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4년 08월 29일 07:5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금년에도 경영 실적 악화는 심화되고 있습니다. 조직별 필요 인력의 확정 및 재배치가 진행될 예정이오니 임직원 여러분의 적극 협조를 당부드립니다. (중략) 전 임직원께서는 하기 안내사항을 참조하신 후 첨부서류(사직서 등)를 출력하시어 작성, 제출하시기 바랍니다."최근 케이엠더블유(KMW) 소액주주 사이에서 떠돌았던 사내 인사 관련 지침 일부다. 전 직원들로부터 사표를 받고 해직 대상자의 사직서만 수리하는 방식으로 인력을 줄이겠다는 게 골자다. .
KMW는 무선주파수(RF) 사업을 주 먹거리로 삼는 통신 장비사다. 통신소부장의 '대장주'라 불렸다. 5G 열풍이었던 2020년 9월 KMW의 시가총액은 3조4000억원이 넘었다. 하지만 지금은 어떤가. 전 직원 사표 제출 소문이 돌기 전날인 지난 20일 시가총액은 4058억원이었다. 전성기 대비 10분의 1 수준까지 떨어졌다. 28일엔 7810(전일 대비 5.22% 하락)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시가총액은 3111억원까지 떨어졌다.
사실 통신소부장 기업 중 KMW만 어려움을 겪는 건 아니다. 통신소부장 기업의 숙명은 필연적으로 통신 시장의 흥망성쇠와 함께 한다. 2020년 이후 5G망 보급이 세계적으로 마무리 단계를 밟고 있기에 모두 '보릿고개'를 지나고 있다 봐도 무방하다.
KMW는 1991년부터 지금까지 '공부'로 대내외 위기를 넘겼다. R&D를 통해 신기술을 개발하고 이를 통해 새 제품을 내놔 위기 탈출의 물꼬를 트는 식이었다. 아예 김덕용 KMW 대표가 본인의 사무실 옆에 '크레이지'라고 이름을 붙인 R&D실을 만들고 직원들과 같이 머리를 싸매며 연구에 몰두했다는 일화는 유명하다.
문제는 KMW의 이러한 기본 방정식마저 무너질 위기라는 점이다. 올해 상반기 말 기준 임직원 수는 280명이다. 1999년 공시 이후 가장 적은 숫자다. R&D 인건비마저 5년 만에 반기 기준 최저 수준인 85억2100만원으로 떨어졌다.
소통 창구를 닫아버려 문제를 더 키우고 있다. KMW IR실은 연결을 시도하는 주주들에게 '통화 중'이라는 메시지만 연신 보냈다. 홈페이지에 적힌 대표번호로 전화하면 경비원이 받았다. 이전까지는 본사 직원이 받았다. 28일 현재까지 이와 관련한 아무런 공시도 없다.
최근 MZ세대들은 가장 사귀기 곤란한 연인 유형을 '회피형'으로 꼽는다. 갈등을 해결하지 않으면서도 상대방과의 연락을 피하는 성향이다. 투자자도 회피형 기업을 원하지 않는다. 대내외 위기는 발생할 수 있지만 어떻게 해결하겠다는 메시지는 보여야 한다. 다툼 뒤 회피형 연인으로부터 올 '카톡'을 기다리듯 주주들도 언제 올 지 모르는 KMW의 연락을 기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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