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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under Profile/지바이크]'친환경 이동수단' 생태계 만드는 창업가 '윤종수'공유 PM 사업 올해 매출 1000억 목표…배터리 공유스테이션 사업 '준비'

유정화 기자공개 2024-08-21 08:23:33

[편집자주]

이상적인 창업 생태계에서는 '창업→투자→성장→엑시트→재창업'의 선순환이 원활하게 이뤄진다. 창업의 성공과 실패를 가르는 데는 여러 요인이 작용하겠지만 핵심은 사람, 바로 파운더(founder)다. 더벨은 스타트업 파운더의 설립 스토리와 터닝 포인트, 향후 미래 전략 등을 다각도로 짚어본다. △유니콘·예비유니콘 △시리즈B 이상 유치 △단일 라운드 기준 200억 이상 유치 △매출 300억 이상 △연쇄 창업가 혹은 엑시트 경험자 △AUM 5000억 이상 VC 투자 유치 △팔로우온 투자 유치 △해외 VC 투자 유치 등의 기준에서 최소 3개 이상 부합하는 스타트업 파운더의 창업 스토리를 심도있게 들여다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8월 13일 14:4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전동킥보드, 전기자전거와 같은 퍼스널 모빌리티(PM)는 주로 단거리 이동에 활용된다. 특히 대중교통과 대중교통이 닿지 않는 지역을 연결하면서 젊은층에게 인기를 끌고 있다. 공유 퍼스널 모빌리티(PM) 서비스 플랫폼 '지쿠'를 운영하는 지바이크는 시장을 선도하고 있는 기업이다. 올해 매출 목표만 1000억원에 육박한다.

윤종수 지바이크 대표(사진)는 공유 서비스라는 기존 사업 영역에서 한발 더 나아가 사업을 확대하려는 시도를 하고 있다. 친환경 수소 자전거를 자체 개발하기도 했다. 최근엔 친환경 이동수단으로 각광받고 있는 PM을 확대할 수 있도록 에너지 인프라를 확장하는 일에 집중하고 있다.

지쿠는 올해 '배터리 공유스테이션'(BSS)을 통해 국내, 동남아 시장에서 개인형 PM과 전기 오토바이 사용자를 대상으로 배터리 구독 서비스를 선보일 계획이다. BSS는 언제 어디서나 충전된 배터리를 1분 내로 얻을 수 있는 인프라 시설로, 글로벌 진출과 함께 지바이크의 도약을 완성할 핵심 사업이다.

◇창업 스토리: 차세대 주 이동수단 PM, 시장 혁신 확신

1982년생인 윤 대표는 아주대학교에서 컴퓨터공학을 전공했다. 2004년 엠게임에 취업해 2007년까지 서버 개발을 담당했다. 이후 미국으로 건너가 시카고대학 경영대학원(MBA) 과정을 2015년 수료했다. 같은 기간 셀레리타스 캐피털(Celeritas Capital), 스팟 트레이딩(Spot Trading)에서 개발자로 일하며 선물옵션 거래 플랫폼을 구축했다.

이후 2016년 한국으로 돌아와 '스쿠치'라는 회사를 창업했다. 위치 기반 실시간으로 영상을 공유하는 SNS 서비스였다. 윤 대표는 "동네, 여행지 영상을 촬영해 플랫폼을 기반으로 서로 공유하며 생태계를 키우는 것이 목표였다"며 "하지만 결국 잘 안 됐고, 남과 다른 게 항상 좋은 것은 아니라는 점을 깨달았다"고 설명했다.

2017년 지바이크를 창업했다. 페달 자전거 공유서비스를 하는 회사로 시작했다. 그러나 1년이 지나도록 서비스가 성장할 기미가 보이지 않으며 중단 위기를 겪었다. 계절도 문제였다. 여름에는 더워 사용량이 대폭 줄었다. 비라도 내리면 상황은 더 암울했다.

그럼에도 윤 대표는 PM이 편리한 이동수단이 될 것으로 확신했다. 그리고 지방으로 향했다. 그는 "전라북도 군산시의 전동킥보드 렌탈업체와 손잡고 파일럿 테스트를 시작하고, 길가에 전동킥보드를 30~40대를 세워두고 관찰했는데 이용자가 없었다"고 했다.

윤 대표는 사업 중단 위기를 확신과 집념을 통해 극복했다. 그는 "온종일 킥보드 옆에서 사람들을 관찰하다 보니 대부분 장시간보다는 단시간, 단거리 이용을 선호하고 있었다"며 "시간 단위 요금제를 분 단위로 개편했고 본격적으로 서비스 이용자들이 늘었다"며 말했다.



◇성장 터닝 포인트1: 지역 중심 성장 이뤄내 흑자 스타트업으로

윤 대표는 "파일럿 테스트를 군산에서 진행했을 당시 긍정적인 점들이 보여 비수도권 지역으로 뻗어나가기 시작했다"며 "초기만 해도 주주들도 수도권이 아닌 지방을 중심으로 사업을 전개하자 걱정을 많이 했는데 영업 효율로 증명해냈다"고 설명했다.

