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형 성장' 서한, 미흡한 이사회 운영 '옥에 티' 3분기 누적 매출 34.5% 증가, 수도권 사업 확장 기대…사외이사 참석률 절반 수준
신상윤 기자공개 2024-11-26 07:35:08
이 기사는 2024년 11월 22일 07:23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대구·경북에 기반을 둔 건설사 '서한'이 수도권 진출에 속도를 내는 가운데 지난해 주춤했던 외형 성장에 다시 힘을 내고 있다. 오너 2세인 김병준 전무가 이사회에 참여하면서 경영 활동과 지배력 확대를 통한 책임 경영의 기반도 마련하는 모양새다. 다만 이사회 운영에 있어서 견제 기능을 할 사외이사들의 참석률이 절반에 그친 점은 '옥에 티'로 남는다.◇3분기 누적 매출 5677억, 전년비 34.5% 증가…수익성도 개선세
건설사 서한은 올해 3분기 연결 기준 매출액 1613억원, 영업이익 47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액은 16.1%, 영업이익은 111.2% 증가했다. 다만 같은 기간 순이익은 99% 줄어든 1100만원에 그쳤다. 순이익 감소는 금융비용 증가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누적 기준으로는 성장세가 더욱 눈에 띈다. 올해 3분기 연결 기준 누적 매출액 5677억원, 영업이익 231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액은 34.5%, 영업이익은 61.4% 증가했다. 같은 기간 순이익은 23.5%로 집계됐다. 지난 2분기에만 2170억원에 달하는 매출액을 인식하면서 전체 외형을 불린 것으로 해석된다.
물론 시계열을 뒤로 돌려 창사 이래 최대 매출액을 기록했던 2022년과 비교하면 올해의 성과는 지난해 다소 부진했던 기저효과란 평가도 나온다. 2022년 매출액 7300억원, 영업이익 598억원을 거둔 서한은 지난해 매출액 6216억원, 영업이익 242억원으로 외형이 축소됐다.
이와 관련 서한은 기반이 됐던 대구·경북을 넘어 수도권 일대로 사업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2021년 인천 영종국제도시 서한이다음 분양 사업장 이후 주춤했던 서한은 올해는 경기 평택 고덕국제신도시 내 서한이다음 그레이튼을 분양한 데 이어 지난 9월엔 첫 서울 사업지인 올림픽파크 서한포레스트를 공급했다.
올림픽파크 서한포레스트는 단순 도급 사업이지만 서한의 주택 브랜드 '포레스트'를 써서 성공적으로 분양한 데 의미가 깊다. 서한으로선 지방의 주택 시장이 여전히 위축돼 있는 상황에서 서울이나 수도권에 진출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다는 평가가 나오는 사업들이다. 아직 매출에 반영되는 시점은 아니지만 내년 이후부터는 성과가 나타날 것으로 전망된다. 여기에 서한은 김포와 남양주 등에서도 신규 사업을 진행할 예정이다.
◇2세 김병준 전무 이사회 합류, 사외이사 저조한 참석률 '아쉬움'
올해 오너 2세인 김병준 전무가 경영 전면에 나선 시점이란 점에서도 의미가 깊다. 김 전무는 창업주 김을영 회장의 아들로 올해 3월 사내이사로 선임돼 경영 활동에 깊게 관여 중이다. 경영 활동과 더불어 최근에는 주식을 매입해 지배력을 확대하고 있다.
서한은 과거 법정관리를 졸업하면서 대구지역 협력사들이 지분을 나눠들고 있다. 최대주주는 대왕레미콘 외 6인으로 등재돼 있다. 김 회장의 영향력이 큰 서한장학문화재단(9.85%)과 제산장학문화재단(8.33%)이 서한 주요 주주로 등재돼 있지만 지배구조 측면에선 다소 취약한 상황인 것이다. 이에 김 전무의 지분 매입 행보에 이목도 쏠려있다.
지배구조 측면에서 눈여겨볼 대목 중 하나는 이사회다. 서한 이사회는 김 전무가 합류하면서 의장인 김 회장과 전문경영인 조종수 대표, 정우필 대표 등 사내이사 4인 그리고 사외이사 2인으로 운영되고 있다. 다만 최근 들어 사외이사의 이사회 참석률이 저조하다는 점은 옥에 티다.
서한 사외이사는 안문태 전 부산고등법원장과 하춘수 전 DGB금융지주 회장이다. 올해 3분기까지 21회 열린 이사회에 안 사외이사는 10회 참석해 출석률 45%를 기록했다. 하 사외이사는 11회 참석해 50%로 집계됐다. 절반 이상의 안건이 사실상 내부 경영진 판단으로 이뤄진 셈이다.
서한 이사회는 과거에도 비슷하게 운영됐다. 특히 2022년의 경우 19회 개최된 이사회에 안 사외이사는 참석률 16%를 기록했으며, 하 사외이사는 그해 3월 선임 후 한 차례도 참석하지 않았다. 지난해에는 두 명의 사외이사가 이사회에 성실히 나오면서 참석률 81%를 기록했지만 올해 들어 다시 참석률이 떨어졌다.
사외이사가 거수기와 같은 역할에 그친다는 비판에도 사내 이해관계를 가진 경영진을 견제하는 기능을 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다소 부실하게 운영되는 상황이다. 이와 관련 서한 사외이사는 연간 4000만원 규모의 보수를 받고 있다.
서한 관계자는 "예년 수준까진 아니지만 지난해와 비교하면 좋아지고 있는 데다 수도권 사업장도 앞으로 매출 인식이 될 예정"이라며 "김포 등 수도권 일대에서 주택 사업이 예정돼 있어 외형 확장을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사외이사의 참석률이 저조한 편이지만 대출이나 차입 등 주요 안건에는 참석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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