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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니저 프로파일/쇼룩파트너스]'창업자→투자자' 윤창민 파트너, '중동 가교' 우뚝홍콩 사모펀드·싱가포르 헤지펀드 이력…애드쉴드·베이콘 발굴, 초기 기업 육성

이영아 기자공개 2024-08-12 08:57:03

이 기사는 2024년 08월 07일 08:4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중동은 '기회의 땅'이자 동시에 '미지의 땅'이다.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경제 블록 중 하나이면서, 꾸준한 '오일머니' 축적으로 재정 여력이 좋다는 것이 강점으로 꼽힌다. 하지만 지역적 특수성과 미비한 정보 등으로 진출하기 어려운 시장으로 분석되기도 한다.

쇼룩파트너스의 윤창민 파트너(사진)는 중동을 개척하는 선봉장 가운데 한명이다. 쇼룩파트너스는 지난 2017년 한국인 신유근 대표와 마흐무드 아디 대표가 공동으로 창업한 중동 기반 벤처캐피탈(VC)이다. 윤 파트너는 쇼룩파트너스의 한국 지사를 이끌고 있다.

중동에 기반을 둔 한국인이 운영하는 투자사인 만큼 한국과 중동을 잇는 교두보로서의 역할에 충실하겠다는 의지다. 특히 윤 파트너는 한국의 알짜배기 스타트업 발굴에 힘을 쏟으면서 이들이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밸류업을 지원하고 있다.

◇성장 스토리: '도전정신' 물씬, 스타트업 거쳐 VC 합류

1989년생 윤 파트너는 초중고 학창시절을 캐나다에서 보냈다. 이른 나이에 유학길에 올랐지만 훗날 시민권을 획득하면서 유년 시절과 학창 시절 대부분을 캐나다에서 지낸다. 이후 미국으로 향했다.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사립 종합 리하이대학교에 입학하면서다.

어린 시절부터 과감하게 도전하는 삶을 살았다. 전공 선택에서도 그의 성향이 묻어난다. 윤 파트너는 회계학과 금융을 전공했다. 스쿼시 장학생에 선발됐을 정도로 운동에 소질이 있었지만 훗날 커리어는 월 스트리트에서 쌓고 싶다는 생각에 전공을 선택했다.

대학 졸업 후 막연하게 꿈꾸던 커리어 로드맵을 구체화했다. 2012년 홍콩계 사모펀드 이톤코퍼레이션(eton corporation)에서 커리어를 시작했다. 2013년 싱가포르 헤지펀드 에이큐지캐피털매니지먼트(AQG capital Management Pte.Ltd) 애널리스트로 일하며 홍콩, 일본, 호주 상장 회사를 두루 살폈다.

치열한 금융계에 몸 담으니 휴식이 간절해졌다. 2015년 금융계를 떠나 프랑스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윤 파트너는 "음식 대하는 태도, 예술, 와인 등 프랑스의 매력에 반했다"며 "현지에서 오래 머무르고 싶은 생각에 일자리를 알아보기 시작했다"라고 말했다.

윤 파트너는 글로벌 제약회사 '사노피' 인수합병(M&A)팀에 몸담게 된다. 독일 제약회사 인수를 비롯해 다양한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그러던 중 커리어와 관련된 명확한 철학과 전문성을 갖추고 싶다는 욕심도 커졌다. 2016년 런던정치경제대학(LSE) 대학원에 입학한 이유다.

윤 파트너는 "커리어의 연장선에서 보면 경영전문대학원(MBA)을 수료하는 것이 일반적이겠지만, 순수 인문학인 철학을 선택했다"며 "금융시장에 몸담으면서 자본주의와 자유시장에 대한 여러가지 가치관이 생겼는데 이를 도덕적 관점에서 고민해보고 싶었다"고 했다.

대학원을 졸업한 뒤 2017년 한국으로 돌아온다. 이때 스타트업과 첫 인연을 맺게된다. 슈퍼브에이아이, 크리마를 비롯한 스타트업에서 일했다. 그러던 중 국내 스타트업의 개발자 구인난을 직면하게 된다. '중·고급 개발자 미스매치' 문제를 직접 해결하자는 생각을 했다.

윤 파트너는 2021년 '슈퍼코더'를 창업했다. 당시 조범식 최고운영책임자(COO), 최재웅 최고제품책임자(CPO)와 공동 창업했다. 개발자 인력난을 겪고 있는 국내 기업과 해외 개발자를 연결해주고 해외 원격근무를 위한 시스템 지원까지 해주는 것이 주된 사업이었다.

