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비스앤빌런즈는 지금]택스테크 압도적 지위…기득권 갈등 극복할까①삼쩜삼, 가입자 2100만·누적환급액 1조5000억…세무사회와 대립 격화
이채원 기자공개 2024-08-05 08:07:03
[편집자주]
자비스앤빌런즈는 종합소득세 누적 환급액이 1조5000억원에 달하는 등 택스테크 시장에서 독보적인 존재감을 뽐낸다. 회사는 2020년 세금환급 서비스 ‘삼쩜삼’을 출시한 이후 고속성장을 이뤘지만 올 초 암초를 맞닥뜨렸다. 한국거래소의 상장 심사 관문을 넘지 못하면서 기업공개(IPO)를 통해 공모자금을 유치하려던 계획이 수포로 돌아갔다. 여기에 대형 핀테크사의 택스테크 시장 진출, 기득권인 세무사 업계와 갈등까지 자비스앤빌런즈가 풀어나가야 할 과제가 산적해 있다. 자비스앤빌런즈는 택스테크 시장에서 계속해서 1위 자리를 고수할 수 있을까. 자비스앤빌런즈가 한 단계 더 성장하기 위한 전략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8월 01일 08:0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가입자 2100만명’, ‘누적환급액 1조5000억원’ 삼쩜삼이 이룬 결과다. 자비스앤빌런즈는 모든 사람이 더 많은 부를 누리고 권리를 찾을 수 있도록 세금 환급 신고 플랫폼 삼쩜삼을 만들었다. 복잡한 세금 신고과 환급을 도와주면서 자영업자를 비롯해 프리랜서, 직장인까지 다양한 연령과 직군을 섭렵하며 성장했다.매월 10만명씩 늘어나는 이용자와 쌓이는 환급액에 택스테크 시장에서 압도적 지위를 가지고 있는 자비스앤빌런즈지만 걸림돌은 존재한다. 기득권인 한국세무사회와의 갈등이 이어지고 있다. 이는 자비스앤빌런즈가 올 초 한국거래소의 상장 문턱을 넘지 못한 주된 이유로 꼽힌다. 여기에 과다 광고 논란까지 번지며 회사가 해결해야 할 과제가 쌓여 있다.
자비스앤빌런즈는 논란을 피하지 않고 정면 돌파하는 방식을 택했다. 지난 5월 ‘세무사 신고 서비스’를 내놓으며 삼쩜삼과 세무사의 협업이 지속 가능한 상생 모델이라는 점을 증명했다. 또 사용자와의 소통을 강화하기 위해 고객위원회 ‘굿빌런즈(good villains)’를 출범했다. 인공지능(AI)을 활용해 플랫폼을 고도화하는 작업에도 한창이다. 자비스앤빌런즈는 각종 논란을 딛고 택스테크 시장에서의 지위를 공고히 할 수 있을까
◇리멤버 창업자 김범섭 대표 설립…2020년 삼쩜삼 등장 후 고속 성장
자비스앤빌런즈는 리멤버 창업자인 김범섭 대표가 2015년 설립했다. 같은해 AI 경리서비스인 ‘자비스(Jobis)’를 출시했다. 영화 아이언맨에서 주인공을 돕던 AI 파트너 ‘자비스(Jarvis)’에서 이름을 따왔다. 처음에는 영수증 관리 서비스로 시작했다. 영수증을 스마트폰으로 찍어 앱으로 전송하면 자비스 직원들이 입력해 전자문서화한다. 이후 자비스는 기업의 세무와 회계관리, 급여관리, 제무재표 분석까지 담당했다. 2018년 자비스의 기업 회원사가 5000개를 돌파할 정도로 스타트업 사이에서 필수 플랫폼으로 불렸다.
2020년에는 회사의 정체성이라고 볼 수 있는 ‘삼쩜삼’을 내놨다. 삼쩜삼은 회사에 소속되지 않은 근로자가 급여를 받을 때 소득의 3.3%를 원천징수 한다는 점에서 생각해 낸 이름이다. 지난해 7월 공동대표 자리에 오른 정용수 자비스앤빌런즈 대표가 삼쩜삼 서비스 기획을 진두지휘 했다.
삼쩜삼은 소위 '대박'을 터뜨렸다. 서비스 오픈 7일 만에 매출 1억원을 넘겼고 한 달 만에 매출 4억원을 기록했다. 출시한 지 1년이 지나고서는 누적 가입자 300만명과 누적 환급신고액 1000억원을 돌파했다.
여기서 머물지 않고 회사는 삼쩜삼 서비스를 고도화해나갔다. 2021년 삼쩜삼 모바일 어플리케이션(앱)을 출시하며 고객 편의성을 높였다. 지난해에는 부가가치세 신고 서비스를 추가했고 퇴직연금, 가족공제, 중소기업 취업자 감면과 같이 환급 공제 항목을 늘려나갔다.