회사 측에 따르면 전국 개인형이동장치 보급 현황을 조사한 결과 지바이크가 가장 많은 PM 기기를 운영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전국 17개 광역단체별로 봤을 때 서울, 부산, 경남, 대구를 제외한 다른 지역에서는 모두 지바이크 기기가 가장 많이 운영 중인 것으로 조사됐다. PM 공유서비스를 제공하는 주요 9개사의 애플리케이션에 노출돼 있는 활성 기기 데이터를 집계한 자료다.

지바이크는 전국에서 전기자전거와 전동킥보드를 합해 약 10만대의 PM을 운영하고 있다. 9개사 전체가 운영하는 PM은 전국 약 30만대 규모로 지바이크가 전체의 3분의 1을 차지했다. 지바이크의 PM은 서울과 수도권에 56% 배치되면서 동종업계 다른 업체에 비해 상대적으로 수도권에 적게 배치된 것으로 나타났다.

대중교통 배차간격이 긴 지역에서 PM을 필요로 하는 고객들이 많았다는 분석이다. 강원 원주시나 경기 평택시가 대표 사례다. 원주시의 유일한 대중교통 수단은 시내버스인데 배차간격이 25~70분에 이른다. 이런 문제로 원주시는 앞장서서 전기자전거 구입 보조금 지원, 공영 전기자전거 서비스 운영 등 PM을 시 차원에서 활성화하고 있다.

윤 대표는 "어느날 한 VC 관계자가 지바이크의 영업 효율을 보고 놀란 적이 있다"며 "다른 PM업체 보다 3~4배 가량 많은 영업이익을 내고 있었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이어 "이를 분석해 봤더니 다른 경쟁사들은 수도권을 중심으로 치열한 경쟁을 하고 있었고, 결과적으로 지역에 먼저 자리잡은 게 큰 이점이었다"고 말했다.

실제 지바이크는 흔치 않은 흑자 스타트업이다. 다른 PM사들이 치열한 경쟁을 벌이며 마케팅 경쟁에 나설 때, 지바이크는 비용을 최대한 줄여가며 사업을 전개했기 때문이다. 지바이크의 당기순이익은 지난해 16억원을 기록했다. 앞선 지난 2022년 73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2022년 83억원, 지난해 41억원이다. 지난해 신규 바이크를 공격적으로 늘리면서 손익 폭은 다소 줄어든 모습을 보였다.

◇성장 터닝 포인트2: 태국 시작으로 미국·베트남 PM 시장 공략

윤 대표는 글로벌에서 새로운 성장동력을 마련하고 있다. 국내 성장을 발판으로 해외 시장 진출도 적극 나섰다. 지난해 3월 태국을 시작으로 해외 시장에 본격 진출했다. 이후 같은 해 7월 미국 테네시주 멤피스에 진출한 데 이어 지난해 말 LA, 괌에도 진출했다. 올해 2월부터는 베트남에서 전기자전거 서비스를 시작했다.

그는 “시장 점유율 확대를 통해 한국 사람들이 어느 나라에 가도 지쿠터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목표”라며 “당돌하게 들릴 수 있겠지만 올해 진출한 미국과 태국만 해도 해당 시장에서 지쿠터가 더 잘해낼 수 있다는 생각이 있었고, 조금씩 그걸 증명해가려고 한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이어 "지바이크가 동남아시아 시장에 진출할 당시만 해도 공유 PM 사업을 하는 현지 기업이 없었다"며 "수익을 내기 까다로운 사업이라 현지 기업들도 사업을 철수하는 분위기 속에서 지바이크는 국내에서 사업하며 쌓은 노하우를 통해 PM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해외 사업에서도 속속 성과를 거두고 있다. 올해 들어 태국 시장 사업은 월단위 상각전영업이익(EBITDA)을 흑자로 전환했다. 미국 시장은 매출이 성장세를 그리고 있어 내년 흑자 전환을 목표로 하고 있다. 베트남 시장은 운영 규모는 작지만 공헌 이익을 창출하고 있다는 게 윤 대표의 설명이다.

윤 대표는 "해외 사업에서는 아직 PM 대수를 많이 보급하지 않아 매출 규모는 크지 않다"며 "구체적인 매출을 공개하기는 어렵지만, 점차적으로 매출 비중을 늘려나갈 계획"이라고 했다.

국내에서도 안정적인 성장을 이루고 있다. 회사의 올 상반기 매출은 383억원이다. 전년 동기(250억원) 대비 53% 증가한 수치다. 회사의 연간 매출은 지난 2021년 335억원에서 2022년 522억원, 그리고 지난해 550억원으로 3년 연속 매출 상승세를 기록했다.

