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mpany Watch]LGD, 광저우LCD 매각 눈앞? 수천억 걸린 눈치싸움 시작CSOT 우협 선정, 지방정부 동의 등 넘어야 할 산 여전
김도현 기자공개 2024-08-05 07:35:26
이 기사는 2024년 08월 02일 15:15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LG디스플레이의 중국 광저우 액정표시장치(LCD) 공장 처분이 가시화한다. 복수의 현지업체와 논의하다가 채널을 하나로 좁혔다. 무난하게 진행된다면 재무구조 개선과 동시에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전환에 속도를 낼 수 있다.다만 성공적 마무리까지 아직 갈 길은 멀다. 최종 협상 과정에서 금액 등 주요 조건을 두고 줄다리기가 불가피하다. 중국 정부 등 외부 변수도 고려해야 한다. LG디스플레이도 최종 결과가 나오기까지는 다소 시간이 걸릴 것이란 판단이다.
◇실적 개선에 공장매각 대금까지, 자금력 회복세 이어갈까
LG디스플레이는 이달 1일부로 광저우 LCD 생산법인 지분 매각 우선협상대상자로 CSOT를 선정했다고 발표했다. 이를 기점으로 양사는 배타적인 협상에 돌입한다.
앞서 해당 팹은 BOE, CSOT, MTC 등이 관심을 보여왔던 것으로 전해진다. 이곳에서는 TV용 대형 LCD가 주로 생산되고 거래처는 삼성전자, LG전자, 스카이워스 등이 대상이다.
관련 논의 초기만 해도 매각가는 1조원 내외로 알려졌다. 당시에는 중국 최대 디스플레이 제조사인 BOE가 공격적으로 나섰다는 후문이다. 이후 CSOT가 본격 참전했고 2조원에 가까운 대금을 제시하면서 가격대가 대폭 뛰었다. 경쟁사들은 가치 판단에 이견을 보였고 갈수록 CSOT로 무게가 쏠렸다.
결과적으로 CSOT는 단독으로 협상 테이블에 앉을 수 있게 됐다. LG디스플레이는 추후 주식매매계약(SPA) 체결에 관한 결정이 있는 경우 재공시하겠다고 밝혔다.
이제 남은 건 세부사항 조율과 지방정부 등 동의다. 전반적인 금액 범위는 정해졌으나 적게는 수백억원, 많게는 수천억원까지 차이가 날 수 있기 때문에 미묘한 신경전이 예상된다. 우선협상대상자가 된 CSOT로서는 이전보다 여유 있는 태도로 임할 가능성이 크다. 이외 인력 이동 등도 의견을 맞춰야 한다.
더불어 광저우 LCD 공장 지분율은 LG디스플레이 70%, 광저우개발구 20%, 스카이워스 10% 등으로 이뤄진다. 이 때문에 광저우개발구 및 스카이워스 동의가 필요하다. 중국 정부 차원에서 무언의 압박이 나올 수 있다는 분석이 있다.
이곳은 LG디스플레이의 광저우 OLED 공장과 유틸리티 인프라를 공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어느 정도 대비는 됐겠지만 기술 유출 등 이슈도 방지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일련의 과정이 길어질 수 있다. 앞서 김성현 LG디스플레이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진척이 분명 있는 게 사실이다. 최종 결과는 생각하는 것보다 시간이 좀 더 걸릴 수 있다"고 언급한 바 있다.
다음 논제는 확보 자금 사용 방안이다. LG디스플레이는 장기간 적자로 재무구조가 악화한 상태다. 2022년 말 3조5470억원에 달하던 현금성 자산은 올 1분기 3조2250억원, 올 2분기 2조3420억원으로 크게 감소했다.
이를 해소하기 위해 LG디스플레이는 차입, 유상증자, 신디케이트론 등 활용한 바 있다. 올 5월 LG유플러스에 파주 공장 매각, 올 7월 협력사 주식 처분 등으로 자금 마련 작업을 이어가고 있다.
여러 대책을 강구하는 배경에는 생산능력(캐파) 증대 및 연구개발(R&D) 투자가 있다. LG디스플레이가 중소형 OLED에서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하는 시점으로 공격적인 행보가 동반돼야 하는 시점이다.
CSOT와의 계약으로 1조원대 중반~2조원 수준의 실탄을 확보한다면 스마트폰, 자동차 등에 탑재되는 OLED 라인 구축에 투입할 것이 유력하다. 3분기부터는 흑자 전환이 예상되고 있어 OLED 확산에 박차를 가할 수 있다.
◇'쑤저우 이어 광저우까지' CSOT 결단 배경은
CSOT의 LG디스플레이 광저우 공장 인수 배경도 관심을 모으는 부분이다. CSOT는 중국 TCL 자회사로 BOE 뒤를 잇는 현지 디스플레이 기업으로 여겨진다. 2021년경 삼성디스플레이의 쑤저우 LCD 공장을 인수한 곳이기도 하다.
두 공장은 같은 대형 LCD 팹이지만 기술적으로 다소 차이가 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수직전계식(VA), LG디스플레이는 평면전환식(IPS) 기반이다. 이중 IPS는 어느 각도에서나 선명한 화질을 볼 수 있게 하는 광시야각 기술이다. 광저우 LCD 공장의 몸값을 높인 요소다.
광저우 LCD 공장은 캐파는 8.5세대 기준 월 18만장으로 알려졌다. 10만대 중반으로 전해지는 쑤저우 LCD 공장보다 약간 크다. 합치면 30만장대 초중반 규모로 CSOT의 LCD 장악력은 더욱 커지게 된다.
CSOT는 연간 2조~3조원의 영업이익을 내고 있다. 또한 TCL이라는 뒷배가 있다. TCL는 분기마다 7~9조를 벌어들인다. TCL의 영업활동 현금흐름과 재무활동 현금흐름은 올 1분기 기준으로 각각 1조2534억원, 1조879억원이다. 이를 감안하면 광저우 LCD 공장을 품는데 큰 무리는 없을 것으로 관측된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관련기사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전체기사
김도현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
- [2024 이사회 평가]'HBM 기대감' 테크윙, 독립성 없는 이사회
- LGD 인사 키워드 '안정', 다음 기약한 정철동 사장
- [한국 반·디·배 할퀴는 중국]붉게 물든 폴더블·TV 공급망, 국내 기업 '적색경보'
- [CAPEX 톺아보기]LG이노텍, 애플 공급망 재편 본격화에 '긴축 재정' 돌입
- [한국 반·디·배 할퀴는 중국]'레드 디스플레이' 공습, 삼성·LG마저 흔들린다
- 엠케이전자, '실리콘 음극재' 안정성 높이는 특허 등록
- [Company Watch]픽셀플러스, 전방산업 부진 이겨내고 '흑자전환'
- '20조 투입' 삼성, 반도체 태동지 기흥서 반전 모색
- [한국 반·디·배 할퀴는 중국]늘어나는 '메이드 인 차이나', 설 길 잃은 토종기업
- 'HBM 살려라' 삼성, 한·일 반도체 R&D 거점 가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