회사는 경제활동인구 2976만명 중 70% 이상을 끌어 모으며 명실상부 국내 최대 택스테크 업체로 성장했다. 자비스앤빌런즈에 따르면 7월 기준 삼쩜삼은 가입자 2100만명을 확보했고 누적환급액 1조5000억원을 돌파하는 기염을 토했다. 매출성장도 눈에 띈다. 올해 상반기 자비스앤빌런즈는 지난해 말과 비교해 53% 늘어난 777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자비스앤빌런즈는 향후에도 AI을 활용해 플랫폼을 고도화하는 등 서비스 환경을 개선해나갈 방침이다.
◇‘공정거래위원회·국세청 고발’ 세무사회 VS ‘상장심사 방해 의혹 진상 규명’ 삼쩜삼
신흥 디지털 플랫폼은 기존 기득권 세력과 갈등을 겪곤 한다. 택시노조와 타다, 법조계와 리걸테크가 대표적이다. 삼쩜삼도 이를 피해갈 수 없었다. 상장에도 영향을 미쳤다. 자비스앤빌런즈의 상장이 무산된 주요 이유로 한국세무사회와의 갈등과 국세청의 홈텍스 서비스 고도화가 꼽혔다. 자비스앤빌런즈는 올 초 사업모델특례상장에 도전했지만 한국거래소에서는 삼쩜삼이 국세청 홈텍스와 비교해 차별성이 적다고 판단했다.
무엇보다 세무사회와의 갈등은 회사에 큰 리스크로 작용한다. 최근에도 세무사회는 지난달 16일 진행된 강민수 국세청장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삼쩜삼, 토스 세이브잇 등 세무플랫폼의 문제점을 지적한 것에 대한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인사청문회에서 강민수 국세청장 후보자는 세무플랫폼의 광고 방식에 허위광고가 많고 정확한 검토를 안하다 보니 세무사가 하는 것보다 환급 세액이 많아지는 문제가 있다고 언급했다.
이들의 갈등은 골이 깊다. 세무사회는 지난달에도 삼쩜삼이 이용자가 소득을 신고하는 과정에서 수입을 누락하거나 인적 공제를 부당하게 적용해 탈세를 조장하고 있다며 자비스앤빌런즈를 국세청에 고발했다. 5월에는 허위 세금 환급액을 제시해 소비자를 현혹하고, 회원가입을 유도해 국세청 홈택스 등에 있는 개인 정보를 가로챘다며 삼쩜삼을 개인정보보호위원회와 공정거래위원회에 고발했다.
자비스앤빌런즈도 맞대응에 나섰다. 지난 2월 회사의 코스닥 상장 심사 과정에서 세무사회가 개입했다는 의혹이 있다고 보고 상장심사 방해 의혹에 대한 진상규명을 위해 법무법인을 선임했다. 자비스앤빌런즈 측은 “일부 언론에서 서울지방세무사회 관계자와 거래소 심사 관계자인 A교수가 삼쩜삼 서비스에 대한 부정적인 의견서를 작성해 상장위원회 위원들과 접촉하고 심사 과정에서 전방위적인 영향력을 행사했다”고 주장했다.
자비스앤빌런즈는 이 같은 논란을 해결하기 위해 팔을 걷었다. 지난 5월 종합소득세 정기신고 기간에 맞춰 ‘세무사 신고 서비스’를 출시하며 세무사와의 상생 방안을 모색했다.
그동안 환급을 주 무대로 삼던 삼쩜삼에서 세금을 납부할 수 있도록 하는 서비스다. 일반직장을 다니는 고객뿐 아니라 프리랜서나 개인 영세 사업자까지 종합소득세 신고를 쉽고 빠르게 진행할 수 있다.
이 서비스는 세금 납부를 원하는 이용자에게 세무사를 연결해준다는 점이 특징이다. 자비스앤빌런즈는 그간 파트너 세무사를 모집해왔고 현재 수백명의 세무사가 삼쩜삼에 등록돼 있다. 세무사 입장에서는 삼쩜삼에 파트너 등록을 하면 시간과 장소에 구애 받지 않고 업무를 볼 수 있는 플랫폼 환경을 제공 받아 업무를 확장할 수 있다. 회사에 따르면 삼쩜삼을 통해 벌어들인 세무사무소 1곳당 평균 매출은 6310만원이다. 이중 가장 큰 매출을 기록한 사무소는 4억340만원을 벌어들였으며 1억원 이상 매출을 올린 사무소는 12곳에 달한다.
또 고객위원회를 출범하며 이용자와의 소통 창구를 마련했다. 고객 편익에 기반 한 플랫폼 환경을 극대화하는 동시에 브랜드 이미지를 제고하기 위해서다. 자비스앤빌런즈는 최근 고객위원회인 ‘굿빌런즈(good villains)’를 모집했다. 회사는 굿빌런즈를 통해 고객과의 접점을 늘리고, 사용자의 목소리를 가감 없이 듣겠다고 밝혔다. 이를 통해 플랫폼을 개선하고 고객 지향적인 전략을 적극적으로 수립해 나갈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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