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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니저 프로파일/린벤처스] '손정의 꿈꾸는' 김영일 대표, 서른 초반 CEO의 '담대함'캐나다서 8년간 VC 투자 담당, 첫 모태 대펀 데뷔 '눈앞'…"매년 500억 펀딩 목표"

유정화 기자공개 2024-07-11 09:20:49

이 기사는 2024년 07월 05일 10:4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설립 3년도 채 안 된 루키 벤처캐피탈(VC) 린벤처스는 1988년생 '젊은피' 김영일 대표(사진)가 이끈다. 신생 VC와 젊은 대표가 만나 업계에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김 대표는 캐나다에서부터 쌓은 소프트웨어(SW) 기업 투자 노하우를 바탕으로 린벤처스의 성과를 만들어내고 있다.

올해 린벤처스는 설립 이래 처음으로 모태펀드 출자사업에서 위탁운용사(GP) 자격을 따내는 데 성공했다. 이에 따라 김 대표는 첫 대표 펀드매니저 데뷔를 눈앞에 뒀다.

그는 여기서 만족하지 않고 '지역혁신 벤처펀드' 출자사업에도 도전장을 냈다. 광주에 본사를 둔 두번째 VC인 만큼 지역 혁신 성장의 마중물 역할을 한다는 계획이다. 광주에 둥지를 튼 첫번째 VC는 일신창업투자다.

◇성장스토리: 손정의 소뱅 회장 보며 키운 벤처투자 꿈

김 대표가 모험자본 투자에 대한 꿈을 갖게 된 건 캐나다 요크대학교 슐릭(Schulich) 비즈니스 스쿨을 다니던 때다. 김 대표는 15살 무렵부터 캐나다로 건너가 유학생활을 시작했다.

김 대표는 "캐나다 비즈니스 스쿨에서 금융을 전공했는데, 당시 한국계 일본인 투자자인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이 야후와 알리바바 등에 투자했다는 소식을 보고 벤처투자의 매력을 느꼈다"고 설명했다.

김 대표는 만 35살의 젊은 나이이지만 다양한 경력을 가지고 있다. 그는 캐나다 미쓰이(Mitsui) 캐나다 기업금융팀에서 인프라 투자를 담당했고 이후 캐나다 국적의 글로벌 소프트웨어 기업 '콘스텔레이션 소프트웨어'(기업가치 85조원)에도 합류해 비상장 소프트웨어 기업 투자와 바이아웃 딜을 담당했다. 그는 2019년 한국으로 돌아와 유니온투자파트너스, 플랫폼파트너스, 트라움자산운용 등을 거쳤다.

린벤처스에 합류한 건 2022년 9월이다. 최시명 전 소니드 대표의 제안을 수락했다. 코스닥 상장사 소니드(지분율 80%)는 린벤처스의 최대주주다. 김 대표는 "트라움자산운용에 재직할 때 공동 투자를 진행한 경험이 있어 인연이 닿았고 이후 대표직 제의를 받았다"고 말했다.

그는 대표이사를 맡은 뒤부터 모태펀드의 자펀드를 운용하는 것을 목표로 잡았다. 김 대표는 "대표로 합류했을 당시 린벤처스는 설립 2년차 기업이었고, 기존 트랙레코드가 없어서 막막한 부분이 많았다"며 "부임 초반까지는 한국벤처투자에 모태펀드 출자사업 공고가 나오면 무작정 제안서를 제출하곤 했다"고 말했다.

모태펀드 GP 자리에 열 번 이상 도전했으나 번번이 탈락했다. 하지만 좌절하진 않았다. 모태펀드의 출자 없이 '린 에너지 투자조합 1호'(23억원), '린 문화예술 투자조합'(20억원), '린 혁신성장 투자조합'(20억원) 등의 벤처조합을 결성해 운용하며 모태펀드 GP 도전을 다시 이어갔고, 결국 모태펀드 운용사로 선정되는 쾌거를 이뤘다.

린벤처스는 지난달 '2024년 모태펀드 2차 정시 출자사업'에서 과기부 계정 사이버보안 분야 GP로 선정됐다. 올해 신설된 사이버보안 분야는 인공지능(AI), 제로트러스트(ZT), 융합보안 등 사이버보안 기술을 보유한 혁신기업이나 사이버보안 기업의 인수합병(M&A)등을 주목적으로 한다.

김 대표는 "그동안 무수히 모태펀드를 지원하면서 얻은 경험들과 모태펀드 담당자들에게 들었던 피드백들을 모두 기록하고 업데이트했다"며 "지원 과정을 정교화한 결과 모태펀드 GP로 선정될 수 있었다"고 말했다.




◇투자철학: 핵심은 확장성, 손익실현·창업자 성향도 중요

김 대표가 벤처기업에 투자할 때 가장 눈 여겨보는 포인트는 기업의 확장성이다. 김 대표는 "어느 스타트업이라도 글로벌 진출이 가능한지를 먼저 본다"며 "다음으로는 손익실현 가능성과 창업자의 성향을 중요시 여긴다"고 했다.

이어 "글로벌 확장성을 가진 스타트업이라도 구조적으로 이익실현이 불가능하면 나중에 도태될 수 밖에 없다는 걸 경험을 통해 파악했다"며 "책임감, 정직함, 살아온 배경, 창업 이유, 이루고 싶은 목표 등 창업자의 성향 등을 통해 좋은 리더가 이끌고 있는지도 살핀다"고 설명했다.