스타트업이 겪는 문제를 해결하며 보람찬 나날을 보내던 중 중동 VC 쇼룩파트너스에서 입사 제안을 받았다. 중고등학교 동창 신유근 쇼룩파트너스 대표의 제안이었다. 스타트업 투자 및 사후관리를 통한 문제해결 영역에서 윤 파트너의 도움이 필요하다는 제안이다.

윤 파트너는 "슈퍼코더 지분을 정리한 뒤 2022년 쇼룩파트너스로 합류했다"면서 "한국 지사를 담당하며 스타트업 발굴 및 투자, 사후관리를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한국 진출을 희망하는 중동 포트폴리오를 지원하는 역할도 수행 중"이라고 덧붙였다.

쇼룩파트너스는 아랍에미리트(UAE)의 수도 아부다비 본사 외에도 두바이, 사우디아라비아, 이집트 등에 사무실을 두고 있다. 지난 2022년 한국에도 지사를 설립하고 팀을 꾸렸다. 이후 국내 초기 스타트업 6곳에도 투자하며 본격 행보에 나서고 있다.

◇투자철학: 재무 이해도 높은 진취적인 창업자 발굴

쇼룩파트너스는 운용자산(AUM) 규모만 4000억원에 이른다. 주요 유한책임출자자(LP)는 △UAE 국부펀드(Mubadala) △두바이 정부펀드(DFDF) △사우디벤처투자(SVC·Saudi Venture Capital Company) △사우디 국부펀드(PIF) 자회사(Jada Fund of Funds) △사우디 국책기관 산하 타카몰(Takamol) △요르단 국부펀드(ISSF) △바레인 국부펀드 등이다.

업계에서 쇼룩파트너스는 초기 기업 발굴에 강점을 가진 하우스로 평가 받는다. 회사 측에 따르면 중동 벤처투자 시장에서 초기 스타트업 평균 티켓 사이즈(건당투자금액)는 65억원 수준이다. 시리즈A 단계에만 진입해도 평균 200억~400억원 투자를 받는다.

초기 스타트업 발굴에 주력하는만큼, 윤 파트너가 집중하는 것은 사람이다. 스타트업은 성장 과정에서 피보팅(사업방향전환)을 진행하는 사례가 빈번하기 때문이다. 좋은 창업자를 판단 하는 기준은 △진취적인 사업 아이디어 △윤리성 및 도덕성 △재무적 관심과 이해도 등 세 가지로 제시했다.

윤 파트너는 "결국 변치 않는 상수는 사람"이라며 "대표자의 역량과 핵심멤버의 역량을 종합적으로 평가해 같이 성장할 수 있는 회사를 찾는다"고 강조했다.

윤 파트너는 "좋은 창업자는 자신이 전개하는 비즈니스에 대한 비전이 명확하다"며 "부족하거나 부조리한 부분을 드러낼 수 있는 도덕적이고 윤리적인 사람이 '롱런'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재무제표에 책임을 질 줄 아는 리더가 사업에 적합하다"고 전했다.

시대 흐름과 산업 변화 또한 중요하게 여기는 가치이다. 현재 가장 중요한 사회문제가 무엇인지 파악하고, 가장 핵심적인 해결방법을 제안하는 회사에 주목한다. 예를 들어 저출산은 연애, 고용, 노동시간 등이 얽혀있는데 근본적인 문제를 잘 정의하는 게 필요하다는 접근이다.

콜드콜(Cold Call) 등 적극적인 스타트업 발굴을 선호한다. 윤 파트너는 "먼저 산업 분석을 한 다음에 유망한 회사를 찾는 방식도 선호한다"면서 "근본적인 사회 문제에 가까울 수록 타깃 시장 규모가 크기 때문에 성장 잠재성이 무궁무진하다"라고 했다.



◇트랙레코드 1: 광고 손실 차단 '애드쉴드', 글로벌 주목

애드쉴드는 윤 파트너가 애정하는 포트폴리오 중 하나이다. 지난해 베이스인베스트먼트, 해시드와 함께 애드쉴드 프리시리즈A 라운드에 참여했다. 애드쉴드는 웹사이트 광고를 차단하는 애드블록을 막아 광고를 복구해주는 솔루션을 개발했다.

윤 파트너가 주목한 부분은 글로벌 시장성이다. 회사 측에 따르면 전세계적으로 30% 이상의 이용자들이 광고 차단 프로그램인 애드블록을 통해 웹사이트의 광고를 차단하고 있다. 광고차단 손실액만 연간 200조원에 달한다.

그는 "디지털 광고를 내보내고 있는 웹사이트들이 이용자들의 광고 차단으로 잃었던 수익을 다시 창출할 수 있게 돕는다"며 "팝업광고를 비롯한 플로팅 광고는 이용자 경험을 해치기 때문에 복구하지 않고, 트래픽을 수익화하는 새로운 시장을 개척 중"이라고 했다.

