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투자전문 VC 줌인] 오거스트벤처, 영화투자 베테랑 '송승엽·이광수' 포진②영화업계 20년 경력, 한국영화 산업 족적 남긴 '대작' 다수 투자
이기정 기자공개 2024-07-24 09:01:32
[편집자주]
벤처캐피탈(VC)업계에서 문화콘텐츠 투자가 어렵다고 평가받는 이유는 다른 섹터와 비교해 투자 프로세스가 크게 다르기 때문이다. 특히 영화 투자의 경우 제작사와 감독의 역량, 시나리오, 수익성, 출연 배우, 배급사 등 고려해야할 요소가 한두개가 아니다. 설립 3년차 신생 VC인 오거스트벤처파트너스가 주목을 받는 배경은 이같은 문화콘텐츠 투자를 수십년 동안 경험한 베테랑들이 포진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회사는 심사역들이 그간 쌓아 놓은 트랙레코드를 바탕으로 영화 배급사들로부터 출자를 받아 첫 펀드를 결성하는데 성공했다. 마수걸이 펀드를 결성한 오거스트벤처파트너스의 다음 목표는 투자 영토 확장과 인력을 늘리는 것이다. 더벨이 오거스트벤처파트너스의 비전과 투자 전략을 들여다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7월 18일 15:0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신생 벤처캐피탈(VC)은 기존 업계에서 잔뼈가 굵은 심사역들이 독립하면서 탄생하는 경우가 많다. 이들은 그동안 주로 활동했던 투자 분야를 강점으로 내세워 하우스의 정체성을 정한다. 대표적으로 DSC인베스트먼트에서 독립한 위벤처스가 초기 투자 전문 하우스를 표방했고 SBI인베스트먼트 출신 심사역들이 설립한 K2인베스트먼트파트너스가 세컨더리 전문성을 어필했다.2022년 설립된 유한책임회사(LLC)형 VC 오거스트벤처트파트너스의 경우 영화업계에 20년 이상 몸 담은 베테랑 심사역들이 모여 설립됐다. 주인공은 캐피탈원 출신의 송승엽 대표와 이광수 부대표다. 이들은 그간 국내 영화 산업에 족적을 남긴 영화들에 다수 투자하며 업계에서 인정을 받는 심사역들이다.
초기 하우스들의 역량이 핵심 심사역에 의존하는 경향이 큰 것을 고려하면 오거스트벤처파트너스는 상당히 유리한 포지션에 있는 셈이다. 실제 회사는 영화 펀드에 주로 자금을 푸는 출자자(LP)들 사이에서 상당한 인지도를 보유하고 있다. 향후 회사는 심사역 충원을 통해 영향력을 넓혀가겠다는 목표다.
◇송 대표, 4개 펀드 대펀 이력 눈길…르네상스펀드 IRR 9% 성과 '괄목'
오거스트벤처파트너스의 핵심 심사역은 송 대표와 이 부대표다. 두 심사역 모두 영화업계에서 20년 이상 활동했고 영화 투자 경력만 각각 10년 이상이다. 최근까지도 문화콘텐츠 투자 전통 강자로 평가받는 캐피탈원에서 대표와 투자본부 상무로 활동을 이어왔다.
구체적으로 1963년생인 송 대표는 1995년 영화업계에 입문했다. 영화제작 프로듀서로 활동하면서 영화업계에서 실무 경험을 쌓았고 2010년 캐피탈원에 입사하면서 영화 투자를 시작했다. 이어 2019년부터는 2년 동안 캐피탈원 대표로 활동했고 고문직을 1년가량 지내다가 2022년 오거스트벤처파트너스를 설립했다.
캐피탈원에서 운용인력으로 참여한 펀드만 5개에 달한다. '한국영화르네상스 투자조합(118억원)', '조선업구조개선 투자조합(200억원)', '여성창조기업 투자조합(145억원)', '농림수산식품 투자조합3호(150억원)', '해양신산업 투자조합(150억원)' 등이 해당한다. 이중 여성기업펀드를 제외하고는 모두 대표펀드매니저를 맡았다.
르네상스펀드의 경우 내부수익률(IRR) 9%, 멀티플 1.3배의 우수한 성과를 기록했다. 송 대표는 "영화 펀드는 일반 기업에 투자하는 다른 펀드와 달리 IRR 9%면 최상위급 성적"이라며 "해당 펀드로 영화 '7번방의 선물', '감시자들', '신세계', '검은사제들' 등에 투자했다"고 설명했다.
