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이노 '리밸런싱' 승부수]현금창출력 끌어올린 SK그룹, 투자비용 완충 역할 '이상무'②정유업 수익 변동성 완화 전망, 2030년 연간 EBITDA 20조 목표
김위수 기자공개 2024-08-21 14:09:58
[편집자주]
SK그룹의 미래는 배터리 계열사 SK온에 좌우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배터리는 에너지-통신-반도체에 이어 SK가 낙점한 새로운 성장동력이다. 수년간 막대한 자원을 쏟아부었지만 글로벌 전기차 시장의 성장세가 꺾이면서 아직 기대치에 미치지 못했고 'SK온 구하기'는 어느덧 그룹 차원의 과제로 부상했다. SK가 장고 끝에 내놓은 묘수는 SK이노베이션과 SK E&S의 합병. 더벨은 배터리 전환 '딥체인지'를 완수할 통합 SK이노베이션의 현황과 외부 평가, 시너지 효과 등을 다각도로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8월 19일 15:3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2018년에만 해도 6조원이 되지 않았던 SK이노베이션의 연결 총차입금은 올 상반기 34조원으로 늘어났다. 6년 6개월 만에 차입금 규모가 466% 불어났다. 원인은 배터리 사업이다. 대규모 투자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빚 부담이 커진 결과다.아직 진행 중인 투자 건이 남아있다는 점이 문제다. 우리나라 서산 3공장과 미국 공장들의 건설이 '현재 진행형'이다. 재무건전성의 추가 악화를 막고 배터리 사업을 원활하게 추진하기 위해서는 실탄 확보가 필요하다. 현금창출력이 우수한 SK E&S가 SK이노베이션의 합병 대상으로 낙점된 배경이다.
◇현금창출력 확보해 투자 지속
SK이노베이션이 최근 공개한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회사는 2018년부터 올 상반기까지 국내외 배터리 및 소재 사업을 위한 설비투자에 총 28조3418억원을 투입했다. 총 소요자금으로 41조4335억원이 책정돼있다. 앞으로 17조원의 투자가 남아있다.
SK이노베이션의 현금창출력만으로는 남은 투자금을 감당하기 어렵다. 지난해 SK이노베이션의 연결 상각전영업이익(EBITDA)은 3조9000억원으로 나타났다. SK온이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을 통해 수령한 보조금 약 6000억원을 포함한 값이다.
이중 금융비용으로만 1조원 이상이 빠져나간다. 투자 속도조절을 한다고 해도 17조원의 추가 투자를 SK이노베이션만의 힘으로 단행하려면 재무 안정성의 큰 훼손으로 이어질 것이 명백했다.
SK E&S는 안정적인 액화천연가스(LNG) 발전 사업을 기반으로 매년 1조원을 웃도는 현금흐름을 창출하는 계열사다. SK E&S와의 합병을 통해 안정적인 투자를 이어갈 수 있을 것으로 SK이노베이션은 보고 있다.
지난해를 기준으로 보자면 SK이노베이션의 연간 EBITDA는 SK E&S와의 합병으로 5조8000억원이 된다. 1조9000억원여의 EBITDA 증대 효과가 있다. 재계 관계자는 "합병법인은 추가되는 EBITDA를 다양한 미래 투자자금으로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재무구조가 소폭 개선되는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올 상반기 기준 SK이노베이션의 부채비율은 161%로 나타났다. 이 상태에서 SK E&S와 합병한다고 가정하면 부채비율은 156.4%로 4.6%포인트(p) 하락하게 된다. 또 SK이노베이션이 자유롭게 활용 가능한 별도 기준 현금성자산은 1조5000억원 수준이 될 전망이다.
