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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카드 홀로서기 중간점검]비용 줄였는데 마케팅 못 늘리는 이유②매년 지급하던 1000억대 수수료 아꼈지만…자체결제망 구축비 부담은 여전

김보겸 기자공개 2024-08-20 12:38:52

[편집자주]

우리카드가 BC카드로부터 결제망 독립 1주년을 맞았다. 2013년 전업 카드사로 출범한 후 10년 동안 BC카드의 결제망을 써오다 지난해부터 홀로서기에 속도를 냈다. 숙원사업이었던 독자가맹점을 구축했고 결제망을 활성화하기 위해 자체카드도 발급했다. 매년 1000억원대 수수료를 BC카드에 내 온 만큼 자체 결제망 구축이 장기 성장을 위해 필수라는 판단에서다. 탈BC 1년차를 맞은 우리카드의 성과와 과제를 살펴 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8월 16일 08:0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우리카드가 BC카드로부터 독립을 결심한 배경으로는 BC카드로 흘러가는 수수료를 줄여 수익성을 높이기 위한 목적이 크다. 그간 BC카드의 결제망을 이용해온 탓에 1년에 1000억원 넘는 수수료를 내온 탓이다. 우리카드가 지난해 벌어들인 당기순이익이 1000억원대라는 점을 고려하면 상당한 규모다.

우리카드는 차라리 BC카드에서 독립하는 편이 장기 성장에 필수적이라 판단해 자체 결제망 구축에 나섰다. 하지만 이렇게 수수료 항목에서 줄인 비용이 마케팅 확대로 이어지진 않아 애초 기대보다 고객이 누리는 효과는 줄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10년 숙원사업' 탈BC카드 배경엔 1000억대 수수료

자체 결제망 구축은 우리카드의 숙원 사업이었다. 나머지 7개 카드사가 모두 자체 결제망을 쓰는 동안 우리카드는 2013년 우리은행 카드사업부문에서 분사한 이후에도 10년간 BC카드 결제망을 이용해 왔기 때문이다. 결제망 사용뿐 아니라 카드 발급부터 가맹점 관리까지 BC카드에 업무를 위탁하다 보니 우리카드로서는 독자적으로 영업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었다.


무엇보다 BC카드에 지급하는 수수료가 만만치 않았다. 우리카드는 BC카드 매입업무 수익의 40%를 차지하는 최대 고객사다. 매년 매입업무 대행 수수료로 나가는 돈만 1100억원대에 달한다. BC카드의 매입업무 수익은 2020년 2233억원, 2021년 2425억원, 2022년 2697억원을 거쳐 지난해에는 2819억원을 기록하며 3000억원대에 가까워지고 있다.

그간 BC카드에 지급하는 수수료는 실적에도 영향을 미쳐 온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우리카드가 벌어들인 순이익은 1110억원을 기록했다. 1년치 영업으로 얻은 이익에서 세금과 판매관리비 등을 떼고 주머니에 떨어지는 돈만큼 우리카드가 BC카드에 매입업무 대행 수수료를 내 온 것으로 추정된다.

◇BC카드 독립에서 아낀 비용, 마케팅으로 안 이어져

자체 결제망을 구축하면서 BC카드에 지급하는 수수료를 아낄 수 있을 것이란 기대와 달리 변수가 나타난 모습이다. 우리카드가 직접 자체 결제망을 구축하고 자체 가맹점을 모집해야 하는 만큼 이에 따른 비용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BC카드로 향하는 수수료를 줄였지만 자체 결제망 구축에 따른 자체카드를 홍보하기 위한 마케팅 비용을 늘리기는 쉽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우리카드 역시도 이를 인지하는 모습이다. 실적 발표 때마다 "자체카드 가맹점 확보에 따른 비용을 수 년에 걸쳐 반영하고 있다"고 설명하고 있다.

자체 가맹점을 늘리는 데 비용이 계속 발생하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카드 자체 가맹점은 지난해 4월 100만곳을 돌파한 뒤 올 8월에는 190만군데를 넘겼다. 이는 BC카드의 전체 가맹점(343만4000곳)의 55% 수준이다. 자체카드 상품을 출시하는 데 필수적인 인력과 조직 구축도 우리카드의 자체사업이 자리잡기 전까지는 투자가 필요한 상황이다.

자체 결제망을 구축하면서 자체카드 사업을 시작했지만 소비자 혜택이 줄면서 우리카드의 홀로서기 1년 성과가 눈에 잘 보이지 않는다는 평가가 나온다. 실제 신규 회원 수 확보 속도는 더뎌지고 있다. 올 1월 8만2000명 신규 회원 수(개인 신용카드)를 기록한 뒤 매달 신규 회원 수가 감소하며 6월에는 4만명대로 내려앉았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이미 카드사의 본업 경쟁이 치열해진 만큼 수익을 내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이 마케팅 비용을 줄여야 하는 측면이 있다"며 "신사업을 구축하는 데 드는 투자비용을 줄일 수는 없으니 마케팅비를 줄이게 되고 이는 소비자 혜택 감소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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