글로벌 시장에서 애드쉴드의 솔루션은 빠르게 성장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오디케이미디어, 애드포러스 등 디지털 미디어 매체들과의 파트너십을 통해서다. 애드쉴드는 미국에 본사를 두고 빠르게 해외 고객사를 확보하고 있다.

애드쉴드는 국내외 매월 10억건 이상의 광고를 복구 중이다. 윤 파트너는 "많은 웹사이트들이 광고 매출 하락과 비용 증가로 운영에 어려움을 호소하는 가운데, 애드쉴드가 지속가능한 광고 생태계를 만드는 데 큰 기여를 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트랙레코드 2: 한국·일본 e심 1등 회사 목표 '이심이지'

베이콘 또한 주목하는 포트폴리오이다. 베이콘은 한국의 '이심이지(eSIMEasy)'와 일본의 '포케이심(Poke eSIM)'을 운영한다. 이심이지 이용자들은 이심이지 앱에서 한국과 해외로 전화 발신을 무제한 이용할 수 있으며, 현지 전화번호를 제공하는 상품도 인기이다.

윤 파트너는 베이콘의 잠재성에 일찌감치 주목했다. 산업의 성장성을 눈여겨보던 중 베이콘 창업자를 만난 뒤 곧바로 투자를 결정했을 정도다. 올해 실리콘밸리에 기반을 둔 500글로벌(500 Global)과 함께 베이콘에 시드투자를 집행했다.

그는 "서용준 베이콘 대표는 이동통신 업계에서 20년 이상 몸담은 '베테랑'이고, 창업 경험(일본 가상이동통신망업체(MVNO) 소프트베이)이 있는 '연쇄 창업가'"라며 "이심분야에서 한국과 일본에서 1등 기업이 될 수 있을 것이란 확신이 들었다"라고 언급했다.

이심이지는 최대 5세대 이동통신(5G)에 필적하는 속도와 무제한 데이터를 제공할뿐 아니라 로밍 요금 대비 평균 73% 이상을 절감할 수 있는 것이 장점이다. 베이콘은 오는 2028년을 목표로 일본 증시 상장을 염두에 두고, 글로벌 시장 공략에 적극 나서고 있다.




◇향후 계획: 한국·중동 '연결다리', 파키스탄 비롯 관심↑

앞으로도 윤 파트너는 한국과 중동의 가교 역할에 충실하겠다는 포부다. 그는 "좋은 한국 스타트업을 발굴해서 중동을 비롯한 글로벌 시장에 소개하는 것이 주된 목표"라며 "반대로 중동에 있는 스타트업이 아시아 진출을 원할때 한국을 소개하고 싶다"고 말했다.

한국 VC와 공동운용(Co-GP) 펀드를 결성하는 것은 이러한 노력의 연장선이다. IMM인베스트먼트와 △나흐다(Nahda) 1호펀드(2021년·비공개) △나흐다(Nahda) 2호펀드(2024년·1억달러) 등을 결성했다. 또 다른 국내 VC와도 Co-GP 펀드 결성을 고려하고 있다.

동시에 쇼룩파트너스의 자회사 '스프린트' 운영에도 힘을 쏟을 예정이다. 스프린트는 지난해 윤 파트너의 제안으로 한국에 설립됐다. 스프린트는 한국의 좋은 제품을 직접 중동으로 유통하는 상사이다. 좋은 아이디어를 지닌 한국 기업 제품을 직접 소싱하고 있다.

윤 파트너는 "중동 지역에 관한 잘못된 선입견을 깨는 역할도 하고 싶다"면서 "중동 하면 흔히 떠올리는 테러, 전쟁 등의 이미지를 탈피하는 것이 우선"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중동이 정서적으로도 한국과 가까워지게 하는 것이 주요 목표"라고 강조했다.

기회의 땅을 선점하는 '개척자' 면모를 살려 새로운 진출 지역을 살피는 일도 게을리 하지 않는다. 최근에는 파키스탄에 주목하고 있다. 윤 파트너는 "파키스탄은 뛰어난 인재들이 많지만, 지리적으로 인접한 인도에 가려져 저평가 된 지역"이라고 언급했다.

궁극적인 목표는 '중동의 블랙스톤'(글로벌 톱티어 투자회사)이다. 윤 파트너는 "쇼룩파트너스는 최근 프라이빗에쿼티를 본격화했다"면서 "40년 이상을 바라보고 로드맵을 구체화하고 있고, 무궁무진한 기회의 시장이 있을 것으로 확신한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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