◇수익 변동성 완화, 시너지 기대
SK이노베이션과 SK E&S의 합병을 통해 수익 변동성이 완화되는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SK이노베이션의 사업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정유사업이다. 올 상반기 SK이노베이션의 정유업 계열사 SK이노베이션의 매출은 22조원에 달했다. 같은 기간 SK이노베이션이 거둔 매출(37조원) 중 60%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문제는 정유업의 현금창출력이 시장상황과 지정학적 리스크 등 외부요인에 지대한 영향을 받는다는 사실이다. 실적이 널뛰다보니 사업계획 수립에 어려움이 있었다. 지난 10년간 SK이노베이션의 EBITDA는 마이너스(-) 1조2019억~5조7105억원 사이에서 움직였다. 최대치와 최소치의 편차가 7조원에 달했다.
반면 SK E&S는 매년 수익을 내온 기업이다. 게다가 투자를 거듭함에 따라 수익이 우상향하고 있다. 2021년 이후로는 1조~2조원 수준의 연간 EBITDA를 유지하고 있다. SK E&S의 꾸준한 현금창출력이 SK이노베이션의 실적 안정성을 높여줄 것이란 기대다. SK그룹 측은 "기존의 높은 수익 변동성을 LNG·발전·도시가스 사업의 안정적 수익창출력으로 완화할 수 있을 것"이라며 "세전이익 변동 폭은 215%에서 66% 수준으로 대폭 축소된다"고 설명했다.
사업적으로도 시너지를 기대하고 있다. SK이노베이션과 SK E&S가 합병하면 한 회사에서 석유·화학, LNG, 도시가스, 전력, 재생에너지, 배터리, 에너지저장장치(ESS), 수소, 소형모듈원자로(SMR), 암모니아, 액침냉각 등 에너지 관련 모든 영역의 포트폴리오를 구축하게 된다.
자산과 역량을 모두 통합하는 만큼 경쟁력 강화를 꾀할 수 있다고 SK그룹은 자신하고 있다. 합병으로 인한 시너지 창출 효과는 연간 2조2000억원 규모로 예상된다. 이를 통해 2030년에는 합병법인의 연간 EBITDA 규모를 20조원으로 키우겠다는 목표다.
글로벌 신용평가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는 SK이노베이션과 SK E&S의 합병에 대해 "SK이노베이션의 사업규모 및 포트폴리오가 확대되고, 현금흐름 변동성이 줄어들 것"이라고석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관련기사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전체기사
-
- '메시 네트워크' 메를로랩, 코스닥 출사표
- 에어프로덕츠코리아 예비입찰 흥행 조짐, 대형 PE들 도전장
- SK스페셜티 예비입찰, '한앤코 vs MBK' 붙었다
- [현장 인 스토리]한컴라이프케어, 새 먹거리 '화재진압' 주력
- 폴라리스오피스, '산업단지의 날 기념식'서 이사장상 수상
- [i-point]감성코퍼레이션, 기업가치 제고안 "4분기 중 발표"
- [i-point]ICTK, '서울 유니콘 챌린지' 대상 수상
- 아샘운용 1년만에 수장 또 교체…김대환 대표 사임
- 알펜루트운용 최대주주 교체…김항기 전 대표 엑시트
- 더블유운용, NH증권 루키리그로 랩어카운트 '출격'
김위수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
- [지속가능경영 리뷰]SK㈜, 2030년엔 투자사 ESG 경영도 관리
- [포스코퓨처엠은 지금]'핵심' 양극재 사업 집중도 높인다, 키워드는 북미?
- [포스코퓨처엠은 지금]차입금 규모 역대 최대, 아쉬운 현금창출력
- [포스코퓨처엠은 지금]캐즘으로 고군분투, 변화하는 사업 계획
- [thebell note]LG그룹 '안정'의 가치
- [ESG 모니터 / 에코프로그룹]성장세 너무 빨랐나, 삼형제 모두 '미흡'
-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 엔비디아에 동박 공급 '눈앞'
- SK이노 합병안, 국민연금 주식매수청구권 행사 가능성은
- '큐셀 출신' 이재규 기획실장, 한화에너지 수장으로
- [이사회 분석]조현준 회장 ㈜효성 경영위원회 복귀 '중심 잡기' 집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