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4년 07월 18일 07시17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올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24'에서 인상 깊었던 장면 중 하나는 곽노정 SK하이닉스 사장의 기자간담회다. 그는 블룸버그 기자가 향후 주가 전망에 대해 묻자 "내부적으론 3년 정도 이내에 도전해 볼 만한 목표치가 시총 200조 정도로 최선을 다해 노력을 해보겠다"고 말했다.현장에서 곽 사장의 말을 듣는 순간 귀를 의심했다. 일반적인 상장사 경영진은 주가에 대한 언급을 극히 꺼린다. 더군다나 SK하이닉스 같은 글로벌 대기업의 수장이 당시 시점의 시총보다 2배가 되는 수치를 말했다는 점이 놀라웠다.
그 후 곽 사장의 발언은 현실화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고대역폭메모리(HBM) 시장에서 리더십을 확보하면서 주가가 올 들어 가파르게 상승했다. 지난달 7일 150조원, 13일에는 160조원을 돌파했다. 같은 달 18일에는 170조원을 넘기도 했다.
곽 사장의 말이 공언(空言)이 아닌 '꽤 정확한 예측'이 되고 있는 셈이다. 지금 와서 보면 엔지니어 출신인 곽 사장이 SK하이닉스가 정말 괜찮은 기업이라는 걸 달리 표현할 방법을 몰라 '솔직한 심정'을 토로하면서 나름의 '과감한 마케팅'을 펼친 것이었을지도 모르겠다.
그렇다면 앞으로 시총 200조원을 달성하는데 생각해 볼 수 있는 변수는 무엇일까. 우선 삼성전자의 선전이다. 삼성전자는 아직 엔비디아에 HBM3E를 공급하지 못해 많은 우려를 받았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시간 문제로 보는 시선이 많다. 엔비디아에 HBM3E 공급 없이도 2분기 영업이익이 10조원을 기록하는 괴력도 발휘했다.
SK하이닉스 입장에서는 차세대 격전지 HBM4, 컴퓨트익스프레스링크(CXL) 등에서 안심하기 이르다. 다만 삼성전자의 경우 '생산 차질'을 노리는 노조가 변수로 보인다.
미국 대선이 '조기 종영'될 조짐을 보이는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의 귀환도 준비해야 한다. 미국기업을 지원하고 자국 내에서 반도체 생산을 늘리려는 기조가 더 강하고 빠르게 전개될 수 있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에 밀려 체면이 말이 아닌 마이크론, 인텔의 급부상을 주목할 필요성이 커진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2017년 방한해 평택 미군기지에서 헬기를 타고 용산 미군기지로 이동했다. 이때 삼성 평택캠퍼스를 보고 "도대체 저게 뭐야(What the hell is that?)"라며 놀랐다. 옆에서 삼성 반도체공장이라고 알려주자 트럼프 전 대통령은 "저런 것을 미국에 지어야 했는데"라며 아쉬워했다고 알려져있다.
그간 SK그룹은 몸집에 맞지 않게 국내외 대관이 약하다는 지적을 종종 받았다. 미국의 정치적 격변과 그 영향에 관해 보다 정확한 정보와 판단력이 필요하다.
스스로의 변화도 중요하다. 그간 아무래도 추격자 입장이다 보니 여전히 경쟁사를 눈치 보는 경향이 없지 않다. 하지만 이제 2등 또는 3등 DNA가 남아 있다면 과감하게 버리고 자신의 역량에 대한 인식이 달라져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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