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드캡 리포트]성장 정체된 백광산업, 빚 대응 여력도 '빠듯'①차입 의존도 확대, 상환 역량은 악화…"매입채무 활용 등 유동성 전략 고민"
김소라 기자공개 2024-08-07 08:07:38
[편집자주]
유가증권시장(코스피)에선 상위 100개 기업이 시가총액의 80% 이상을 차지한다. 반대로 나머지 700여개 상장사의 비중은 10%대에 그친다. 코스피 내에서도 자본의 쏠림 현상이 강하게 나타나고 있다. 더벨은 이같이 상대적으로 소외된 미드캡 기업을 파악하고 그간 시장의 관심에서 한 발짝 비껴나 있던 중형 상장사의 가려진 재무 체력과 경영 역량을 들여다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7월 31일 16:00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화공약품 제조사 '백광산업'의 빚 대응 여력이 위축되고 있다. 현금 창출력이 눈에 띄게 약화된 가운데 금융 부채는 계속해서 증가하며 이자 비용을 소화하는 일이 만만치 않게 된 상황이다. 주력으로 하는 화학 사업이 글로벌 시장 불확실성 확대로 성과가 악화된 영향이 컸다.당장 드라마틱한 업황 변화를 기대하긴 어려운 만큼 내부적으론 여러 대응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 제품 단가를 조절하는 등 직접적으로 수익성을 개선하는 방향이다. 어느 정도 현금을 묶어두기 위한 영업 정책 수립도 고려 중이다. 외상분을 늘려 일정 기간 유동성을 확보해 두는 식으로 재무적 여력을 마련해 나갈 것으로 보인다.
◇차입 의존 확대…"내재 상환 역량 확보 초점"
백광산업은 현재 재무 개선을 위한 전략을 수립하고 있다. 고조되는 부채 부담에 대응하면서 내재적으로 현금 여력을 확충하기 위한 방안을 타진 중이다. 영업에서의 현금 흐름이 원활하지 않다 보니 다각도에서 이를 상쇄할 수 있는 정책들을 고민하고 있다. 장기적으로 대규모 설비 투자도 진행할 계획인 만큼 미리부터 차입금을 관리할 필요성이 높은 상황이다.
백광산업 관계자는 "향후 차입분도 더 늘어날 수밖에 없고 이에 따른 부채 관리 작업도 계속해서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며 "재무적 부담을 해소하기 위해 자금 스케줄이나 제품 단가 조정 등 여러 방면에서의 개선점을 강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백광산업은 근래 부채 부담이 가중되고 있는 상황이다. 금융 부채가 증가하는 영향이다. 지난해 말 기준 순부채는 1300억원 수준으로 늘었다. 이에 따라 차입 의존도도 높아지고 있다. 자본총액 대비 차입금 비중이 계속해서 확대되는 추세다.
구체적으로 전년 말 자본총액 대비 순차입금 비율은 61%로 부채 부담이 고조되고 있다. 순차입금의 경우 보유 현금을 전액 투입해도 소화할 수 없는 채무를 의미하는 만큼 해당 수치가 상승하는 것은 상환 역량 면에서 내재적 여력이 약화되고 있음을 뜻한다.
이는 주요 재무 지표에서도 확연히 드러난다. 일례로 백광산업은 지난해 기준 이자보상배율이 큰 폭으로 하락했다. 직전년도 8.4배 수준이던 이자보상배율은 1년 만에 2.6배로 떨어졌다. 영업 이익이 크게 위축된 가운데 금융 이자 비용이 치솟으면서 이같은 결과로 이어졌다. 실제 지난해 백광산업 이자 비용은 66억원으로 전년대비 약 2배 증가했다.
◇현금 창출력 약화 부담…대규모 CAPEX 배정도 앞둬
자체 현금 창출력이 약화되고 있는 것이 백광산업 입장에선 가장 큰 리스크다. 전방 산업인 석유화학 및 반도체 시장의 수요 둔화로 매출 성장이 정체된 상태다. 지난해 백광산업은 매출액 증가율이 0.3%에 그쳤다. 이는 최근 4년간 가장 낮은 수치다. 지난해 21%대를 기록했던 매출 증가율은 1년새 분위기가 완전히 뒤바뀌었다.
