에서 서비스 계약이 체결될 가능성은 낮다. 더에셋의 경우엔 매도자가 코람코자산신탁이다. 업계 주요 플레이어가 수억원대 수수료로 매입매각 거래가 성사될 거라 기대했을 리 만무하다.
하지만 가랑비에 옷 젖는다는 말이 있듯 이름난 회사들마저도 조금씩 수수료율을 낮춰 덤핑 수주하는 건이 늘고 있는 추세다. 시장이 부침을 겪고 자문업계 경쟁도 심해지자 빈번해진 일이다. 그동안 알게 모르게 파이가 줄어들고 있었던 셈이다.
이번 더에셋 사례는 자문업계가 위기를 직시하는 계기가 됐을 것으로 보인다. 비단 매입매각뿐만 아니라 각종 자문 서비스 가격이 떨어지면 능력 있는 브로커 등 전문가들은 떠날 수밖에 없다. 결국엔 서비스의 질이 낮아지는 것도 당연지사다. 제 살 깎아먹는 출혈 경쟁을 하기보단 정면 승부를 위한 역량을 키울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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