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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K 스타트업 견문록]에이엔폴리, 신공장 준공 임박…스케일업 준비 '착착'②내년 200억 시리즈B 통해 사업 확장 목표…2027년 기업공개 도전

포항(경북)=이기정 기자공개 2024-07-30 09:51:57

[편집자주]

국내 스타트업 생태계 수도권 쏠림 현상이 심화하고 있다. 스타트업얼라이언스에 따르면 지난해 투자를 유치한 스타트업 가운데 67%가량이 수도권에 거점을 두고 있다. 이를 타개하기 위해 정부와 지자체가 다양한 노력을 펼치고 있지만 불균형 문제는 쉽게 해결되지 않고 않다. 과거 섬유 등 제조 산업이 크게 발달했던 대구·경북(TK) 지역은 전통 산업이 힘을 잃으면서 위기 의식이 커지고 있다. 지자체는 수년 전부터 지역을 대표하는 스타트업 육성에 공을 들였다. 최근 인공지능, 소재부품장비, 바이오 등 다양한 분야에서 주목 받는 기업이 등장했다. 더벨이 지역 벤처 생태계 발전에 힘쓰고 있는 투자사와 함께 유망 스타트업을 찾아가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7월 25일 14:0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친환경 소재 '나노셀룰로오스'를 개발하고 있는 에이엔폴리가 본격적인 스케일업 작업에 착수했다. 전략적투자자(SI)를 확보하면서 신공장 건설에 필요한 재원을 마련한 것이 주효했다. 회사는 이르면 내년 신공장에서 제품 양산을 시작해 매출을 일으키겠다는 목표다.

2017년 설립된 에이엔폴리는 지역 투자사들의 도움으로 사업 초기 자리를 잡았다. 이후 소재의 우수성을 받으면서 국내 소재 대기업 계열의 벤처캐피탈(VC)로부터 후속 투자를 유치했다. 내년에는 200억원 규모로 시리즈B 라운드를 열어 사업 확장을 위한 자금을 조달할 예정이다.

에이엔폴리의 경쟁력은 소재 역량에서 나온다. 바이오매스를 활용해 친환경적이면서도 경쟁 제품과 비교해 기능이 우수하다. 회사는 향후 가격 경쟁력까지 갖춰 시장에 제품을 선보일 계획이다. 이어 2027년 기업공개(IPO)에 나선다는 청사진을 그리고 있다.

◇소재 대기업 CVC 'SI' 합류 눈길…인라이트벤처스 3번 투자 '믿음' 굳건

포항공대 교원이 창업한 에이엔폴리는 시리즈 라운드 별로 가장 도움이 되는 투자사를 확보해왔다. 먼저 2018년 8억원 규모 시드에서 경상북도에 거점을 둔 인라이트벤처스, 포스텍홀딩스의 투자를 받아 지역 인프라를 확보했다. 지역 거점 하우스들은 지역 유관 기관들과 협업을 통해 초기 스타트업의 성장을 지원한다.


이어 2020년 35억원 규모 프리시리즈A에서는 인라이트벤처스가 후속투자를 진행했고 이수창업투자, 롯데벤처스, 임팩트스퀘어, 산업은행이 신규 합류했다. 롯데케미칼을 자회사로 둔 롯데그룹의 기업주도형 벤처캐피탈(CVC)이 참여하면서 소재 가능성을 인정받았다.

2022년 110억원 규모 시리즈A에서는 포항에 제철소를 두고 있는 포스코그룹의 CVC 포스코기술투자가 신규 투자사로 나섰다. 친환경 소재를 만드는 에이엔폴리는 ESG 기업에 투자한다는 포스코기술투자의 투자 철학과 관련이 깊다. 상대적으로 큰 하우스를 투자사로 확보해 대규모 자금을 조달할 수 있었다. 추가로 해당 라운드에서는 롯데벤처스와 산업은행이 팔로우온 투자를 진행했다.

