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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견 이차전지사는 지금]주가 들썩이는 세방전지, 반년 만에 '더블업' 비결은②호실적에 주가 변동성 커져…일본 진출 가능성에 목표주가↑

박완준 기자공개 2024-07-31 08:00:49

[편집자주]

글로벌 이차전지 산업은 '캐즘'이라는 단어와 직결된다. 지층 속 단절된 공간이 마치 새로운 첨단 제품이 나올 때의 시장 확산 모습과 비슷하다고 해 붙여진 말이다. 고금리 기조에 따른 경제 성장 부진과 중국발 공급 과잉 등으로 대기업마저 적자의 늪에서 헤어 나오지 못하고 있다. 이번 위기를 단순 사이클에 따른 불황이 아닌 산업의 대격변 차원에서 살펴봐야 한다는 분석도 나온다. 같은 환경에 놓인 중견 이차전지사들은 어떤 길을 가고 있을까. 더벨은 중견 이차전지사의 경영 현황과 사업 전략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7월 25일 11:0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국내 이차전지 종목 중 가장 상승률이 높은 곳이 아닐까. 세방전지 주가 얘기다. 올들어 시가총액 상위종목에 위치한 이차전지 관련 종목들은 지속적인 하락세를 보이면서 코스피·코스닥 지수 약세를 이끌었다. 하지만 세방전지는 반년 만에 주가가 두 배 이상 상승해 시장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눈여겨 볼 대목은 상승 기간과 속도다. 세방전지 주가는 올 1월 24일 5만3800원에서 11거래일 만에 8만2000원으로 껑충 뛰었다. 아울러 올 4월 4일 7만4100원에서 한 달 만에 12만2500원으로 상승했다. 이 기간 주가의 궤적을 보면 꾸준한 매수세가 동반되며 강한 우상향 곡선을 그리는 데 성공했다.
최근 1년간 세방전지 주가 흐름표.
세방전지 주가 상승의 일등공신은 실적이다. 올 초부터 보인 두 번의 상승 모두 실적 발표 기간과 맞물려 있기 때문이다. 이차전지 섹터에 묶인 세방전지는 전기차 등 전방 산업의 불황에도 호실적을 기록하며 수급이 몰린 것으로 판단된다.

세방전지는 차량·산업용 납축전지 브랜드 '로케트배터리'를 제조·판매하는 기업이다. 2013년 전기차와 하이브리드차 모두에 탑재되는 차세대 연축전지 AGM 배터리의 상용화에 성공했다. 이차전지 셀을 받아 리튬전지 팩을 제조하는 사업도 영위하고 있다.

세방전지는 지난해 창사 이래 최대 영업이익(1299억원)을 기록했다. 올 1분기에도 영업이익 461억원을 거둬 2분기 연속 400억원을 넘어섰다. 현금 유입이 원활하니 순차입금이 마이너스(-)인 무차입 경영도 유지 중이다. 주가에 큰 영향을 끼치는 실적 성장과 재무 개선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은 것이다.

세방전지의 거래량도 올해들어 급증하고 있다. 지난해 하반기(6~12월) 평균 5~7만주의 거래량을 보이던 세방전지는 올 초부터 하루 거래량 10만주를 넘기는 거래일이 빈번했다. 특히 큰 상승 폭을 기록한 2월 7일은 128만주 이상 거래되며 주가 상승을 뒷받침했다. 통상 주식 거래량이 상향 돌파해 큰 폭의 주가 상승을 보인 경우 강세 종목으로 분류된다.

다만 세방전지 주가는 이달 내림세로 전환했다. 올 7월 1일 10만3800원에 머물던 주가는 이날 장중 8만7100원까지 떨어졌다. 미국 대선 후보로 나선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이차전지 기업에 보조금을 지급하는 인플레이션감축법(IRA) 폐지를 주장한 탓이다. 아울러 인공지능(AI), 반도체 등 새롭게 성장 중인 산업들이 부각되면서 투자자들의 이차전지 투자 관심도가 떨어진 부분도 주효했다.

증권가에서는 세방전지의 목표주가를 상향하며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축전지 공급 부족으로 최대 생산능력(CAPA)을 가동해야 하는 상황인 데다 AGM 배터리의 수요도 견조하다는 분석이다. DS투자증권은 세방전지의 목표주가를 11만5000원에서 15만원으로 상향했다.

김수현 DS투자증권 연구원은 "세방전지는 일본 법인 설립으로 일본 시장 진출도 준비 중인 것으로 안다"면서 "2대 주주인 GS유아사(GS Yuasa)가 일본 완성차 업체인 A사의 오래된 공급자 역할을 해 왔는데 이를 활용하면 세방전지가 A사 물량을 상당수 확보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낮은 주가순자산비율(PBR)도 장점으로 꼽혔다. 올 1분기 기준 세방전지의 PBR은 0.85배다. PBR은 주식 가격을 주당순자산(BPS)으로 나눈 수치다. 쉽게 말해 기업이 보유한 자산을 모두 팔아도 시가총액 이상일 정도로 저평가됐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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