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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화 필요한' 삼성전자, '반도체 전문가' 이사진 합류하나 SK하이닉스·DB하이텍 등과 대조, TSMC 사외이사 절반 이상 '기술통'

김도현 기자공개 2024-10-28 08:12:44

이 기사는 2024년 10월 25일 08:2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삼성전자 위기의 근원지는 반도체다. 중심을 잡아주던 디바이스솔루션(DS)부문이 흔들리면서 다른 영역까지 주춤하는 모양새다. 대내외적으로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는 가운데 삼성전자는 대대적인 개혁을 예고했다.

이르면 내달 단행될 '2025년 정기인사'가 신호탄이 될 것으로 관측된다. DS부문은 물론 디바이스익스피리언스(DX)부문에도 후폭풍이 있을 전망이다. 경영진 인사를 비롯해 조직개편, 보직인사 등 규모가 적잖을 것이라는 분석이 우세하다.

업계에서는 내년 3월 정기주주총회를 앞두고 이사진에도 변화를 줘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사내이사에 포함되지 않으나 실질적인 결정권자인 이재용 회장과 정현호 부회장이 합류할 필요가 있다는 이유에서다. 책임경영의 일환으로 두 사람이 등기임원으로 참여해야 한다는 게 골자다.

삼성전자 사내이사(올 6월 말 기준)로는 한종희 DX부문장(부회장), 노태문 모바일익스피리언스(MX)사업부장(사장), 이정배 메모리사업부장(사장), 박학규 경영지원실장(사장) 등이 있다.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이재용 회장, 정현호 회장, 전영현 부회장, 한종희 부회장

더불어 사외이사에 대한 문제를 제기하기도 한다. 현재 삼성전자 사외이사진은 △김한조(전 하나금융지주 부회장) △김준성(전 삼성자산운용 최고투자책임자) △허은녕(전 한국자원경제학회 회장) △유명희(전 통상교섭본부장) △신제윤(전 금융위원장) △조혜경 등 6명으로 이뤄져 있다.

이중 반도체 전문가가 없는 점이 지적된다. 전반적인 반도체 경쟁력이 저하된 시점에서 기술적인 부분을 짚어줄 구성원이 없다.

김한조 이사회 의장을 비롯한 사외이사들을 금융, 경제, 통상, 환경 등 각 분야에서 전문가로 꼽힌다. 이중 조혜경 사외이사가 로봇공학에 저명한 인사지만 반도체와는 다소 거리가 멀다.

동종업계 사례를 살펴보면 비교가 된다. 메모리 경쟁사인 SK하이닉스는 6명 사외이사 중 반도체 전문가로 정덕균 서울대 전기정보공학부 석좌교수와 손현철 연세대 신소재공학과 교수 2명이 있다. 이들은 나란히 UC 버클리대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하는 등 전문성을 인증받았다.

국내 파운드리 2위 기업 DB하이텍 사외이사진에는 황철성 서울대 재료공학부 석좌교수가 합류한 상태다. 그는 삼성전자 출신이자 한국과학기술한림원 정회원으로 반도체 석학으로 꼽힌다.

물론 양사와 달리 삼성전자는 반도체 사업만 영위하지 않고 모바일, 가전 등 다양한 영역을 다룬다. 그럼에도 반도체 업계 1~2위를 다투고 메모리, 시스템반도체, 패키징 등 '턴키' 전략을 구사하려는 기업으로서 사외이사에 반도체 전문가가 배제됐다는 점이 지목된다.

가전 맞수인 LG전자만 해도 사외이사 중 기술통이 속해있다. 이상구 서울대 컴퓨터공학부 교수, 서승우 전 대한전자공학회 회장 등이 그렇다.

파운드리 최강자 대만 TSMC와는 차이가 더욱 명확하다. 피터 본필드 전 NXP 회장, 마이클 스플린터 전 인텔 부사장, 모세 가브리엘로프 전 자일링스 최고경영자(CEO), 라파엘 리프 전 MIT 총장 등 사외이사 7명 중 절반 이상이 반도체 업계를 거친 이들이다.

이 회장의 사법리스크가 장기화되는 부분도 현재 삼성전자 이사진 구성의 요인 중 하나로 꼽힌다. 다만 반도체 사업이 전례 없는 악재를 맞이한 상황에서 변화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꾸준히 제기된다.

최근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은 삼성전자 이사회 혁신을 언급한 바 있다. 이사회를 전문가 위주로 변경하고 독립성을 보장해야 한다는 게 핵심이다.

포럼은 "(삼성전자는) 사내이사를 축소하고 정보기술(IT), 전략, 거버넌스 리더 등 중심으로 이사회를 재구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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