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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물사업부 찍은 현대글로비스, 기업가치에 미칠 영향은 시너지 효과에 대해선 의견 분분…그룹의 항공 포트폴리오로서 기능

이호준 기자공개 2024-08-08 09:53:09

이 기사는 2024년 08월 07일 07:5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최근 수년간 현대글로비스가 가장 집중하고 있는 작업은 '기업가치 높이기'다. 2021년 현대차, 현대모비스와 함께 TFT를 꾸리고 폐배터리 사업을 추진했고 2022년 이규복 대표가 직접 컨퍼런스콜을 주재하며 스마트물류 솔루션과 모빌리티 플랫폼 사업 진출 등을 발표하기도 했다.

최근에는 창사 이래 처음으로 최고경영자(CEO) 인베스터데이를 열고 무상증자와 배당정책 확대라는 파격적인 주주친화책을 발표했다. 여기에 2030년까지 매출 40조원, 영업이익 3조원 이상을 달성하겠다는 중장기 목표를 밝히며 시장에 확실한 성장 의지를 꾸준히 전달하고 있다.

다른 기업은 한번 말 하기도 어려운 주제를 자주 꺼내고 있는 건 시장 관심을 끌어야 할 만한 특별한 이유가 있기 때문이다. 현대글로비스는 전체 매출에서 현대차·기아가 차지하는 비중이 60% 수준이다. 내부 거래에 대한 의존도가 클 뿐더러 자동차 운송업 일변도의 수익 구조라 애초에 쉽게 부각되기 힘든 회사다.

(현대글로비스 최근 10년 간의 주가 추이. 출처: 네이버증권)

또 현대글로비스는 그룹 지배구조 개편의 뇌관으로 여겨지는 계열사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들고 있는 현대글로비스 지분 20%가 향후 상속세 재원으로 활용될 가능성이 크다. 공격적인 사업 확장의 이면에 지속가능한 성장뿐 아니라 그룹 지배구조 개편의 토대 마련이라는 중대한 과제까지 깔려 있는 셈이다.

현대글로비스가 지분 투자에 인색하지 않았던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실제로 2021년부터 지난해까지 미국 인공지능(AI) 로봇 제조사 보스턴다이내믹스, 중고차 경매장 운영사 GEAA, 국내 물류 자동화 소프트웨어(SW) 개발사 알티올, 전기차 배터리 재활용 업체 이알 등 다양한 회사에 투자해 왔다.

지난해 HMM 인수전에서도 잠재적 원매자로 꼽혔다. HMM은 자산총계만 26조원 달하는 대형 기업이다. 현대글로비스는 공식적으로 인수에 참여하지 않았지만 시장 관심이 필요한 회사 입장에서는 매우 매력적인 대상이었을 거라는 평가가 있다.

그 대신 최근 인수합병(M&A) 시장에서는 현대글로비스가 에어인천 컨소시엄의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부 인수 작업에 전략적 투자자(SI)로 참여한다는 얘기가 들려온다. SI는 기술·특허 등 사업적 시너지 획득에 방점을 둔다.

정확한 시너지 효과는 아직 추정하기 어렵다. 현대글로비스가 자동차 외에 관련 부품을 해외와 국내에 운반하고 있다고 해도, 비행기로 이를 실어 나르는 것이 얼마나 물류 효율성 증대에 도움이 될지는 업계에서 의견이 분분하다.

확실한 건 기업가치 측면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다. 현대글로비스는 아시아나 화물사업부 투자를 통해 육해공 통합 물류 기업으로서의 지위를 확보할 수 있다. 또, 코로나 시기 항공 화물운임이 한참 정점을 찍었던 것에서 볼 수 있듯 수익성 향상과 리스크 헤지 측면에서도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있다.

특히 그룹의 핵심인 현대차는 단순 자동차 제조회사를 벗어나 모빌리티 기업으로 전환을 추진 중이다. 도심형 항공모빌리티(UAM) 등 자동차와 거리가 있어 보이는 항공 쪽으로도 영역을 확장하고 있는 상황에서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부가 항공 네트워크와 기술적 역량을 강화할 수 있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자동차 부품을 조달한다는 측면에서 시너지 효과가 있을 수 있지만 구체적으로 어떻게 사업을 연계시킬 수 있을지는 미지수"라며 "그래도 일단 가지고 있는 현금을 비슷한 운송업 쪽에 투자했다는 사실 자체로 새로운 가능성을 열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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