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대업계 돋보기]씰리코리아, '생산공장 증설' 한국 전폭 투자 까닭은①럭셔리 라인 등에 업고 가파른 성장세, '한국산' 품질 경쟁력 차별화
변세영 기자공개 2024-07-25 07:53:57
[편집자주]
수면시장이 커지면서 국내 침대업계도 격변기를 보내고 있다. 만년 2등 시몬스가 에이스침대를 밀어내고 선두로 올라선 가운데 대기업의 자본력을 등에 업은 매트리스 업체들의 맹공도 거센 상황이다. 변화의 물결을 마주한 침대업계는 프리미엄 라인을 개발하거나 마케팅 전략을 다변화하는 등 주도권 쟁탈에 사활을 걸고 있다. 주요 침대 매트리스 사업자들의 경영 현주소와 지배구조, 향후 전략 등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7월 22일 16:0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미국에 뿌리를 둔 매트리스 전문기업 씰리침대는 한국에 전폭적인 투자를 단행하기로 유명하다. 여타 글로벌 매트리스 기업과 달리 자체 생산 공장을 세우고 국내 소비자에게 직접 유통하고 있다는 점이 가장 큰 특징이다. 향후 스프링 공장까지 추가할 예정이다.씰리침대가 한국에 투자하는 이유는 시장 가능성을 높게 평가했기 때문이다. 실제 씰리코리아컴퍼니의 경우 국내 초고가 침대 시장에 성공적으로 안착하면서 매년 두 자릿수 퍼센트 성장률을 보이고 있다. 이 밖에도 추후 한국 생산기지를 통한 중국 수출 물량을 확대하려는 의도도 내포된 것으로 해석된다. 사실상 한국을 동북아시아 거점으로 낙점한 셈이다.
◇엑스퀴짓·헤인즈 등 초고가 라인 인기, 매년 최대매출 경신
씰리침대는 1881년 미국 텍사스에서 시작된 글로벌 매트리스·침구 브랜드다. 현재 미국 템퍼-씰리인터내셔널그룹에 속해있다. 씰리침대가 한국과 인연을 맺은 건 1980년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씰리침대는 국내 1위 사업자인 에이스침대와 라이선스 계약을 맺고 ‘에이스씰리’로 소비자에게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다. 이후 1996년 라이선스 계약이 종료되자 직진출로 선회했다. 씰리코리아 법인이 설립된 것도 이 시점이다.
이후 2008년을 기점으로 법인을 재설립하게 된다. 기존 씰리코리아 법인은 미국 씰리 본사가 100% 출자한 형태였으나 법인 재출범과 함께 미국 본사와 씰리 아시아퍼시픽 호주법인의 합작사로 구조가 바뀌었다. 법인명도 씰리코리아에서 씰리코리아컴퍼니로 변경됐다.
씰리침대가 본격적으로 비즈니스를 확장한 건 2010년대 들어서면서부터다. 신세계와 현대, 롯데백화점에 차례로 직매장을 오픈하며 전국단위 유통망을 구축했다. 이를 발판으로 씰리코리아컴퍼니는 FY2019부터 FY2023까지 매년 두 자릿수 퍼센트 매출 성장세를 이어오고 있다.
구체적으로 FY2019 매출액은 333억원, FY2020 392억원, FY2021에는 534억원을 각각 기록했다. 팬데믹과 함께 고급 매트리스 수요가 커지면서 비즈니스가 날개를 달았다. 이후 FY2022를 기점으로 매출 600억원 벽을 넘었다. 2023년에는 경기침체로 인한 소비심리 악화에도 매출액이 676억원을 기록하며 역대 최대치를 또 한 번 경신했다.
씰리코리아컴퍼니의 고속 성장에는 럭셔리 상품군 인기가 한몫했다. 씰리코리아컴퍼니는 2020년 엑스퀴짓1을 출시하며 프리미엄 시장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이어 2022년 1000만원 안팎의 엑스퀴짓2와 최대 6000만원에 달하는 헤인즈 라인을 추가로 선보이며 초고가 라인업을 강화했다. 엑스퀴짓2의 경우 2023년 월평균 판매량이 전년(2022년)대비 30%나 증가했을 만큼 인기를 끌고 있다. 이에 힘입어 씰리침대는 300만원 이상 중·고급 매트리스 시장 점유율이 35% 수준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여주 생산공장에서 내수물량 커버, 중국향 수출 확대 목표
씰리코리아컴퍼니의 가장 큰 특징은 한국에 자체 생산공장을 보유하고 있다는 점이다. 외국 매트리스 기업이 국내에 생산 공장을 갖는 건 이례적이다. 앞서 2016년 여주 5만5000㎡(1만6637평) 대지에 자체 생산공장을 오픈했다. 스웨덴의 식품 포장용기 제조 기업 테트라팩의 공장 부지와 건물을 인수한 후 내부 설비를 배치해 매트리스 생산 공장으로 재단장했다.
여주공장은 주로 매트리스를 생산한다. 국내 내수 물량을 책임진다. 인건비가 싼 동남아에 생산 기지를 두는 게 보통이지만 '메이드 인 코리아'가 갖는 품질력에 대한 프리미엄 이미지를 노린 것이다.
재고 부담이 적은 것도 긍정적인 요소다. 씰리침대는 국내에서 고객 주문이 들어오면 매트리스를 생산하기 시작해 다이렉트로 배송한다. 2023년 말 기준 씰리코리아컴퍼니의 재고자산은 25억원에 그쳤다. 같은 기간 템퍼코리아 재고자산 규모가 224억원이라는 점과 비교하면 체감이 크다.
향후 씰리침대는 국내에 매트리스 생산 기지를 넘어 ‘스프링’ 제조라인까지 구축한다는 방침이다. 그간 매트리스에 들어가는 핵심 재료인 스프링을 호주와 중국에서 수입해 사용했는데 국내생산으로 전환하겠다는 목표다.
이를 통해 국내 공장에서 생산하는 매트리스를 중국에 수출하는 작업도 더욱 확대할 것으로 분석된다. 씰리침대는 이미 중국에 5~6개 현지 공장을 보유하지만 현지 소비자들이 한국산 제품을 고급 이미지로 선호하는 경향이 크기 때문이다. 국내 공장의 덩치를 키워 중국 내 초고가 침대 수요에 대응하려는 의도로도 해석할 수 있다.
씰리코리아컴퍼니 관계자는 “씰리침대는 여주 공장 인근에 매트리스 공장 증설을 계획하고 있다”면서 “2~3년 내 공사를 마치면 호주 등에서 수입하고 있는 스프링까지 한국에서 직접 생산하게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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