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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더벨 경영전략 포럼] "AI 도입 전 핵심 난제 파악이 먼저"조재한 KIET 산업혁신정책실장 "업무 대신할 뿐 일자리 대체하지 않아"

최현서 기자공개 2024-08-23 11:42:21

이 기사는 2024년 08월 22일 14:5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인공지능(AI)이 인간과의 바둑 대결에서 승리하고 챗GPT의 능력이 전세계적인 파장을 일으켰다. 전방위 산업에서 AI 적용 움직임이 그 뒤로 활발하게 이어졌다. 하지만 AI를 적용한 모든 산업군이 매출 증대나 생산 효율성 강화 같은 성과를 거둔 것은 아니다. 기류에만 휘말리지 말고 본질적인 문제를 AI로 과연 어떻게 해결해야 할지에 대한 고민이 선제적으로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조재한 산업연구원(KIET) 산업정책연구본부 산업혁신정책실장(사진)은 22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게임체인저 AI, 산업구조의 대전환'이라는 주제로 열린 '더벨 경영전략 포럼 2024'에서 '미래 산업구조의 변화 어떻게 이뤄질까'에 대해 발표했다. KIET는 산업 및 무역, 기술 등과 관련된 국내외 동향과 정보를 조사하고 연구하는 국무총리 산하 정부출연연구기관이다.

산업 전반적으로 AI를 적용하는 추세가 확산되고 있지만 현실적으로 모든 산업군이 AI를 도입해 생산성을 높이거나 매출을 증가시키는 등의 성과를 보고 있지는 않다. 'AI 거품론'이 제기되고 있는 배경이다.

조 실장은 기업이 겪고 있는 난제를 구체화하지 않고 AI를 적용하기 때문에 성과를 이루지 못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AI를 적용할 기업이 영위하고 있는 사업이 겪고 있는 핵심 문제가 무엇인지 알아야 적재적소에 AI를 잘 활용할 수 있다는 의미다.

조 실장은 "노동자의 안전이 문제가 되는 산업군에서는 이 안전 부분을 어떻게 해결할 것인지 고민해야 하고, 유통업을 하는 기업이라면 물류 관리의 어려움을 왜 겪는지 파악해야 한다"며 "이렇듯 현재 직면한 산업 난제가 뭔지 생각하고 도입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AI 성과가 미진한 상황이 지속될 경우 현대 생산성 역설(Modern Productivity Paradox)을 강화하는 요인이 된다고 봤다. 생산성 역설은 기업이 정보기술(IT)에 투자해도 산업군의 성장과 관련이 없거나 오히려 역성장을 일으킬 수 있다는 경제학 용어다. 특히 AI의 발달이 아직 초기 단계인 만큼 성과가 바로 드러나지 않는 상황에서 기업들이 AI 도입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지 않다.

조 실장은 "산업적으로 보면 금융업 등 일부 산업군에서는 10% 이상의 AI 도입률을 보이지만 제조업은 여전히 2%대에 머물러 있다"며 "현대 생산성 역설로 인해 AI를 더 적용하지 않는 악순환이 발생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다만 AI가 잘 도입되면 높은 성과를 기대할 수 있는 가능성도 시사했다. AI의 중요성에 대해 사회적 동의를 끌어냈고 일부 산업군에서 AI를 통한 성과를 거두고 있다.

조 실장은 "AI가 사회 전 분야에 쓰일 수 있는 '일반 목적 기술'로 쓰일 수 있는 가치나 특성에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니다"며 "현재 낮은 활용률은 반대로 말하자면 잠재력이 높다는 의미로 받아들일 수 있기 때문에 성공적으로 AI를 적용하면 높은 성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외에도 AI가 사람의 일자리를 다수 빼앗을 수 있다는 점에 대해서는 회의적으로 봤다. AI가 기존 업무를 대신할 수 있지만 사람의 일자리 자체를 완전히 대체할 수 있다는 전망은 '어불성설'이란 지적이다. 오히려 일자리 창출 기회가 열릴 가능성이 높다는 평가도 내놨다.

조 실장은 "과거 현금자동인출기(ATM)가 생겼을 때 은행원이 없어질 것이라 예상했지만, 은행원은 사라지지 않고 돈을 세는 일이 없어졌다"며 "AI가 대체할 업무와 인간이 기술적으로 하기 어려운 부분을 AI와 어떻게 공유하고 협력하는지가 향후 일자리를 보전하는 것의 핵심 이슈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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