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DC랩스 공간AIoT 전환 점검]1조 밸류 '속도 조절'…그룹 신사업·승계 주춧돌 될까③전문경영인 김성은 대표 6년 연임…정몽규 회장 장남 지분 취득, 경영 참여는 아직
신상윤 기자공개 2024-08-21 07:40:04
[편집자주]
HDC랩스가 올해 통합 출범 3주년을 맞는다. HDC아이콘트롤스(건설IT)와 HDC아이서비스(부동산 자산관리) 합병 이후 공간 AIoT 플랫폼 기업으로 진화하고 있다. 더불어 IT 기술을 기반으로 HDC그룹의 미래 먹거리와 성장 동력을 찾는 과제를 안고 있다. 향후 그룹 승계구도에서 중추적 역할도 예상된다. 더벨은 HDC랩스의 사업 전환 진행 상황과 미래 전략 등을 들여다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8월 14일 14:0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HDC랩스는 정몽규 회장이 지배하는 HDC그룹의 공간 AIoT 플랫폼 기업으로 도약하고 있다. AI 기술과 빅데이터 등 각종 IT 기술로 무장하고 HDC그룹 내 계열사에서 취합한 데이터를 활용해 디지털 전환(DT·Digital Transformation)도 주도한다. 여기에 M&A와 전략적 투자 첨병으로서 그룹 내 신규 사업을 발굴하는 역할까지 맡고 있다.HDC그룹 미래 사업 선도에 HDC랩스가 낙점된 까닭은 무엇일까. 건설이나 소재 등 다른 계열사와 달리 변화가 빠른 IT 기술에 기반하는 만큼 신규 성장 동력을 찾는데 상대적으로 용이하기 때문이란 평가다. 지배구조 측면에선 정 회장의 장남 정준선 카이스트 교수가 AI 등 IT 기술에 밝다는 점도 있다. 정 교수가 최근 HDC랩스 지분을 확대하고 있다는 점도 눈길을 끄는 대목이다.
◇기업가치 1조원 '속도 조절', 김성은 대표 체제 6년째 이어져
HDC랩스는 2021년 12월 통합 출범하면서 올해(2024년)까지 기업가치를 1조원까지 키우겠다는 비전을 제시했다. 공간 AIoT 플랫폼 기업으로 전환하기 위해 유관 기업들을 M&A하거나 전략적 투자로 연계하겠다는 계획도 세웠다.
올해 12월이면 3주년을 맞는 HDC랩스의 기업가치는 아직 1조원까진 못 미친다. 상장사인 HDC랩스의 전날(13일) 종가 8290원을 기준으로 시가총액이 2152억원 수준이다. 출범 초기 제시했던 비전 달성까진 시간이 더 필요한 상황이다.
M&A나 전략적 투자가 예상보다 진척되지 않은 점 등이 영향을 미쳤다. 아울러 전방 산업인 건설 부동산 경기도 PF 리스크와 분양 시장 위축 등이 맞물리면서 회복하는 데 시간이 걸릴 것으로 전망된다. 이런 점들이 맞물리면서 HDC랩스의 날개는 아직 활짝 펼쳐지지 않은 상황이다.
그렇다고 HDC랩스의 공간 AIoT 플랫폼 기업 전환이 속도가 나지 않은 것은 아니다. 최근 상업건물시설관리 서비스 '인사이트(insite)'와 같은 플랫폼 등이 출시되면서 기술의 고도화를 비롯해 스마트 공간 크리에이터로서 자리 선점을 위한 궤도에선 이탈하지 않은 채 나아가고 있다.
여기엔 안정화된 경영 환경이 한몫한다. HDC랩스는 통합 출범한 이래 지금까지 김성은 대표 체제가 유지되고 있다. 삼성전자 출신인 그는 2019년 1월 전신인 HDC아이콘트롤스 때부터 경영을 맡아 합병 작업도 총괄했다. 현재까지 6년째 대표로 재직하는 중이다. 지난해 3월엔 임기를 한 차례 더 연임하면서 정몽규 HDC그룹 회장의 신임도 다시 확인했다.
