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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유의 사태' 카카오, 플랜B 가동 '이상 무' 김범수 경영혁신위원장 구속 가능성 제기 때부터 대비

최현서 기자공개 2024-07-23 08:59:55

이 기사는 2024년 07월 23일 07:3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김범수 카카오 경영쇄신위원장이 구속됐다. 창업자이자 CA협의체 의장인 김 위원장의 부재로 업계는 카카오의 경영 공백을 우려하고 있다. 투자, 인공지능(AI) 전환 등 계획이 '올스톱'되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다.

하지만 카카오는 정신아 대표(사진)를 중심의 플랜B를 이미 마련해뒀다. 지난해부터 올해 초까지 카카오 경영진을 김 위원장 최측근이 아닌 인물들로 재정비해 놨다. 특히 정 대표는 카카오벤처스 대표 출신으로 벤처투자와 AI 분야에 정통하다고 꼽힌다.

일각에서 우려하는 결정권자의 부재는 CA협의체를 통해 극복하겠다는 게 카카오의 대응책이다. 필요에 따라 CA협의체 소속 태스크포스(TF)를 만들 수 있는 만큼 유연한 상황 대응으로 김 위원장의 공석을 채울 예정이다.

◇격랑에 빠진 카카오, 미리 마친 의사결정체계 재설정

김 위원장 구속으로 카카오는 플랜B에 돌입한다. 지난해 11월 창사 이래 마주한 가장 큰 사법 리스크를 타개하기 위해 CA협의체 산하 '경영쇄신위원회'를 출범하면서 체질 개선에 나섰다. 카카오 경영에서 한걸음 떨어져 있던 김 위원장이 부임하며 직접 그룹을 재편하기 시작했다.

그동안 카카오는 계열사의 특성을 고려해 자율적인 경영을 보장해왔다. 하지만 김 위원장은 경영쇄신위원회 출범 이후 본사 위주 중앙 의사결정으로 경영 방식을 손보기 시작했다.

이는 계열사 축소로 대표된다. 김 위원장이 솔선수범했다. 그는 올해 3월 △케이큐브임팩트 △오닉스케이 △뉴런잉글리쉬 법인 청산을 마쳤다. 사실상 김 위원장이 보유한 개인 법인은 케이큐브홀딩스 하나다. 이달 기준 카카오 계열사도 작년보다 23개 감소한 124개로 줄었다.

일각에서는 자유로움이 특징이었던 카카오 그룹 색채가 옅어지는 게 아니냐는 지적도 나왔다. 하지만 최악의 사법 리스크 상황을 맞닥뜨리자 본사로 집중되는 의사결정체계의 역할이 부각되기 시작했다.

김 위원장 부재에 따라 당분간 '빅딜'은 멈출 가능성이 있지만 큰 문제가 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카카오는 계열사 줄이기에 공을 들이는 상황이다. 여기에 더해 SM엔터테인먼트 인수로 곤혹을 치루고 있기에 외부 기업 인수는 김 위원장 부재와 무관하게 계획에 없었을 것으로 보인다.

◇AI 사업, 정신아 능력 보여줄 때


김 위원장의 구속으로 AI로 대표되는 신사업에 대한 우려도 커지게 됐다. 토종 IT 기업 중 글로벌 빅테크와의 기술 협력을 발표하지 않은 건 사실상 카카오 하나 뿐이다. 카카오는 독자노선을 걷기로 결정했다. 느리지만 정확하게 AI 사업을 추진한다는 입장이다.

일각에서 우려하는 건 AI 개발을 위한 자금 수혈, 유망 스타트업 인수를 통한 능력 확대 등이다. 김 위원장 구속으로 의사결정 프로세스가 멈출 수 있다는 것이다.

속도보다 방향에 집중하겠다는 게 카카오 입장이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서비스 출시'에 적용되는 말이다. 내부에서는 각종 투자를 추진하며 바쁘게 움직여야 한다. 지난해 상반기 중 발표 예정이었던 카카오의 한국어 특화 초거대 AI 모델 '코GPT'는 1년 넘게 출시가 미뤄지고 있다.

IT 업계는 카카오가 김 위원장 구속 가능성이 제기된 시점부터 이미 정신아 대표를 중심으로하는 플랜B를 준비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정 대표가 CA협의체 공동의장을 맡고 있는 만큼 김 위원장이 역할을 이어받을 가능성이 높다.

또 정 대표는 카카오벤처스 대표 출신이다. 기업이 아닌 사람을 본다는 철학으로 투자를 집행했고 VC 업계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던 인물이다. 이에 일각에서 우려하는 AI 스타트업 인수, 투자 등에는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스타트업 지분투자는 창업자 부재에도 추진해볼 수 있는 '스몰딜'인 경우가 많다.

정 대표는 신사업을 비롯한 대부분의 최종 결정권을 갖고 있던 김 위원장의 빈 자리를 CA협의체를 활용해 채울 전망이다. CA협의체 산하에는 경영혁신위원회를 비롯해 △전략위원회 △ESG 위원회 △책임경영위원회 △브랜드커뮤니케이션위원회 등이 있다. 상황에 따라 TF도 추가할 수도 있다. 그룹 계열사 방향을 설정하는 CA협의체 조직과 역할이 확대되면서 창업자 부재에도 유연한 결정을 내릴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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