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rket Watch]회사채 금리, 기준금리 아래로…'기업 우호적' 수급 지속금리인하 사이클 진입 기대감…회사채 품귀현상 이어져
백승룡 기자공개 2024-07-31 09:11:30
이 기사는 2024년 07월 30일 16:0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연내 금리인하 기대감이 강해지면서 회사채 금리가 기준금리(3.5%)를 뚫고 내려가는 상황이 펼쳐졌다. 일부 국고채는 2%대까지 낮아져, 사실상 3차례 수준의 금리인하를 선제적으로 반영하고 있는 모습이다. 강한 투자수요 덕분에 기업들에게는 자금조달을 위한 최적의 여건이 만들어진 상황이다. 다만 채권시장이 과열돼 금리가 과도하게 낮아졌다는 지적도 고개를 들고 있다.◇ 국고채 이어 회사채 금리도 3.5% 밑돌아…회사채 발행시장 '완판' 행렬
30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전날 회사채 AA- 등급 3년물의 최종호가수익률은 3.434%로 집계됐다. 회사채 금리는 이달 25일 3.484%로 기준금리(3.5%)를 밑돈 데 이어 3거래일 연속 3.4%대를 맴돌고 있다. 기준금리 인하 전망에 힘입어 국고채 금리가 지난해 12월부터 기준금리를 밑돌았는데, 이제는 회사채 금리까지 기준금리를 뚫고 내려간 것이다.
올해 하반기부터 기준금리 인하가 시작될 것이라는 기대감에 채권시장 전반의 강세가 나타나고 있는 모습이다. 미국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금리 선물시장에서 미 연방준비제도(Fed)가 오는 9월 금리를 동결할 가능성은 0%로 보고 있다. 미국이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ed)에서 금리인하를 단행하면 한국은행도 연내 기준금리 인하에 나설 것이라는 게 시장의 중론이다.
최성종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곧 기준금리 인하 사이클에 진입할 것이란 기대로 높은 금리 매력을 보유한 크레딧 채권에 대한 수요가 이어지고 있다”며 “공사채·은행채 등 최상위등급 크레딧물의 순발행 규모가 급격하게 늘어날 가능성이 제한적이다 보니, 공급 부담은 낮고 수요는 높은 상황”이라고 짚었다. 이어 “국내 채권형 펀드 설정액도 이달 큰 폭 증가하는 등 매수 수요가 꾸준한 모습”이라고 덧붙였다.
이달 회사채 수요예측을 진행한 20여개 기업 가운데 모집액을 채우지 못한 곳은 롯데건설(A+/부정적)이 유일했다. 롯데건설을 제외하면 DL이앤씨(AA-), SK에코플랜트(A-) 등 건설채 수요예측에서도 1조원 안팎의 매수주문이 쏟아졌다. 두산퓨얼셀(BBB0), AJ네트웍스(BBB+) 등 상대적으로 신용등급이 낮은 BBB급 기업들도 모집액을 웃도는 투자수요를 확인했다. 한진, 한화생명(신종자본증권) 등의 매수주문이 증액 목표치에 미달됐지만 모집액을 채우는 데는 문제가 없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회사채 발행 기업이 많지 않아 이달 전체로 보면 순상환을 나타냈다"며 "연초부터 1분기 내내 기업들이 선제적으로 자금조달을 마친 영향"이라고 말했다. 이어 "시장의 유동성은 좋은데 회사채 품귀현상이 지속되면서 신용도가 낮더라도 금리만 괜찮으면 자금이 몰리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 반기보고서 이후 발행시장 재개…8~9월 만기 물량 '8조' 차환 발행 이뤄지나
발행사에게 우호적인 시장 환경이 조성되면서 투자은행(IB) 업계에서는 3분기 회사채 발행물량이 쏟아져 나올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날 롯데리츠의 담보부사채 수요예측을 끝으로 기업들은 반기보고서 시즌에 돌입, 회사채 발행시장은 약 2주간 숨 고르기에 나선 뒤 내달 중순부터 발행을 재개할 예정이다. 8월과 9월에 걸쳐 만기도래 예정인 회사채 규모가 8조원에 달해 3분기 차환 발행 물량이 많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IB업계 관계자는 “현재 시중은행의 대기업 대출금리가 4%대인데, 회사채 금리가 기준금리를 밑돌기 시작하면서 기업 입장에서도 회사채를 발행할 유인이 커졌다”며 “아직 한국은행의 금리인하가 이뤄지진 않았지만 시장에선 선제적으로 반영을 하고 있어, 금리인하를 기다리던 기업들도 발행을 검토하는 것 같다”고 했다. 이어 “3분기 만기 물량도 많아 차환 수요를 고려하면 내달 중순 이후 발행시장이 분주하게 돌아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일각에서는 시장금리가 너무 과도하게 낮아졌다는 우려도 내비치고 있다. 현재 국고채 3년물 금리는 2.978%로 낮아져 지난 2022년 5월 이후 2년여 만에 3%를 밑돌고 있다. 통상 국고채 금리가 기준금리보다 20~30bp 높게 형성된다는 점을 고려하면, 채권시장에서는 사실상 3차례 수준의 금리인하를 반영하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국고채 금리가 조정을 받으면 회사채 금리도 연동될 수밖에 없다.
김성수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펀더멘털 측면에서 현재 금리는 과도하게 낮은 수준”이라며 “한국은행도 이달 금융통화위원회에서 현재 금리 레벨이 과도한 수준이라고 언급했는데, 통화당국과 시장 간의 괴리가 확대되면 이에 대한 대응이 불가피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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