김 대표는 디지털 전환 시대가 본격화됨과 더불어 AI 기술이 사회와 인류사에 중대한 변화를 만들 것으로 전망했다. 이에 HDC랩스는 기술 투자를 강화해 AIoT 기반 사업자로서 성장을 모색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연초 조직개편을 통해 기술연구소 AI LAB을 신설하고 BM혁신실 등을 대표 직할 조직으로 옮긴 배경이다.
이는 HDC그룹 전반의 미래 사업과도 연계될 수 있다. 특히 BM혁신실 내 미래전략팀은 미래 사업 및 핵심 기술을 확보하기 위해 M&A와 투자를 검토하는 조직이다. 아직까진 기술 내재화에 방점을 뒀던 만큼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진 않았지만 미래 사업을 선도하기 위한 주도적인 역할을 맡은 것으로 풀이된다.
◇HDC그룹 신사업 전면, 오너가 정준선 카이스트 교수 지분 취득 '눈길'
정몽규 회장은 지주회사 HDC를 거점으로 HDC그룹 지배구조를 구축했다. HDC현대산업개발과 HDC현대EP, HDC랩스 등 40개에 달하는 계열사를 거느리고 있다. 이 가운데 상장사만 4개다. 통상 지주회사는 그룹사의 경영 전략 등을 수립해 계열사 전반이 나가야 할 방향을 잡는다.
HDC그룹에선 지주회사인 HDC를 비롯해 HDC랩스도 그룹의 미래 사업을 선도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매출 규모로만 보면 HDC현대산업개발이나 HDC현대EP와 같이 조 단위 계열사가 아님에도 중책을 맡고 있는 건 영위하는 사업과도 연관성이 깊다. AI나 빅데이터 등 급변하는 IT 기술에 기반을 두고 있는 만큼 조직의 유연성이나 미래 유망 시장을 진단하기에 상대적으로 수월하다.
여기에 최근 HDC랩스는 지배구조 측면에서도 주목을 받고 있다. HDC랩스 최대주주는 39.05% 지분율을 거느린 HDC다. 여기에 정 회장이 18.32%, 정 회장의 개인 법인 '엠엔큐투자파트너스'가 3.88%를 가지고 전체 60%가 넘는 지배력을 행사하고 있다.
이 가운데 정 회장의 장남인 정준선 카이스트 교수가 HDC랩스 지분 취득에 나섰다는 점은 눈길을 끈다. 1992년 6월생인 그는 지난해 말까진 HDC랩스 지분을 보유하고 있지 않았다. 그러나 올해 들어 장내에서 지분을 조금씩 매수해 지난 6월 말 기준 13만주(0.5%)를 보유한 주주로 이름을 올렸다.
그의 HDC랩스 주식 취득이 유의미한 규모는 아니지만 유력한 차기 승계 대상자란 점을 고려하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물론 정 교수는 HDC그룹 내에서 경영에 참여하고 있는 계열사는 없다. 현재도 카이스트 교수로 재직하면서 AI 등 연구에 더 많은 역량을 집중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신 HDC랩스의 AI 기술자 양성 과정이나 사업 관련 자문 역할 등을 하고 있다.
HDC랩스가 HDC그룹의 미래 사업을 찾는 배경이란 해석에도 힘이 실리는 대목이다. 주력 사업인 건설보단 AI 등과 밀접한 HDC랩스를 통해서 정 교수가 역량을 펼칠 수 있는 영역이 더 많은 것으로 볼 수 있다. 이를 통해 정 교수가 HDC랩스에서 경영 역량을 입증한다면 HDC그룹 전반으로 영향력도 확대할 수도 있다.
HDC랩스가 경영 승계의 주춧돌이 될 수도 있다는 의미다. 정 회장 슬하에는 정 교수 외 2명의 아들이 더 있다. 차남인 정원선 씨와 삼남인 정운선 씨다. 세 형제 모두 HDC그룹에선 경영 수업을 받진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HDC랩스 관계자는 "신규 사업이나 M&A 등을 통해 기업가치를 개선하겠다는 의지를 앞으로도 이어 나가기 위해 기술 고도화 등에 집중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정준선 교수가 경영에 참여하고 있지 않지만 R&D캠퍼스 등에 도움을 주고 있는 수준으로 지분 취득 배경은 알지 못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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