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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법인 재무분석]효성티앤씨 베트남 법인, 사업 다각화로 '변동성 완화'스판덱스 시황 부진 '버팀목', 계열분리로 예정된 사업구조 변화

김위수 기자공개 2024-07-31 08:04:22

[편집자주]

2022년 12월 법인세법 개정으로 국내 본사가 해외 자회사로부터 배당금을 받을 때 부담하는 세금 규모가 큰 폭으로 줄었다. 이에 따라 현금 확보가 필요한 기업의 최고재무책임자(CFO)들은 배당을 확대할 여력이 있는 해외 자회사는 어디인지 살펴봐야 할 것으로 판단된다. THE CFO가 기업별 국내 본사 배당수익을 책임질 우량 해외 자회사를 찾아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7월 29일 16:26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HS효성그룹을 분리한 효성그룹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할 계열사는 효성티앤씨다. 조현준 효성그룹 회장이 지주사와 더불어 등기임원을 맡고 있는 유일한 상장 계열사다. 효성그룹의 '뿌리'인 섬유 사업과 더불어 철강 트레이딩 등 무역 및 타이어코드 사업 일부를 진행 중이다.

이중 타이어코드 사업은 엄밀히 말하면 HS효성첨단소재의 몫이다. 그럼에도 효성티앤씨에 타이어코드 매출이 잡히는 이유는 베트남 소재 계열사의 사업영역이 명확히 나뉘지 않았기 때문이다. 효성티앤씨는 베트남 법인의 애매모호한 사업영역으로 인한 수혜를 봤다. 시장상황에 따른 실적 변동성을 일부나마 완화해주는 역할을 한 것이다.

◇그룹 핵심사업 집결한 동나이 법인

효성티앤씨의 베트남 동나이 법인(Hyosung Dong Nai)은 해외 계열사 중 자산규모가 가장 큰 곳이다. 스판덱스는 물론 스판덱스의 원료인 폴리테트라메틸렌글리콜(PTMG), 나이론 등 섬유 사업과 타이어코드 사업을 영위 중이다. 에어백에 들어가는 원사인 테크얀을 생산하기도 한다.

동나이 법인이 설립된 2015년에는 지금과는 달리 ㈜효성이라는 하나의 법인에서 지금의 효성티앤씨·효성화학·효성중공업·효성첨단소재 등이 진행하는 사업을 모두 맡았다. 계열사별로 사업을 나눌 필요가 크지 않았던 상황이다. 그렇다 보니 지금의 효성티앤씨는 물론 HS효성첨단소재의 사업영역 중 일부가 동나이 법인을 통해 진행됐다.

효성티앤씨에 스판덱스라는 주력 제품이 있다면 HS효성첨단소재에는 타이어코드가 있다. 실제 효성그룹이 분할하기 전까지 스판덱스와 타이어코드는 모두 그룹을 대표하는 사업으로 손꼽혔다. 동나이 법인에 그룹의 핵심 사업이 모두 집결해 있던 셈이다.

동나이 법인은 효성티앤씨의 해외 계열사 중 단연 돋보이는 실적을 자랑한다. 특히 2021년 이후부터는 매년 1조원이 훌쩍 넘는 매출이 나고 있다. 단 동나이 법인은 설립된 이후 ㈜효성 혹은 효성티앤씨로 별도 배당금을 보내지는 않았다. 대신 수익을 법인에 쌓아 현지 사업 확장을 위한 설비투자에 투입하거나 재무건전성 개선에 활용했다.

실제 2019년 328.2% 수준이었던 동나이 법인의 부채비율은 매년 하락, 지난해 72%를 기록했다. 자본총계는 꾸준히 늘어나고, 부채총계도 규모가 줄어드는 흐름을 보였다. 특히 3289억원의 당기순이익을 낸 2021년을 기점으로 부채비율이 급격히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스판덱스 시황 변동성 일부 완화

2021년은 효성티앤씨에게 있어 잊을 수 없는 한 해였다. 연간 매출이 8조5960억원, 당기순이익이 1조원에 달했다. 직전해인 2020년보다 매출은 66.5%, 영업이익은 무려 500% 늘어났다.

하지만 이듬해인 2022년 상황은 급변했다. 스판덱스 사업의 시장상황이 흔들리면 효성티앤씨의 수익성 역시 크게 꺾였다. 매출은 8조8827억원으로 2021년보다 소폭 늘었지만 당기순이익이 192억원에 불과했다. 이 시기 적자로 돌아선 해외 스판덱스 계열사들도 속출했다.

이를테면 중국 취저우 소재 스판덱스 계열사는 2021년 1086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한 뒤 2022년 587억원의 당기순손실을 냈다. 이밖에 중국 광둥, 주하이, 닝샤, 인도 등에 위치한 법인도 적자전환했다.


이런 가운데 동나이 법인은 1조6308억원의 매출과 1615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 직전해 대비 당기순이익이 50% 넘게 줄기는 했지만 시장상황을 고려하면 '선방'이었다. 효성티앤씨 연결 기준 당기순이익(192억원)보다도 동나이 법인의 당기순이익이 컸다.

동나이 법인의 사업 다각화 효과가 빛을 발했다는 분석이다. 타이어코드 등 스판덱스 외의 사업이 부진한 시장상황에서 버팀목으로 작용했다. 단 지난해에는 타이어코드 사업의 시장상황도 좋지 않아 완충제 역할을 하지 못했다.

효성그룹과 HS효성그룹이 분리로 동나이 법인의 사업구조에도 변화가 생길 전망이다. 동나이 법인의 스판덱스 등 섬유 사업은 효성그룹에, 타이어코드 등 산업자재 사업은 HS효성그룹에 속하도록 하는 방향으로 정리된다. 사업이 정리되면 동나이 법인은 물론, 효성티앤씨 전반적으로 실적과 스판덱스 시장상황의 연계성이 더 커지게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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