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피온·리벨리온 합병 본격화, SK 3사 지분 매각 개시 리벨리온 경영진 1대 주주 보장 목적, 통합법인 화학적 결합 방안 주목
이민우 기자공개 2024-08-20 08:20:10
이 기사는 2024년 08월 19일 07:2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사피온코리아와 리벨리온이 본계약을 체결하며 합병을 위한 정식 절차에 돌입했다. SKT, KT 등 양사 주주들이 통합법인 기업가치 비율, 경영 방식 등 사항에 최종 합의했다. 통합법인 출범 목표 시기는 연내다. 이에 앞서 리벨리온 경영진의 1대 주주 보장을 위한 SKT, SK스퀘어 등의 보유 지분 매각 등이 이뤄질 예정이다.합병 가시화에 따라 양사의 화학적 결합 방안과 사피온코리아 전현직 임직원의 향후 행방도 주목된다. 현재 사피온코리아 내부에선 이미 퇴사를 결정한 류수정 전 대표처럼 주요 인력 이탈 가능성이 높다. 류 전 대표의 경우 최근 친정인 SKT에 미등기 임원으로 복귀했으나 고문에 가까운 역할을 맡은 채 향후 거취를 고민 중이다.
◇기업가치 비율, 리벨리온 2.4배 최종 결정…사피온코리아 존속 ‘절세 이슈’
SKT는 리벨리온과 사피온 합병을 위한 본 계약을 체결했다고 최근 발표했다. 리벨리온과 사피온 간 합병 기업가치 비율은 2.4대1로 최종 결정됐다. 당초 2대1 수준으로 논의됐으나 양 측 주주간 협상을 통해 리벨리온 쪽 기업가치를 더 인정하는 방향으로 조정됐다. 합병 이후 통합법인 기업가치는 1조원 이상으로 추산된다.
합병 방식은 사피온코리아가 존속법인으로 남아 리벨리온을 흡수합병하는 구조다. 절세 등을 고려한 결정이다. 사피온코리아를 소멸시키면 미국에 적을 둔 사피온inc에 자본 이득, 양도소득세 등 과세 문제가 발생한다. 이 경우 사피온inc 주주인 SKT에도 부담이 전이될 수도 있다.
다만 통합법인 경영은 박성현 대표 등 리벨리온 측 인사들이 주도하기로 하면서 사명은 리벨리온으로 가져가로 했다. 이를 위해 SKT 등 사피온 주주 측은 리벨리온 경영진의 1대 주주 지위 보장을 위한 절차를 단행키로 했다. 합병 마무리 전까지 일부 보유 주식을 매각하기로 했다. 매각 주식 규모는 통합법인 기준으로 3% 수준이다.
양 측 경영진, 주주들이 목표 중인 통합법인 출범 시점은 연내다. 일부에선 빠르면 3분기에도 출범이 가능할 것으로 봤으나 본 계약 이후 진행할 주주총회, 채권자 보호 등에 소요되는 일정을 고려하면 4분기가 더 유력하다.
반도체 업계 고위 관계자는 “AI 반도체 시장 내 표준 제정이 2~3년 안에 이뤄질 전망이라 이에 앞서 리벨리온, 사피온 모두 표준 충족과 향후 경쟁력을 보유를 위해 손잡은 것”이라며 “통합 리벨리온은 KT 외에도 SK 쪽 밸류도 얻는 만큼 글로벌 파트너십 체결 등에서 이전보다 큰 이점을 갖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사피온 전현직 임직원 거취 행방 눈길, 류수정 전 대표 SKT ‘한시적‘ 복귀
본계약 체결이 공식화되면서 기존 사피온코리아 인력의 행방과 보상안 등 화학적 결합 방안에도 눈길이 쏠린다. 이미 사전에 자리를 내려놓은 류수정 전 대표처럼 사피온코리아 소속 주요 경영진, 핵심 기술 인력들이 통합법인에 합류하지 않을 가능성도 높다.
현재 사피온코리아 내부엔 스톡옵션 문제, 향후 처우 등을 이유로 불안감을 표하는 임직원도 존재하는 상태다. 본계약 이전 지난달 타운홀 미팅으로 합병 계획 등을 설명했지만 이후에도 퇴사 의사를 밝힌 구성원이 다수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류 대표의 경우 사피온코리아 합류 이전 소속됐던 친정인 SKT에 복귀한 상태다. 공식적으로는 HR부 담당으로 분류돼 반기보고서 미등기 임원 명단에 기재돼 있다. 류 전 대표는 사피온 출범 이전인 2021년 4월 SKT AI액셀러레이터 담당으로 영입된 인물이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류 전 대표가 SKT에 복귀하긴 했지만 현재 AI 개발 등 특별한 업무를 맡고 있는 것은 아니다”라며 “사실상 퇴임을 결정한 상황에서 SKT 측이 경력 유지 등 향후 커리어를 위해 안배해준 상황으로 고문에 가까운 역할”이라고 말했다.
이를 고려하면 류 전 대표가 SKT에서 AI 조직 관련 업무를 계속 맡을 가능성은 낮다. 특히 현재SKT 내부 AI 조직은 정석근 글로벌·AI테크사업부장 등 이미 인사를 거친 수장 중심으로 사업을 꾸리고 있다. 현 상황에서 재개편 또는 이미 계열사 수장을 한 차례 지낸 류 전 대표를 선뜻 다른 조직장 산하에 배치하긴 어렵다는 것이 중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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