이외 투자한 영화로는 '인생은 아름다워', '한산', '교섭' 등이 있다. 가장 기억에 남는 투자 사례로는 '마녀2'와 '모가디슈'를 꼽았다. 먼저 '마녀2'는 2022년 코로나19가 한창인 시절 개봉한 영화다. 110만의 관객수가 손익분기점(BEP) 구간이었는데 280만명의 관객을 끌어모으는데 성공했다. 캐피탈원 역시 해당 영화 투자로 30%가 넘는 수익을 기록했다. '모가디슈' 역시 2021년 개봉해 361만명의 관객수를 기록해 상당한 수익을 선물했다.
송 대표는 "영화 '마녀'를 인상깊게 봤는데 '마녀2' 투자 의뢰가 들어왔다"며 "작품성을 믿고 요청액보다 많은 금액을 투자했고 높은 수익률을 기록해 펀드의 전체적인 성과를 끌어올릴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모가디슈는 펜데믹 상황에서 개봉이 늦어져 일부 수익을 포기해야 하는 상황이었는데 좋은 결과를 얻어 업계 상생의 모범사례로 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 부대표, 1000만 영화 '신과함께' 투자…"심사역 보충에 속도낼 것"
1966년생인 이광수 부대표는 비디오 제작 및 유통사인 서울음광상사를 통해 영화업계에 입문했다. 이어 영화사 아이비전엔터테인먼트 등을 거쳐 2014년 캐피탈원에 합류했다. 처음에는 경영지원팀에서 준법감시를 담당하는 부장으로 시작했지만 투자본부 상무까지 직위가 올랐다.
운용인력으로 참여한 펀드는 '캐피탈원 콘텐츠가치평가 투자조합(100억원)', '캐피탈원 롯데-iMBC 투자조합(60억원)', '캐피탈원 쇼박스-iMBC 투자조합(50억원)', '캐피탈원 농림수산식품조합 1호(200억원)·2호(150억원)·3호(150억원)' 등이다.
대표 포트폴리오로는 영화 '신과함께', '청년경찰', '변산', '완벽한 타인', '노량', '아이캔스피크' 등이 있다. 이 가운데 2017년 개봉한 '아이캔스피크'는 이 부대표에게 특별한 의미가 있는 영화다. 그는 딱딱하고 어두울 수 있는 소재를 밝고 명쾌하고 풀어냈다는 점에서 높은 점수를 줬다.
또 1000만 관객수를 기록한 '신과함께'도 대표 투자 영화로 꼽았다. 이 부대표는 "관객수 328만명을 동원한 '아이캔스피크'는 개인적으로도 뭉클했던 영화였다"라며 "'신과함께'는 시나리오만 보고 걱정이 있었는데 시사회에서 결과물을 보니 성공할 수 있다는 확신이 들어 기억에 남는다"라고 말했다.
이외에 오거스트벤처파트너스에는 국립보건원과 경영컨설팅 회사 등을 거친 김병훈 상무가 심사역으로 합류했다. 김 상무는 아직 투자 경험은 없지만 바이오업계에 몸 담았던 경력을 바탕으로 오거스트벤처파트너스의 투자 섹터 풀을 넓히는데 기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백오피스 업무는 김기주 이사가 맡는다. 중앙대 경영학과 출신인 김 이사는 산업계와 영화업계를 고루 거친 인력이다. 주로 리스크 관리 역할을 맡을 예정이다. 현재는 관리역 경험이 있는 이 부대표에게서 실무 업무를 익히고 있다.
오거스트벤처파트너스는 운용하는 펀드가 늘어나면 새로운 심사역들이 합류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실제 문화콘텐츠 투자를 하다 잠시 휴식 기간을 보내고 있는 심사역들이 회사측과 긍정적인 논의를 이어가고 있다. 추가로 다른 섹터의 심사역들도 적극적으로 영입한다는 계획이다.
송 대표는 "업계 후배들과 자주 소통하고 있는데 일부 심사역들이 합류 의사를 보이고 있다"며 "향후 해양수산 등 섹터로 투자 범위를 늘릴 생각이기에 인력 보강에 속도를 올릴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문화콘텐츠 외 분야에서도 심사역들을 충원해 후배들이 원하는 투자를 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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