올해 진행한 시리즈A 브릿지에서는 효성그룹의 CVC 효성벤처스가 새롭게 합류했다. 효성은 SI 관점에서 에이엔폴리에 투자했다. 이와 함께 인라이트벤처스가 3번째 후속 투자에 나서며 굳건한 믿음을 보여줬다. 브릿지 라운드의 총 투자액은 약 40억원 규모다.

노상철 에이엔폴리 대표는 "운이 좋게 라운드별로 회사 성장에 도움을 줄 수 있는 투자사들이 관심을 가져 줘 감사한 마음"이라며 "투자사들의 지원 덕분에 여러 국가 사업 등에 선정돼 성장을 지속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데모 공장 가동으로 캐파 10배 상승 기대…글로벌 진출 '잰걸음'

에이엔폴리는 최근 확보한 실탄을 활용해 1500평 규모의 데모 공장 건축을 준비하고 있다. 올해 10월 착공을 시작해 이르면 내년 말 준공을 마무리한다는 로드맵이다. 회사는 늦어도 2026년 초에는 제품 양산을 시작하겠다는 목표다. 신공장이 가동을 시작하면 에이엔폴리의 연간 최대 생산량은 약 10배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제조에 필요한 시간 역시 회당 4시간가량 단축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회사는 글로벌 진출에도 주력하고 있다. 이 일환으로 2022년 포스코인터내셔널과 나노셀룰로오스 해외 수출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협약 내용은 포스코인터내셔널이 해외 네트워크를 활용해 에이엔폴리의 판로 개척을 돕는 형태다. 이를 통해 에이엔폴리는 포스코그룹의 든든한 지원을 다시 한번 확인했다.

에이엔폴리 신공장 조감도

이를 위해 에이엔폴리는 내년 150억~200억원 규모의 시리즈B 라운드를 추진할 계획이다. 재무적투자자(FI)부터 시너지를 낼 수 있는 국내외 SI까지 포괄적으로 알아 볼 생각이다. 이후 소재 매출 실적을 확보해 2027년 기업공개(IPO)에 도전할 예정이다.

인라이트벤처스에서 투자를 담당한 조영호 수석팀장은 "에이엔폴리는 최근 펀딩을 통해 공장 준공을 위한 자금을 확보했다"며 "소재기업 특성상 충분한 양산성을 확보해야 하는데 이번 기회로 스케일업이 가능해졌다"고 설명했다.

◇'강도·가격경쟁력' 모두 경쟁사 대비 우수…고객 탄소 저감에 기여

에이엔폴리의 경쟁력은 개발하고 있는 소재에 있다. 왕겨와 해조류 등 바이오매스를 활용해 소재 개발에 성공하면서 친환경적이면서도 가격이 저렴하다는 강점이 있다. 회사에 따르면 일본에서 만든 경쟁 소재는 목재 펄프를 사용해 산림 훼손 문제를 지적받고 있다. 가격도 상대적으로 비싼 편이다.

소재가 보유한 기능도 탁월하다. 강도는 강하면서도 무게가 가볍다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이다. 추가로 △높은 탄성률 △흡착성 △내열성 △투명성 △전기 절연성 △보수, 발수성 △기체 차단성 등 소재에 요구되는 주요 기능에서 모두 우수한 지표를 보이고 있다.

여러 산업군에 적용이 가능하다는 점도 기대 요소다. 에이엔폴리의 소재는 △섬유 △식품 포장재 △자동차 △식료품 △바이오의료 △친환경 접착제 △화장품 △전자기기 등 분야에 사용이 가능하다. 회사는 이를 바탕으로 국내 여러 산업군에서 고객을 확보하겠다는 목표다.

노 대표는 "에이엔폴리는 기존 소재를 대체하는 새로운 소재를 개발해 기업들이 지속가능한 가치를 실현하는데 도움을 줄 수 있다"며 "고객은 상품을 강화하면서도 탄소 사용을 줄일 수 있어 우리회사 소재를 사용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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