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rket Watch]BBB급 줄줄이 등판, '개인 투자자' 겨냥 조달전략 눈길HL D&I한라 '월지급식' 도입…효성화학 7%대 절대 금리밴드 제시
손현지 기자공개 2024-07-12 07:28:14
이 기사는 2024년 07월 09일 15:1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총선 이후로 뜸하던 '비우량채' BBB급 이슈어들이 회사채 시장을 찾고 있다. 금리 인하 기대감이 커지면서 고금리 투자처 막차를 타려는 개인 투자자들의 수요가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기관 투자자 대상 수요 예측에서 미매각이 나와 평판이 훼손되더라도, 개인을 대상으로 물량을 소화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조달 전략도 각양각색이다. HL D&I한라(BBB+) 등은 매달 이자를 받을 수 있는 '월 지급식' 방식을 적용해 개인 투자자들을 공략했다. 효성화학도(BBB+) 7%대 고정금리를 제시해 고금리 매력을 배가시켰다. 이달 수요예측을 준비 중인 한진(BBB+)도 가산금리를 막판까지 고심 중인 것으로 알려진다.
◇"고금리 막차타자"…개인들 회사채 수요 노린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달부터 이달 9일까지 집계된 BBB급 회사채 발행물은 총 4건이다. HL D&I한라, 효성화학, 두산, 두산퓨얼셀 등이 공모채 시장을 찾았다. 이들 모두 하반기 금리인하가 예고된 만큼 만기구조는 1~2년으로 단기로 설정했다.
한진도 오는 22일 발행을 준비 중이다. 금리는 '미정'이며 최대 1400억원 규모로 계획하고 있다. 한진은 개별 민평금리 자체가 높은 편이라 스프레드 폭을 크게 설정하지 않는 편이다. 직전 발행에서 희망금리밴드로 개별민평에서 1.5년물은 -50bp~0bp, 2년물은 -40bp~0bp를 가산한 적 있어 비슷한 수준으로 금리를 제시할 것으로 전망된다.
회사채 시장에서 BBB급 신용등급은 '비우량채'로 불린다. 통상적으로 AA-이상은 우량채라고 부르고 A+ 이하는 비우량채로 분류한다. 특히 BB+이하는 투자 부적격 등급으로 여겨진다. 안정적인 투자를 추구하는 기관 투자자들은 비우량채 투자를 선호하지 않는 편이다.
반면 개인 투자자들은 주로 BB+~BBB+ 회사채를 선호한다. 신용등급이 낮은 만큼 연 6% 이상의 고금리를 주는 채권이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고금리 투자처를 찾는 이들에게 최근 2~3%에 불과한 은행의 예·적금 금리는 만족스럽지 않을 수 밖에 없다.
개인 투자자들의 선호를 반영하면서 올 상반기 BB+~BBB+ 비우량등급의 회사채 발행액은 2조700억원으로 작년 상반기에 비해 7000억원 많아졌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해당기간 개인들의 회사채 순매수액(5조1142억원)은 전년 동기 대비 2607억원 가량 늘었다.
◇조달금리 전략 '각양각색'
실제로도 비우량등급 이슈어들은 개인 투자자들을 겨냥한 마케팅 전략을 세우고 있다. HL D&I한라가 '월 지급' 이자지급 방식을 도입한 게 대표적인다. 대부분의 기업 회사채가 3개월 마다 이자를 지급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례적인 케이스다.
HL D&I한라의 전략은 맞아 떨어졌다. 비록 기관 대상 수요예측에선 미매각이 발생했지만, 추가 청약 과정에서 물량을 모두 소진할 수 있었다. 희망금리밴드도 7.5~8.5% 고금리로 고정금리밴드를 제시한 점도 매각의 성공요인으로 작용한 것으로 파악된다.
효성화학도 고금리를 제시하며 개인들의 관심을 한 몸에 받았다. 당초 기관 대상 수요예측에선 1.5년물 500억원 모집에 단 한건의 매수주문도 접수되지 않았다. 신용등급이 BBB+(안정적)에서 BBB+(부정적)으로 하향 조정된 탓에 기관들로부턴 외면을 받았던 것이다. 하지만 7%대 고금리 수익을 누리려는 개인들을 대상으로 물량을 모두 소화할 수 있었다.
두산의 경우 신용등급 호재에 맞닥뜨렸다. BBB(긍정적)에서 BBB+(안정적)으로 상향조정된 뒤 처음 진행하는 수요예측이라 기관들의 투심이 우호적이었다. 개별민평에 ±30bp를 가산한 수준으로도 충분히 목표자금을 모을 수 있었다.
하반기에도 회사채 시장은 강세를 이어갈 전망이다. 상반기부터 미뤄진 기준금리 인하 시점이 도래하고 있다는 게 호재로 작용하고 있다. 물가도 안정 기조로 접어들면서 향후 금리 인하론에 더욱 힘이 실릴 것으로 분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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