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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투자전문 VC 줌인]"로간벤처스, 문화콘텐츠 투자 뿌리 지켜갈 것"④오상민 부대표 "양질의 모험자본 될 것"…AUM 2000억 청사진, 지속가능 생태계 방점

이영아 기자공개 2024-08-16 07:30:25

[편집자주]

로간벤처스는 설립 5년 미만 신생 벤처캐피탈(VC)이지만 문화콘텐츠 분야에서 두각을 드러내고 있다. VC 투자 섹터 중 문화콘텐츠는 상당히 까다로운 분야로 속한다. 흥행을 예측하기 까다로울뿐더러 프로젝트투자가 중심이 되는 특성상 큰 수익률을 내기도 어렵다. 문화콘텐츠에 뿌리를 두고 있는 베테랑 심사역이 모인 로간벤처스는 산업을 향한 애정과 전문성을 바탕으로 난관을 돌파하고 있다. 로간벤처스의 운용 전략과 미래 비전을 더벨이 조명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8월 13일 15:5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문화콘텐츠 산업은 제 고향이다. 문화콘텐츠 산업 전반에 관한 이해도가 높은 심사역은 반드시 존립해야 한다. 계속 이 자리를 지키고 싶은 이유다. 운용자산(AUM)은 빠르게 2000억원까지 키우고 싶다. 그래도 지속가능한 산업의 토양을 만들기 위한 관점이 우선이다."

오상민 로간벤처스 부대표(사진)는 지난 2일 서울 서초구 양재동 인근 카페에서 진행한 더벨과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밝혔다. 오 부대표는 문화콘텐츠 투자 업계에서 손꼽히는 베테랑 벤처캐피탈리스트다. '7번방의선물', '부산행' 등 천만영화를 발굴하며 화제를 모았다.

지난 2021년 설립된 로간벤처스에 합류한 배경도 문화콘텐츠 산업에 대한 애정과 관심이 바탕이 됐다. 문화콘텐츠 산업의 지속가능성을 위해선 꾸준한 모험자본 유입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앞섰다. 실제 로간벤처스 AUM 782억원 중 433억원(전체 비중 55%)이 문화콘텐츠 투자를 위한 재원으로 마련됐다. 근시일 내 AUM을 2000억원 규모까지 키우겠다는 목표를 세운 것도 이같은 철학의 연장선이다.

◇문화콘텐츠 향한 애정, '전문 심사역' 우뚝

오 부대표는 꾸준히 문화콘텐츠 산업계에 몸담으며 트랙레코드를 쌓아왔다. 2000년 싸이더스에서 커리어를 시작했다. 워너브라더스코리아, 아이러브시네마, 태원엔터테인먼트, 오브젝트필름, 오죤필름 등에 몸담았다. 영화 배급 및 투자 업무를 두루 담당했다.

2012년 CJ인베스트먼트(옛 타임와이즈인베스트먼트)에 입사해 벤처캐피탈리스트의 길을 걷는다. 특히 '7번방의선물', '부산행'을 발굴하며 입지를 다진다. 총수익률은 각각 400%, 200% 수준이다. 통상 영화 투자수익률은 20%만 기록해도 선방한 것으로 평가된다.

2017년 KB인베스트먼트로 이직한 뒤에도 문화콘텐츠 투자를 이어간다. 특히 유한책임출자자(LP) 모집과 펀드 결성을 비롯해 활동 보폭을 키운다. KB인베스트먼트 최초 콘텐츠펀드 'KB NEW 콘텐츠 투자조합(250억원)' 결성에 기여한 것이 대표적인 사례이다.

오 부대표는 "문화콘텐츠 투자는 상당히 까다로운 영역"이라며 "흥행을 예측하기 까다로울뿐더러 프로젝트투자가 중심이 되는 특성상 큰 수익률을 내기도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전체 60% 이상이 프로젝트투자로 진행되는 것을 감안할 때 운신의 폭이 적다"고 했다.

문화콘텐츠 산업을 위한 양질의 모험자본이 필요하다는 생각이었다. 통상 VC에서 문화콘텐츠 섹터는 전부가 아니라 일부에 불과하다. 문화콘텐츠 관련 전문성을 띈 LP모집과 펀딩, 투자가 쉽지 않은 환경이다. 문화콘텐츠 전문성을 띤 심사역 육성 또한 난제에 가깝다.

그러던 중 레오파트너스인베스트먼트에서 독립해 유한책임회사(LLC)형 벤처캐피탈(VC) 설립을 준비중이던 박정환 로간벤처스 대표가 독립 제안을 했다. 두 사람의 인연은 2000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싸이더스'의 공채 출신으로 한솥밥을 먹었다. 2021년 로간벤처스가 설립됐다. 오 부대표는 로간벤처스의 파트너로 합류하게 됐다.

◇"문화콘텐츠 뿌리 지켜, 산업 토양 될 것"

오 부대표가 2021년 로간벤처스에 합류한 것은 '문화콘텐츠'라는 뿌리를 지키고 싶다는 이유였다. 그는 "문화콘텐츠 심사역들이 이젠 많이 남아있지 않다"면서 "바이오, 정보통신기술(ICT) 등 타 섹터로 이탈하고 있지만 늘 자리를 지키는 사람이 필요하다"고 했다.

로간벤처스에서 문화콘텐츠 전문 펀드를 속속 조성하며 투자재원을 확충했다. 로간벤처스는 설립 첫 해 모태펀드 출자사업 2관왕을 차지하는 저력을 보인다. 1호 콘텐츠 가치평가 투자조합(122억원), 2호 콘텐츠 재기지원 투자조합(137억원)을 차례로 결성했다. 이후 지난해 '로간 NEW콘텐츠가치평가투자조합(174억원)'을 결성하며 재원을 확충했다.




오 부대표는 "문화콘텐츠 투자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오랜기간 동행하는 자세"라며 "좋은 파트너가 되는 것이 최우선이고, 그 다음이 수익률과 회수율이라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러한 투자 철학을 계속 견지하고 지켜나가고 싶다"라고 덧붙였다.

한국콘텐츠진흥원, 영화진흥위원회, 예술경영지원센터 등 콘텐츠 진흥 기관 멘토링을 꾸준히 진행하는 것도 산업을 향한 애정이 바탕이 됐다. 오 부대표는 "지속가능한 투자가 있을 때 산업이 성장한다고 믿고, 늘 현장에 발걸음하며 목소리를 듣는다"고 말했다.

문화콘텐츠 산업의 지속가능한 모험자본이 되겠다는 게 목표이다. 달성하고자 하는 목표 AUM은 2000억원이다. 하반기 한국성장금융투자운용 'K-콘텐츠 펀드' 출자사업에 지원할 계획을 세웠다. 문화콘텐츠 관련 투자실탄을 빠르게 확보하자는 취지이다.

오 부대표는 "문화콘텐츠 심사역으로 12년간 일했다"면서 "전문 심사역의 콘텐츠를 향한 애정과 트랙레코드가 존중받으면서 투자업계과 산업계가 공존할 수 있도록 역할을 다하고 싶다"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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