지바이크는 올해 매출 목표를 900억원 이상으로 설정했다. 윤종수 지바이크 대표는 "아시아 PM 업계 최초로 누적 라이드가 1억5000만건을 넘어섰고, 매출도 누적으로 2000억원을 돌파했다"며 "올해는 매출 900억원을 목표로 하면서도 국내외 전개하고 있는 사업의 내실에 집중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현재 고민 : 에너지 효율 고뇌, 해결책은 배터리 인프라 확대

윤 대표가 인터뷰 도중 가장 많이 언급한 단어는 에너지다. 윤 대표는 "가장 고민하는 부문은 어떻게 에너지를 효율적으로 도로에 공급을 할 수 있을까에 대한 것"이라며 "한 1~2년 내 단기 캠페인이나, 사업으로 생각하지 않고 실질적으로 사업화를 할 수 있는 것들을 고민하며 내부 테스트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선보인 수소 전기자전거는 이같은 고민에서 나온 결과다. 기존 리튬배터리 전기자전거 대비 화재 위험성이 적은 것이 특징이다. 리튬배터리는 과충전, 고온 등의 이유로 화재 위험이 높지만 수소와 산소의 화학반응으로 전력을 자체 생산하는 수소배터리는 화재 위험이 거의 없다는 게 윤 대표의 설명이다.

지바이크가 자체 개발한 수소자전거.

윤 대표는 "사업을 시작하고 처음 고민했던 부분은 지하철에 내려서 집까지 어떻게 편하게 이동할 수 있을까였다"며 "최근엔 에너지를 연구하면서 사업을 어떻게, 어느 정도로 확장해야 할까를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바이크는 현재 신사업 배터리 공유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지바이크는 전동 킥보드, 전기자전거 공유 서비스라는 기존 사업 영역에서 한발 더 나아가 이들 기기 간 호환이 가능한 범용 배터리 교체 시스템 'BSS'를 준비하고 있다.

윤 대표는 "자동차가 보급된 과정을 보면 도로나 에너지 인프라가 구축된 게 굉장히 중요한 요소였다"면서 "개인형 이동 수단을 확대하기 위해선 배터리 스테이션이 필요하다고 보고, 이르면 올해 말이나 내년 초를 목표로 사업화를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 대중화된 화석 연료를 기반으로 하는 이동 수단들이 지속 가능하다고 보지 않는다"며 "친환경적이고 에너지 효율적인 이동수단 생태계를 구축하는 데 지바이크가 기여할 수 있게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향후 계획 : 2025년 상장 위한 내실 다지기

지바이크의 다음 목표는 상장이다. 연내 상장예비심사를 청구해 내년 상장을 목표로 하고 있다. 지난 2022년 미래에셋증권을 IPO 대표 주관사로 선정해 상장을 준비해왔다.

윤 대표는 "IMO벤처스로부터 첫 투자를 받은 뒤 현재까지 누적으로 270억원을 투자받았다"며 "흑자로 운영되고 있는 만큼 현재로서 추가 투자 유치 계획은 없다"고 말했다. 미국 샌프란시스코에 위치한 IMO벤처스는 초기 투자를 전문으로 하는 VC다. 미국에서 공유 PM 서비스를 하고 있는 '라임'에 투자한 이력이 있다.

지바이크가 가장 최근 투자를 유치한 건 지난해 말이다. 지바이크는 지난해 12월 119억원 규모의 투자를 유치하는 데 성공했다. LB인베스트먼트가 주도해, BNK벤처투자, 에이피투자금융, 유진자산운용이 신규 투자자로 참여했다. 기존 투자자 싸이맥스도 후속 투자했다.

프리시리즈C 투자를 유치한 지 1년도 채 안돼 투자를 받으며 관심을 모았다. 지바이크는2022년 12월부터 2023년 2월까지 약 3개월 동안 투자 라운드를 진행하면서 링크자산운용, 미래에셋증권으로부터 투자 유치에 성공했다.

지바이크는 투자금을 전동킥보드, 전기자전거 대수를 확대하며 시장 점유율을 키워왔다. M&A(인수합병)도 있었다. 앞서 현대자동차·기아의 공유형 PM 사업인 '제트'(ZET) 서비스를 인수한 데 이어 '구구킥보드'도 사들였다.

올해 지바이크는 확장 보다 내실을 다지는 데 집중한다. 당분간 해외 사업도 추가적인 진출 없이 안정화를 꾀한다. 장기적 관점에서 수익 구조 안정화에도 힘쓰고 있다. 지바이크는 전동킥보드, 전기자전거도 자체 개발하고 있다. 내구성과 안전성이 핵심이다. 판매 목적이 아닌, 본업인 공유 사업에 활용하기 위해서다.

윤 대표는 "신사업 추진과 동시에 재무적 내실을 다지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며 "내년 상장을 통해 국민 모두가 사용하는 친환경 이동수단 생태계로 확장을 위한 기반을 다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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