백광산업 관계자는 "근래 산업 환경이 저점에 있다고 보고 있고 제품 단가를 높이는 식의 변화들을 고심하고 있다"며 "전기료 등 영업 비용을 충당하는데 있어서도 상대적으로 환경이 불리해진 점 등을 고려, 이를 해소하기 위해 매입채무를 늘리는 식으로 유동성을 확충하기 위한 전략을 수립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백광산업은 향후 차입분이 늘어날 여지가 높다. 현재 대규모 설비투자를 계획하고 있는 영향이다. 앞으로 약 4년 여간 신규 공장 준공을 위해 투자를 지속한다는 계획이다. 세부적으론 오는 2028년까지 3000억원 규모의 자본적지출(CAPEX)을 예정하고 있다. 필요 자금 대부분은 차입으로 충당한다는 입장이다. 당장 연내 추가 차입 규모를 설정하진 않았지만 지속적으로 부채 비중은 증가할 것으로 관측된다.
상환 역량을 높여 나가는 것이 관건이 될 전망이다. 백광산업은 현재 관련 지표들이 뒷걸음질 치는 상태다. 구체적으로 상각전영업이익(EBITDA)/이자비용은 지난해 5.9배로 직전년도(14.3배) 대비 약 60% 하락했다.
영업 면에서 현금 창출력 역시 눈에 띄게 위축됐다. 지난해 백광산업 영업 활동 현금 흐름은 전년대비 30% 감소한 300억원에 그쳤다. 현재 진행 중인 대규모 설비투자의 경우 2차전지 향 화학 제품 전담 생산을 위한 목적으로 내부적으론 관련 생산역량(CAPA) 확대와 함께 영업 성과도 개선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관련기사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전체기사
-
- [북미 질주하는 현대차]윤승규 기아 부사장 "IRA 폐지, 아직 장담 어렵다"
- [북미 질주하는 현대차]셀카와 주먹인사로 화답, 현대차 첫 외국인 CEO 무뇨스
- [북미 질주하는 현대차]무뇨스 현대차 사장 "미국 투자, 정책 변화 상관없이 지속"
- 수은 공급망 펀드 출자사업 'IMM·한투·코스톤·파라투스' 선정
- 마크 로완 아폴로 회장 "제조업 르네상스 도래, 사모 크레딧 성장 지속"
- [IR Briefing]벡트, 2030년 5000억 매출 목표
- [i-point]'기술 드라이브' 신성이엔지, 올해 특허 취득 11건
- "최고가 거래 싹쓸이, 트로피에셋 자문 역량 '압도적'"
- KCGI대체운용, 투자운용4본부 신설…사세 확장
- 이지스운용, 상장리츠 투자 '그린ON1호' 조성
김소라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
- [국민연금 포트폴리오 점검]복잡한 셈법 끝, 이수페타시스 물량 거둬들였다
- [한화의 CFO]한화, 선명해지는 사업구조 재편 효과…배당은 '덤'
- [2024 이사회 평가]'이익 반등' 한일시멘트, 사외이사 역할은 '제한적'
- [한화의 CFO]김우석 한화 부사장, 숨 가빴던 사업부 재배치 '특명'
- [2024 이사회 평가]'재무안정성 만점' 미원상사, 투자 수익 최하 '온도차'
- [국민연금 포트폴리오 점검]조달 셈법 복잡해진 LS일렉, 재무정책 다변화 '눈길'
- 회장님의 엑시트와 무효한 RSU
- [국민연금 포트폴리오 점검]LS일렉 'TSR 143%' 성과…엑시트 타이밍 잡았다
- [영풍-고려아연 경영권 분쟁]한화, 고려아연 분쟁 와중 승계 준비 '일석이조'
- [국민연금 포트폴리오 점검]기관 투심 잡는 코스맥스, 거버넌스 개선도 착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