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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기, '차세대 MLCC' 실리콘 캐패시터 양산 임박 첫 고객 삼성전자, 갤럭시S25 AP '엑시노스2500' 전용

김도현 기자공개 2024-08-28 08:30:25

이 기사는 2024년 08월 27일 14:3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삼성전기의 미래 성장동력 중 하나로 꼽히는 '실리콘 캐패시터'가 출격을 앞두고 있다. 기존 주력인 적층세라믹콘덴서(MLCC)를 일부 대체하고 뒷받침할 아이템으로 기대받는 부품이다.

이제 막 시장이 형성되는 단계인 만큼 초반 주도권 확보가 중요한 시점이다. MLCC와 마찬가지로 일본 무라타가 가장 강력한 경쟁자다. 실리콘 캐패시터는 반도체 공정에 활용되기 때문에 반도체 제조사와의 협업이 핵심 가치로 여겨진다. 삼성전기는 삼성전자란 강력한 우군이 있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기는 올 9월부터 실리콘 캐패시터 양산에 돌입한다. 첫 적용처는 삼성전자의 차세대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 '엑시노스2500'이다.

MLCC는 전자기기 회로에 전류가 일정하고 안정적으로 흐르도록 제어하는 부품이다. 일종의 '댐' 역할을 한다. 실리콘 캐패시터도 유사한 역할을 한다. MLCC가 세라믹을 유전체(전기적 유도 작용을 일으키는 물질)로 삼는다면 실리콘 캐패시터는 이름 그대로 실리콘 화합물이 유전체다.

실리콘 캐패시터는 소자 특성상 MLCC보다 전자 신호 속도와 정확도가 높다. 전달률이 거의 100%에 가까운 것으로 전해진다. 또한 반도체 칩은 인쇄회로기판(PCB), PCB는 다시 메인보드와 연결된다. PCB가 칩과 메인보드를 이어주는 셈이다. MLCC의 경우 PCB 또는 메인보드 주변부에 위치한다면 실리콘 캐패시터는 PCB에 붙어있는 솔더볼 사이사이에 자리한다.

이렇게 되면 칩과 더 가까운 곳에 놓여 전반적인 성능을 높일 수 있다. 실리콘 캐패시터가 차세대 MLCC로 불리는 배경이다.

연초 삼성전기는 실적 컨퍼런스콜을 통해 "실리콘 캐패시터는 빠르면 올해 말 또는 2025년에 고성능 컴퓨팅(HPC) 패키지용 기판에 양산 적용하고 라인업을 확대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당초 계획보다 상용화 시기가 앞당겨진 셈이다. 더불어 모바일 AP에 선제 도입하게 됐다.

현재 삼성전자는 내년 초 출시 예정인 '갤럭시S25'에 탑재할 엑시노스2500을 준비 중이다. 하반기 중 3나노미터(nm) 2세대 공정으로 양산한다. 앞서 엑시노스2500 채택 여부가 관심사였으나 결과적으로 갤럭시S25 시리즈에 투입되는 것으로 파악된다.

AP는 플립칩(FC)-칩스케일패키지(CSP)라는 반도체 기판과 짝을 이룬다. 삼성전기는 FC-CSP에 실리콘 캐패시터를 부착하는 식으로 삼성전자에 공급할 것으로 관측된다. 엑시노스2500 시점에 맞춰 삼성전기가 실리콘 캐패시터 제작을 서두른 것으로 풀이된다.

실리콘 캐패시터의 또 다른 특징은 실리콘 웨이퍼가 원재료라는 점이다. MLCC는 아지노모토빌드업필름(ABF) 기반이다.

실리콘 웨이퍼에 전극과 유전체를 증착한 뒤 패키징을 하면 실리콘 캐패시터가 완성된다. 이에 따라 앞단 공정은 반도체 위탁생산(파운드리) 업체와 같은 전문기업이 담당해야 한다.

삼성전자와의 협업이 유력한 것으로 전해진다. 삼성전기는 증착 등 작업이 끝난 웨이퍼를 받아 패키지 및 테스트를 거쳐 마무리할 예정이다. 이미 관련 설비 셋업을 마친 상태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MLCC와 달리 실리콘 캐패시터는 반도체 제조사와의 협력이 필수"라면서 "삼성전기도 플립칩(FC)-볼그리드어레이(BGA), 글라스 기판 등 첨단 부품을 먹거리로 낙점한 만큼 파운드리 업계와 더욱 밀접한 관계가 형성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삼성전기는 고온 및 고압 특성을 갖춘 실리콘 캐패시터를 개발해 의료, 전장 등으로 영역을 확장할 방침이다.

TSMC 경우 자체적으로 실리콘 캐패시터를 만든다. 외판보다는 고객 요구에 따라 수주 물량에 실리콘 캐패시터를 탑재하는 정도다. 최근 DB하이텍도 사업화를 선언했다. 올해 말 양산 목표다. 삼성전기 등이 잠재 고객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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