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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 K-금융 빌드업]한국계 금융사 인식 '긍정적'…때로는 독으로 작용②국내 금융사 12곳 진출…경제 강국 금융사로서 잠재력 높게 평가

델리(인도)=이재용 기자공개 2024-08-05 12:55:16

[편집자주]

인도의 '코끼리 경제'가 고속질주하고 있다. 세계 1위 인구와 연 7%의 높은 성장률을 바탕으로 3대 경제 대국에 오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경제발전에 따라 인도 금융시장 매력도도 부각되고 있다. 글로벌 금융사들은 인도 금융시장 공략에 한창이다. 국내 금융사들 역시 은행을 중심으로 인도시장에서의 활로를 모색 중이다. 인도의 경제 상황과 금융 환경을 들여다보고 이를 공략하려는 국내 금융사의 전략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8월 01일 09:4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인도 금융시장은 포화한 선진 금융시장에 비해 아직 기회가 남은 블루오션이다. 높은 성장세를 유지하는 경제와 많은 인구, 낮은 금융서비스 침투율은 후발주자에게조차 수익성 확보의 기회를 부여한다. 최근까지도 국내 금융사들이 인도 금융시장에 뛰어들고 있는 이유다.

현지 한국계 금융사에 대한 인식은 긍정적인 편으로 전해진다. 경제발전 수준과 금융산업 고도화에 걸맞은 사업을 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긍정 평가의 배경이다. 다만 인도 기업의 기대가 되레 실망 요인으로 되돌아오기도 한다는 점은 한국계 금융사 입장에서 부담 요소다.

◇12개 금융사 진출…은행 8곳, 증권·자산운용·여전사 등 1곳씩

금융감독원 금융중심지지원센터의 금융회사 해외점포 현황에 따르면 지난 1분기 말 기준 인도 진출 한국계 금융사는 모두 12곳이다. 국책·시중·지방 등 은행이 8곳으로 가장 많고 증권, 자산운용, 손해보험사, 여전사 등은 각각 1곳씩이다.


뉴델리와 구루그람 등 수도권(NCR)을 비롯해 푸나말리, 푸네, 아메다바드, 첸나이, 뭄바이 등 한국기업들이 많이 진출해 있는 지역에 금융사들도 몰려있다. 은행과 보험사는 모두 지점 및 사무소 형태이며 증권사와 자산운용사, 캐피탈사가 현지법인 형태를 띠고 있다.

먼저 진출한 곳은 신한은행이다. 1996년 인도 뭄바이에 첫 지점을 열고 영업을 시작했다. 뭄바이 인도본부는 사실상 법인 역할을 하며 뉴델리, 푸나말리, 푸네, 랑가레디, 아메다바드 등 5개의 지점을 관리한다. 신한은행은 현지 학자금대출 1위 기업 크레딜라 지분을 10% 취득하는 등 인도 시장 공략에 가장 적극적인 곳이기도 하다.

증권사와 자산운용사는 모두 미래에셋그룹의 현지법인들이다. 2008년 1호 펀드를 출시하면서 인도 시장에 진출한 미래에셋자산운용 인도법인은 인도 내 유일한 독립 외국자본 운용사다. 지난 2018년 국내 증권사 최초로 인도에 진출한 미래에셋증권은 지난해 현지 증권사 쉐어칸을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하고 중앙은행 승인을 기다리고 있다.

유일한 여전사인 현대캐피탈의 '현대캐피탈 인도(HCIN)'는 2012년 설립한 현지 자문법인이다. 인도는 현대차가 IPO(기업공개)를 준비하고 있는 지역이다. 현대차는 조달 자금으로 인도를 제2 글로벌 생산 거점으로 키울 계획이다. 현대캐피탈은 현대차의 판매를 활성화해 시너지를 낼 것으로 보인다.

보험사는 주재사무소 형태의 현대해상이 유일하다. 현대해상 사무소는 직원이 1명 근무하고 있으며 현지조사 등 시장현황 파악 등을 수행 중이다. 향후 현대차의 인도 시장 사업반경 확장에 발맞춰 현대해상 역시 인도에서의 본격적인 보험 영업을 벌일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한국 경제 걸맞은 역할 기대…눈높이 차이서 실망하기도

인도 시장에 진출하고 있는 한국계 금융사들은 인도 기업으로부터 대체로 긍정적인 평가를 받는 것으로 전해진다. 현지 한국계 금융사 관계자는 "현지기업을 찾아갔을 때 잘사는 나라의 기업으로 좋게 봐준다"며 "(우리에 대한) 기대가 큰 편"이라고 말했다.

경제 강국인 한국의 기업이자 글로벌 수위 안에 들어가는 금융사다보니 당장의 규모 대비 잠재력을 높이 사준다는 것이다. 실제로 최소 거래금액을 5000만 달러로 설정한 기업이 잠재력 등에 기대를 걸고 5분의 1인 1000만 달러만 받아주는 사례도 있었다.

다만 이런 기대감은 언제든 부정 요인이 된다. 이 관계자는 "이후 더 이상 관계 진전이 안 되는 데서 오는 실망감 등이 보이기도 한다"며 "인도 대기업 입장에서도 차입 선을 다변화하는 등 한국 금융사에 요구하는 기대치가 있는데 그런 부분이 우리와 눈높이가 맞지 않는 게 사실"이라고 설명했다.

금융당국의 시선은 또 다르다. 한국 금융사에 더 많은 투자를 바라면서도 하대하는 인식이 있다는 게 현지 관계자들의 의견이다. 은행의 경우 인도 중앙은행 RBI로부터 관리, 감독을 받는데 이곳은 국내 금융위원회, 금융감독원, 한국은행의 기능을 하는 막강한 곳이다.

이런 영향력과 인도의 문화가 더해져 외국계 금융사에 대한 금융당국의 인식이 형성됐다고 추측한다. 또 다른 한국계 금융사 관계자는 "인도는 자국에 대한 자긍심이 높아 자신을 높게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며 "(금융당국의 경우) 외국인으로서 느껴지는 권위의식 같은 게 있다"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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