그가 자신있는 투자 분야는 SW·사이버보안이다. 현재 김영일 대표는 린벤처스 대표직과 함께 글로벌 기업 콘스텔레이션 소프트웨어의 한국 사이버보안 소프트웨어 투자 담당을 겸직하고 있다. 최근에는 중소기업벤처부와 창업진흥원이 함께하는 해외 실증(PoC) 프로그램의 SW·사이버보안 분야 심사위원도 역임했다.

그로쓰(성장)단계와 엑시트(투자금 회수) 단계 투자에 강점을 가지고 있다. 그는 "시장에 증명된 사업에 팔로우온(후속투자)하는 투자 방식을 선호한다"며 "다른 투자자와 기관들과 클럽딜을 주도해 투자하고 엑시트 단계에 있는 스타트업에 투자해 엑시트한 경험이 다수 있다"고 말했다.

◇트랙레코드: 캐나다 로봇기업 로보틱 멀티플 7배 달성

김 대표는 가장 기억에 남는 투자 포트폴리오로 그로쓰단계에서 투자한 캐나다 기업 로보틱(Robotiq)을 꼽았다. 로보틱은 캐나다 퀘벡에 위치한 협업 로봇용 도구 및 SW 솔루션 공급업체다.

김 대표는 "로보틱은 첫 그로쓰단계 투자 포트폴리오"라며 "당시 네트워크를 통해 글로벌 로봇기업 야스카와(Yaskawa)와 화낙(Fanuc)과 연결을 한 경험도 있고 실제로 테스트 연구용으로 로보틱 제품을 구입해 사용해보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회수 성과도 준수했다. 2013년 400만캐나다달러(약 40억원) 규모의 투자를 단행해 5년 뒤인 2018년 약 3100만캐나다달러(약310억원)를 회수했다. 멀티플 성과는 7배 이상이다. 또 글로벌 드론 제조사 DJI에도 엑시트 단계에 약 100억원 이상 투자해 단기에 높은 회수 수익을 기록하기도 했다.

국내 대표 포트폴리오로는 바이오핀테크 기업 '커넥'이 있다. 김 대표는 초기 단계 3억원을 투자해 내부 수익률(IRR) 27%의 성과로 회수했다. 이후 두 차례 팔로우온(후속 투자)해 13억원을 집행한 상태다. 커넥은 생체 인증에 기반한 인증·결제를 서비스하는 기업이다. 지난해 금융보안원으로부터 정보보호 관리체계(ISMS) 인증을 획득했다.

김 대표는 현재 소프트웨어, 보안 분야 기업 투자를 활발히 진행하고 있다. 지난해 김 대표는 인슈로보, 고미에너지딜리버리에 각각 14억원, 20억원의 투자금을 집행했다. 인슈로보는 인슈어테크 기업으로 법인보험대리점(GA) 전사자원관리(ERP) 플랫폼, 고미에너지딜리버리는 에너지 제품 유통 플랫폼이다.

이외에 △뉴미디어 마케팅 대행기업 '맥브레인즈' △대테러 장비 등 군사 기술 기업 '디펜스코리아' △소비자 맞춤 커뮤니케이션 브랜드 기업 '마크위저드' 등에 투자했다.

◇향후 계획: 사이버보안 펀드, IRR 14% 이상 목표

김 대표는 모태펀드 GP 선정을 시작으로 공격적인 AUM 확장을 계획하고 있다. 현재 린벤처스는 광주지역대학연합기술지주와 손을 잡고 '대구·제주·광주권 지역혁신 벤처펀드' 출자사업에 지원했다.

김 대표는 "앞으로도 각종 수시 출자사업에 도전할 것"이라며 "이와 더불어 민간펀드 구성에도 적극적으로 나서 매년 500억원 이상 규모의 신규 펀드를 결성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김영일 대표와 함께하는 린벤처스 멤버들도 김 대표의 목표에 힘을 보태고 있다. 김영문 부대표는 포브스, 중앙일보 기자 출신으로 딥테크 분야를 꾸준히 발굴·취재하며 국내 기업 CEO들과 접점을 넓혀왔다. 이현섭 선임심사역은 플랫폼파트너스에서 수년간 자산운용사 제반 업무를 해왔다.

사이버보안 펀드 운용 계획도 설명했다. 김 대표는 "사이버보안 분야 투자에 전문성을 인정받아 해당 분야 투자를 위임받은 만큼 펀드 집행 목적에 맞게 3년 내 투자를 완료할 계획"이라며 "펀드 목표 IRR을 14% 이상으로 설정했다"고 설명했다.

린벤처스는 글로벌 시장에서 ZT, 융합보안 등 사이버보안의 패러다임이 완전히 바뀌고 있는 점에 주목한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세계 주요국 간 '사이버 안보' 역량 경쟁이 한층 더 치열해지는 양상이란 게 김 대표의 설명이다.

김 대표는 "린벤처스는 이런 시대적·정책적 '당위성'이 한 산업 분야 성장의 밑바탕이 된다고 믿는다"며 "한국에는 이미 우수한 보안기술을 가진 스타트업이 꽤 있고, 해외 진출 잠재력이 높은 곳이 많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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