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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쇄신 바람 부는 위믹스]독자 개발 나선 위메이드, 용역 맡기던 씨피랩스 '결별'②비용효율화 일환, 자체 개발 가능한 수준 '인력 확보' 판단

노윤주 기자공개 2024-08-20 08:22:29

[편집자주]

위믹스는 국내 블록체인 업계를 대표하는 프로젝트지만 출범 직후부터 최근까지 늘 '이슈메이커'라는 꼬리표를 달고 다녔다. <미르4 글로벌>을 통해 P2E 시장을 개화시키면서 호평을 받더니 곧바로 위믹스 초과 유통 논란이 불거져 '악동' 신세로 전락했다. 논란에도 끄떡 없이 블록체인 사업을 확장하던 위믹스의 행보가 최근 심상치 않다. 올해 위믹스를 둘러싼 잡음이 유독 거세다. 위메이드는 사업조정 칼을 빼들었다. 위믹스의 향후 사업 계획과 경영진 구속, 유통량 논란 등 대응책을 알아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8월 16일 10:4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위메이드가 위믹스 사업 비용 효율화에 나서면서 오랜 기간 협업해 온 씨피랩스(옛 코인플러그)와 용역 계약을 종료했다. 블록체인 개발, 운영 인력을 계속 수혈하면서 자체 개발이 가능한 수준에 도달했다고 판단했다. 이를 통해 연 100억원이 넘던 비용 지출을 줄일 수 있을 전망이다.

위믹스 3.0 블록체인은 2년간 개발부터 보수까지 씨피랩스가 전담했었다. 위메이드 내부서 얼마나 기술적 특성을 파악하고 있는지가 중요하다. 위메이드는 그간 쌓아둔 노하우를 바탕으로 효율적인 사업을 이어간다는 입장이다. 씨피랩스와 유수 블록체인 기업 출신 개발 인력을 지속 흡수하며 개발진 진용은 갖췄다.

◇위믹스 개발 맡은 씨피랩스 인수까지 검토했지만 무산

클레이튼 블록체인 기반으로 위믹스(WEMIX)를 발행했던 위메이드는 독자 생태계 구축 필요성이 대두되며 자체 메인넷 개발을 시작했다. 이를 위해 국내 기술기업 씨피랩스와 손을 잡았다. 게임사인 위메이드가 단기간 메인넷을 만들어내기 위해서는 개발 경험과 인프라를 가진 기업과 협업이 필요했다.

씨피랩스는 '메타디움' 블록체인을 직접 만들었던 경험이 있다. 또 다수의 정부사업을 수주하면서 블록체인 용역 구축에 능숙했다. 위메이드는 이런 점을 고려해 용역 업체로 씨피랩스를 선택했다.


위메이드는 용역 비용으로 연 150억원가량을 지출했다. 씨피랩스는 수주 첫해인 2022년 165억원 매출을 올렸다. 이 중 163억원이 용역매출이었다. 2023년에도 상황은 비슷했다. 140억원 전체 매출 중 135억원이 용역에서 발생했다. 대부분 위메이드가 지불한 대금이었다.

협업을 지속하면서 양사의 관계는 더욱 긴밀해졌다. 현재 '위퍼블릭'이라는 블록체인 기반 커뮤니티 플랫폼을 공동 운영 중이다. 플랫폼 자체는 위메이드 소유지만 그 위에서 활용하는 전자지갑은 씨피랩스가 담당한다.

위퍼블릭은 웹3 플랫폼을 표방하면서 개인정보를 제3자에게 넘기지 않고 신원인증을 진행하는 '분산신원인증(DID)'을 채택했다. 씨피랩스는 개발·운영하던 '마이키핀' 전자지갑을 '위퍼블릭 월렛'으로 리브랜딩해 위퍼블릭에 제공 중이다.

위메이드는 지난해 씨피랩스 인수까지 고려했었다. 씨피랩스 최대주주는 지분 19.5%를 가진 창업자 어준선 대표다. 2대주주는 미국계 투자사인 실버블루(Silver Blue)다. 2013년 씨피랩스에 초기투자해 지분 15.5%를 보유하고 있다.

인수를 위해 회계법인 실사도 진행했다. 하지만 가상자산 가격이 급락하고 위믹스 유동화 중단 선언으로 인수 자금을 조달할 수 없게 되는 등 대내외 사정이 급변하면서 인수는 최종 무산됐다.

◇용역계약도 종료, 위믹스 개발 직접 한다

인수 무산에도 우호관계를 유지하며 위퍼블릭 등 협업을 이어가던 양사의 관계에도 변화가 생겼다. 위메이드는 올해 씨피랩스와 용역계약을 종료했다. 자체 개발력이 일정 수준 이상 올라왔다는 내부 평가에 따른 결정으로 풀이된다. 불필요한 용역비 누출도 막겠다는 방침이다.

위메이드는 그간 블록체인 개발 인력을 지속 수혈해 왔다. 2022년 491명이던 임직원수는 1년 만에 611명까지 늘어났다. 여러 블록체인 기업 출신으로 인력을 보강했고 씨피랩스 인력 일부가 위메이드로 이직하기도 했다.

위믹스 3.0 블록체인은 씨피랩스가 개발한 메타디움과 매우 유사한 형태를 띠고 있다. 그리고 그간 개발과 유지 보수를 모두 씨피랩스가 맡아 왔기 때문에 씨피랩스 출신 인력 충원은 필수적이다.

위메이드와 씨피랩스가 협력한 위퍼블릭 월렛

블록체인 업계서도 양사의 관계 변화를 주시하고 있다. 관건은 위메이드가 씨피랩스 도움 없이 유지, 보수를 통해 최종 목표인 '탈중앙화'를 잘 이끌 수 있는지다. 추후 현 40개 노드 체제를 벗어나 희망하는 자는 커뮤니티 투표 등을 통해 누구나 노드로 참여할 수 있는 개방형 생태계를 만들어야 한다.

업계 관계자는 "결국 위메이드가 위믹스 발행 매출을 재무제표에 인식하려면 백서에 기재한 내용에 따라 탈중앙화 플랫폼을 구현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탈중앙화가 이뤄지면 발행사로서의 의무도 줄고 자연스레 논란에서도 일부 자유로워질 것"이라며 "이에 내부서도 중요성을 인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위메이드 관계자는 "용역 계약 종료 결정을 했다는건 그간 내부적으로 쌓아 둔 노하우를 통해 효율적으로 블록체인 사업을 진행하기 위함"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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