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 비전 MRO]'친환경 개조' 한 계단 더 올라선 HD현대마린솔루션②선박용 엔진 MRO부터 친환경 선박 개조까지 확대…척당 수천억원 수주 기대
허인혜 기자공개 2024-07-26 10:20:21
[편집자주]
'영원한 것은 없다'는 명제를 떠올리면 제조기업에게 애프터서비스(AS)는 필수 불가결인 사업이다. 특히 방산과 선박, 항공처럼 규모가 큰 제품들은 신품 구매만큼 유지·보수·정비(MRO)에 들어가는 비용도 만만치 않다. 투입 자금이 많다는 의미는 또 다른 노다지 시장이라는 뜻, 국내 중후장대 기업들이 MRO에 주목하는 이유다. 국내 대표 제조사부터 제조업을 투트랙으로 운영하는 타 업권의 기업까지 새로운 꿈으로 삼고 뛰어들고 있다. 더벨이 MRO 사업을 뉴 비전으로 낙점한 기업들의 현황과 성공 스토리를 살펴보고 전망을 제시해 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7월 24일 16:1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선구자의 길은 어렵지만 기업이라면 과실이 달다. HD현대그룹은 유지·보수·정비(MRO) 사업에 비교적 빠르게 진입했다. 판매 과정에서부터 선박 애프터서비스를 지원해 오다 사업의 경쟁력을 알아보고 HD현대마린솔루션을 출범시켜 전문화했다.시작이 빨랐던 만큼 유효한 족적을 남기고 미래를 대비하고 있다. HD현대그룹은 일반적인 MRO 사업 대비 한 단계 높은 기술력을 자랑한다. 특히 HD현대마린솔루션은 엔진과 친환경 개조 중심의 상선 MRO를 개척하고 있다.
◇수리·보수에서 친환경 선박 개조로 확대
HD현대그룹은 중공업, 그중에서도 조선 사업을 중심으로 각각의 역할이 확실한 계열사를 갖추고 있다. 상선과 특수선을 모두 제작하는 한편 만드는 선박의 규모도 중소형부터 초대형까지 다양하다.
제조기술에 기반을 둔 MRO 사업에서도 우위를 점할 만한 특징이다. HD현대의 조선 3사와 HD현대마린솔루션 등 선박 제조와 유지·보수·정비(MRO)를 담당하는 계열사들이 각각의 역할을 하고 있다.
HD현대그룹이 조선 분야를 상선과 함정(특수선), 해양플랜트로 나눈다면 HD현대마린솔루션이 상선과 해양플랜트를 담당한다. HD현대중공업은 특수선 수리의 A-Z를 모두 관할하고 있다. 국내 기업 중에서는 상선과 해양플랜트, 특수선까지 전방위 MRO 사업을 펴는 곳이 드물다.
상선 MRO는 글로벌 여러 기업들이 진출한 분야지만 HD현대마린솔루션은 조금 다른 시장을 두드리고 있다. 친환경 선박 개조 등이다. 일반적인 상선의 MRO는 인건비가 저렴한 중국과 동남아 등지에서 이뤄지고 있는데 기술력은 선체 보수 선에 그친다. 또 해운사들은 보유 상선이 많아 자체적으로도 MRO 역량을 구축하고 있는데 역시 자체적인 보수와 정비 수준이다.
HD현대그룹 관계자는 "자체적인 수리 역량을 보유하고 있더라도 기술적인 난이도를 요하는 작업은 전문 업체에 맡길 수밖에 없는데 그런 프리미엄 MRO 서비스를 지원하는 게 HD현대마린솔루션의 정체성"이라며 "과거의 MRO 사업은 AS 개념이 강했다면 HD현대마린솔루션은 MRO 시장을 새로운 블루오션으로 보고 시장에 본격적으로 참여해 개척 중"이라고 부연했다.
◇친환경 선박 발맞춘 MRO 기술·독자 엔진 수리도
HD현대마린솔루션의 특화 전략은 미래형 선박에 맞춰져 있다. 선박 사후관리(AM)뿐 아니라 친환경 선박 개조와 자동화, 디지털 제어 시스템과 플랫폼 구축 등이다. 국제해사기구(IMO)의 환경 규제로 친환경 선박으로의 전환이 필수적인 상황에서 이 시장에 뛰어들어 점유율을 선점한다는 계획이다.
탄소·연료 저감 기술을 구형 선박에 탑재한다. 액화천연가스(LNG) 등 탈탄소 연료 관련 개조 프로젝트를 노린다. 차세대 친환경 선박 개조사업으로 불리는데 1척을 개조하는 데에 수주 단가가 소형 신규 선박 수주 실적 수준인 수천억원에 이른다.
HD현대그룹이 독자 엔진기술을 구비한 만큼 납품 엔진 수리도 HD현대마린솔루션의 영역이다. 힘센엔진(HiMSEN)이다. HD현대그룹이 애프터서비스를 MRO까지 발전시킨 배경도 독자엔진 판매 과정에서 나왔다. 해양플랜트도 HD현대의 엔진을 쓰고 있으면 MRO 영역에 포함된다.
2016년부터 친환경 선박 개조의 꿈을 꿔온 HD현대마린솔루션은 올해부터 본격적인 수주 신호탄을 쐈다.
그리스 선사 넵튠과의 계약이 대표적이다. 3월 자동차 운반선 네 척에 대한 엔진 부하 최적화(EPLO) 서비스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EPLO 솔루션을 적용하면 ㎾h당 최대 6g의 탄소 배출 저감을 기대할 수 있다고 관계자는 설명했다. 미국 에너지기업 셰브론과도 LNG운반선 2척에 대한 재액화 설비 설치 등에 대한 개조 계약을 맺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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